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나 팔에 쥐가 난 경험, 일생에 한 번 정도는 하게 됩니다.
평소에 운동을 잘 하지 않다가 갑자기 근육에 무리가 갈 정도로 운동을 하거나, 잘 쓰지 않던 부위의 근육을 쓰거나,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특정 부위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거나 하는 경우 생기는 증상인데요.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큰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수분에서 수십 분 정도 지속되거나 그보다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몇 번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반려동물에게도 쥐가 날까요? 수의사들도 가끔 반려동물이 통증이나 절뚝거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금새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집에서는 아프다가 병원에 오자마자 기적처럼 일어나는(?) 아이들을 보기도 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려동물도 쥐(단기간 지속되는 근육경련과 수축)는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에게 정말 쥐가 났는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는 사람보다 훨씬 알기가 어렵습니다. 동물은 사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사람은 어떤 근육에 쥐가 났을 때, 그게 일시적인 문제(쥐)인지 좀 더 심각한 상황인지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어느 정도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최근 운동량이 많았다든지, 다리를 꼬고 오래 앉아 있었다든지 하는 상황정보를 자신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쥐가 나기 전에 조금씩 근육이 굳어가는 듯한 전조증상을 느끼기도 하고, 근육경련과 함께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단지 일시적인 문제로 끝난다면 ‘쥐가 났었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죠.
하지만 동물은, 갑작스레 근육경련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동물이 다리를 절며,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정도입니다.
말이 통한다면 뭐라도 물어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수의학적으로 가능한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게 됩니다.
동물이 다리를 절며 통증이 있을 수 있는 원인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외상, 골절, 탈구, 인대 손상, 관절염, 신경 손상을 비롯한 수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심각한 경우 심장병 때문에 다리를 절게 되는 경우도 있죠.
때문에 반려동물도 쥐가 날 순 있지만, 사람과는 달리 보자마자 ‘쥐가 났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다리를 전다’는 표현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쥐가 났다’고 표현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아닐까 합니다.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에디터 김승연 <ksy616@inb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