국밥 먹다 운다.

by 김용현

서점에 다녀오는 길에
국밥을 먹는다.

문득.
그럴 때 있다.
내가 나이 먹었구나.

저녁을 먹으러 국밥집에 왔을 때
소주 한 병 시키고
국밥과 함께 병이 비워질 때.
그리고 흔들림 없이 계산하고 나올 때.
생각이 든다.
아.. 나이 먹었구나..

어린 시절 아버지.
시장 국밥 집서
혼자 마시고 먹는 뒷모습.
밥과 술이 일상이 된 중년 남자.
쓴 술과 짠 국이 목구멍을 집어 뜯어도.
무표정하게 받아들이는 무덤덤함.

영등포 지하차도
공공근로를 마치고
나와 같은 시간에
어느 식당 벽을 벗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고 계실
또 다른 나의 모습. 아버지.

기다리이소 내 곧 올라가께.

밥먹다 처울지말자. 병신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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