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아모르파티
by
김용현
Jul 3. 2021
장시간 어둑한 하늘이 드디어 열렸다.
공터에 놀던 아이를 업은
젊은 엄마들이 초인적으로 뛴다.
안긴 아이는 소릴지르며 웃고
엄마는 가냘픈데도 용감히 달린다.
점심으로 신김치에 물을만 밥을먹었다.
아삭함을 잃은 식감에 풍기는 젖갈의
은은한 비린내가 알싸하다.
물에 부푼 밥알이 부드럽다.
밥이 포근하고 순하다.
난 밥도 먹고 햄버거도 즐겨 먹는다.
어제 먹은 맘스터치 싸이버거세트가 생각난다.
기름진 봉지에 싸인 닭튀김과 햄버거는
보기에도 폭력적이다.
씹을수록 당기는 맛의 정체가 거칠고
사납게 위장을 집어뜯는다.
대량생산과 산업화가 난폭하고 쉬운 음식을 이뤄냈다.
빠르게 공복은 밀려나고
쉽게 허전함이 밀려왔다.
점심을 먹고 빗소릴 들으며 보고서를 쓴다.
라디오에 김연자의 아모르파티가 나온다.
아모르파티는 니체가 쓴 용어다.
자신의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하라했다.
난 지금 날 사랑하는지 잘모른다.
내가 날 사랑하는하는 마음은 뭘까
질퍽한 땅을 밟고 집으로 향하는 마음일까
매일 마시는 맥주처럼 갈증을 몰아내는 힘일까
돈이되는 글을 쓰며
돈안되는 글에 관한 생각을한다.
누군가 날 생각할까.
비오는 구름 사이로 옅은 햇살이 보인다.
늙은 여우가 시집갈 태세전환이다.
조금만 더 걷히면
자전거를 타고 바다로 나아가겠다.
keyword
햄버거
신김치
10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김용현
직업
교수
서툰 글쓰기. 여전히 어려운 띄어쓰기. 그리고 사랑하는 글. 말도 안되는 공돌이. 공대 교수. 천상한량. 취하고 만판 놀기 좋아하는 놈.
팔로워
15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배달 오토바이 단상.
글자 쓰레기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