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물병원에서 같은 검사를 여러 번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반려동물이 아픈 상태에서 이사를 하거나, CT나 MRI 등을 동원한 세밀한 진단이 필요하거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동물병원을 바꾸어 진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존에 다니던 곳에서 검사를 받은 이력이 있고 그 기록을 전달받더라도, 새로운 병원에서 진단 절차를 다시 여러 번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상술이 아니냐고 의심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재검을 진행하게 됩니다.
첫째는 병력이나 증상과 검사 결과가 서로 잘 들어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검사 결과의 신뢰성이 의심되는 경우입니다.
보호자분들도 흔히 알고 계시는 파보/디스템퍼 등 반려동물의 주요 전염병에 대한 진단키트를 포함해, 대부분의 검사는 일정한 오류 발생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질병이 있지만 검사 결과는 질병이 없다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어떤 질병이 없지만 검사 결과는 질병이 있다고 나오는 경우도 있죠.
낮은 확률이지만 이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수의사는 다른 기록이나 진찰 결과로 미루어 봤을 때 어떤 질병이 의심되는데 진단 결과는 음성을 나타내거나, 어떤 질병일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진단 결과가 양성을 나타내는 경우 다시 검사를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냥 결과가 맘에 들지 않아서 다시 하는 게 아닙니다... (영화 ‘위플래시’)
둘째는 진단 자체가 어려워서 여러 검사가 필요하거나, 질환의 진행 양상 또는 특정한 수치의 변화 양상을 지켜봐야 하는 경우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역시 단순하게 양성이냐 음성이냐로 판단할 수 있는 질환도 있지만, 드러나지 않게 진행되거나 여러 가지 검사 수치를 종합해 판단해야 하는 질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 번 검사를 하는 것이 진단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 같은 항목에 대해서도 재검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한 번에 한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다 하기도 어렵고, 여러 차례의 정밀진단은 대체로 보호자의 판단에 따라 검사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아무런 이유 없이 재검을 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주치의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듣고 판단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에디터 김승연 <ksy616@inb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