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위기를 되치기 하는 지혜

Part 3. 제국의 역습. 위기와 기회는 늘 공존한다.

by 초맹


반전은 효과를 배가시킨다!


전편 : 회사 외부 이슈는 내부 분열을 초래한다.


(주)스테이츠가 악성재고 300억을 강매했던 건 쓰레기를 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일종의 ‘그냥 300억 내놔!’와 다를 게 없다는 의미다.


이에 제니가 3,000억을 주고 이 쓰레기를 모두 사들인 것은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래서 온갖 소문과 무성한 억측으로 무능론에 휩싸이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고정출연 정마온] 회사 팔아먹은 제니를 끌어내려라!


이사회가 소집되었다. 회장의 심기가 무척 불편해 보인다. 발언권을 받은 현자는 이 사태에 대해 설명한다.

"저들이 악성재고를 빼려는 이유는, 아마도 당장 발전소 부품 공장으로 돌려 쓸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재고 빼내기 오래 걸리는 샌프란시스코 물류를 공장으로 급히 전환시키려는 것입니다. 이 가정을 해 본다면 무리해서 강매를 치는 게 말이 됩니다. 우리가 사들여 온 저 유통기한 다 된 고철과 악성자재들은 이제 제니 부사장님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구경하면 됩니다. 이제부터 후계자 제니의 실력을 검증하면 됩니다."

결국 어메리칸 제국에서 쓰레기 자재들이 무더기로 들어왔다. 이 쓰레기들을 다 어떻게 한다?

제니는 쓸만한 철과 불순한 철, 알루미늄 등을 구분하여 걸러내도록 했다.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유통기한이 다 되었어도 메이드 인 미제는 역시 미제였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절반 정도는 쓸만한 자재들이 나왔다. 샘플 성분을 채취해 보니, 당장 쓰기에도 충분했다. 자재 값이 올라 고전하는 초맹건설에 넘겨 수입대체 효과 2,000억을 만들어 냈다. 초맹건설의 재무가 빠르게 안정되고, 자재수급이 지연된 초맹꿈마을시티 현장이 활기를 띠었다.


[까메오 회색토끼] 쉴 틈이 없다. 일일히 현장을 찾아다닌다.


좋아하기 이르다. 아직 1,000억이 적자 상태다.

나머지 상하고 상태 불량인 절반의 자재는 불황에 가동률 안 나오던 초맹제철로 넘겼다. 다시 처음부터 제련을 거치도록 했다.


이미 싸구려가 된 질 낮은 고철이었지만, 새것처럼 반짝하게 재활용철로 탄생했다. 이는 수요가 많은 중원 대륙으로 선심 쓰듯 팔아버렸다. 미제와 국산의 콜라보 자재라는 말에 중원 대륙에서 여기저기 달려들어 경쟁이 붙었다. 결국 시세보다 더 주고 4,000억에 사 갔다. 여기까지 총 6,000억을 만들어냈다. 3,000억 보다 2배를 찍어버린 것이다. 뒤집기 성공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초맹제철에 악성 재고로 남아있던 애매한 금속들과, (주)스테이츠에서 사 온 고철을 합쳐 신소재 합금을 만들어 낸다. 기술비까지 얹어 비싸게 미국에 역수출 되팔기를 시전해 2,000억을 더 쳐 버렸다.


[특별출연 소위 김하진] 가방 던지기! 난 줄 안 서!


이 시기 (주)스테이츠와의 약정 효과로 초맹폰과 초맹자동차의 공급 물량이 확대되었다. 미주에서 2,000억의 추가 실적호조가 발생했다.


한편, 초맹배터리는 어메리칸 제국의 상습적인 가격 후려치기가 사라짐에 따라 2,000억이 더 생겼다. 더 이상 눈물의 바겐세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총 1조 2천 억. 고철 쓰레기를 3,000억에 사 와서, 1년 만에 이익금 1조 2천억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이런 내막을 알리 없는 어메리칸 제국의 (주)스테이츠는 자신들이 승자인 줄 알고 계속해서 호의를 베풀어 준 건 덤이었다.


"꽁돈을 주면 앞으로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마다 그들은 돈을 달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상대가 힘이 세다고 계속 받아주면 결국 설자리를 잃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등하게 딜을 하고 해결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들이 앞으로 쉽게 입 벌리지 못하도록 뒤집어 버리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주)초맹의 저력입니다."


[계속출연 정마온] 봤지? 봤지? 내 딸이야! 내 딸이라구!!


직원들의 동요가 사라졌다. 1년 간의 무성한 소문이 삽시간에 잠재워졌다. 노조는 바빠서 일하느라 시위할 정신조차 없었다. 땡깡부려 뜯어내는 보너스 말고, 호실적으로 제대로 보너스를 땡겨받기 위해 밤낮을 갈아 넣으며 일해야 했다.


이사회의 태도가 돌변했다. 역시 철녀 제니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신임 의견을 던졌다. 위기에서도 멀리 내다보고 과감히 승부수를 던지는 게 하이라이트였다며..


회장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내 딸이라 그러는 게 아니야! 다들 봤겠지만 진정한 경영자는 대범함과 실적으로 말하는 거라네. 후후."


지나가는 제니. 몇몇 직원들이 인사를 건넨다.

"부사장님. 죄송했어요. 저희는 그런 줄도 모르고 오해를.. 말씀이라도 해 주시지.. 헤헤"

“오해할 만했죠. 괜찮습니다. 불편한 상황 정도는 얼마든지 견딜 수 있습니다. 그게 제 역할이에요. 그럼."


제니는 특유의 무표정으로 시크하게 말하며 그 자리를 지나친다. 직원들은 뭔가 괜스레 무안해지는 듯하다.

'아 억울함이 하늘을 찌르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지금 이 쿨내 진동! 딱 좋아. 잘했어. 제니!'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흠.. 고전무에서 제니로 라인 갈아타야 되나??


이 상황이 가장 불편한 건 고전무였다.

'말이 안 돼.. 쓰레기를 3천억 주고 사 와서 무려 1조를 넘겨 튕겨? 제니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미 계산에 있었단 건가? 내가 안 된다고 막을 때, 그럼! 그때 제니는? 그 이상 튕길 자신이 있었단 거야? 지가 뭘 믿고..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잖아..'


생각할수록 그의 머릿속은 복잡해져만 간다. 그가 미리 정해둔 오피스의 미래가 바뀌는 느낌이다.

'제니는 아직 올라오면 안 돼. 대표 자리는 내가 해야지. 그다음 제니가 하든 누가 하든, 이게 순서잖아.'


고전무는 혈압이 오른다. 생각이 분노로 뒤바뀐다. 마침내 뚜껑이 열린 나머지 책상을 꽝 내리친다.

"아악! 제니! 제니!! 제니!!! 저 걸림돌 같은 년. 저걸 어떻게 찢어버리지.."


저 대머리 나쁜 새끼. 고전무가 젤 나쁜 놈이래.


반면 250억을 공짜로 퍼주며 회사 살려보려던 고전무의 스토리는 직원들에게 비웃음거리로 회자되었다.

"고전무가 그때 300억 달라는 거 250억에 제발 깎아달라고, 술 시중에 무릎 꿇고 빌었대매? 파하하!"

"아니. 그 대머리는 쌩돈 달라는데 왜 안 된다고도 못해? 한두푼도 아니고. 지 돈 아니라구?"


한편 현자와 마주친 제니. 이들의 표정이 밝다.

"현실장님 전략이 들어맞았네요. 거기다 운도 잘 따라주었구요. 사실 얼마나 마음 졸였나 몰라요."

"저는 고작 해봐야 3천억 정도 남길 거라 봤습니다. 무려 1조나 더 넘긴 건 전적으로 부사장님 작품입니다."


그랬다. 처음에 제니는 (주)스테이츠에 300억을 주는 대가로 배터리 사업을 좀 손해보는 대신, 자동차를 더 밀어 넣고자 했다. 그럼 본전치기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때 현자는 제니의 의견에 반대했었다.

"이 300억을 다른 수익으로 메꿔도 우리는 본전이겠죠. 그러나 직원들의 눈에는 300억 삥뜯긴 무능한 오너 후계자로 밖에 비춰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는 (주)스테이츠가 지금 무리해서까지 강매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차라리 전량 다 매입해 버리면 어떻겠습니까? (주)스테이츠가 우리와 함께 갈 막강한 파트너임에는 분명합니다. 그 얘기는 딜의 규모가 커진다는 뜻입니다."

"저게 말이 자재지. 사실상 쓰레기 고철 사서 직접 폐기 처분까지 달라는 거잖아요? 그것도 우리 돈 주고. 다 매입하면 당장 자금흐름이 차질을 빚어요. 폐기물 처리비가 또 들거구요."


"저게 왜 쓰레기입니까? 지금 초맹제철 가동률이 반도 안 나옵니다. 만약 받은 자재가 모두 불량하다면, 전량 제철로 보내 새로 제련하고 3국에다 싸게 되팔아도 3,000억은 될 겁니다. 그럼 이미 본전입니다. 굴복해서 돈 퍼주기 했다는 오명은 벗을 수 있죠. 많이 남기지는 못해도 죽어가는 제철을 다시 가동시켰으니 충분히 기여가 됩니다. 그 대가로 다른 사업들을 딜해달라 하면 (주)스테이츠도 해줄 것이니, 족히 1,000억은 추가 이익입니다."

"지금 전략 멋진데요? 근데.. 1,000억이라.. 뭔가 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그건 제가 해 보죠."


결국 이들은 어메리칸 제국에서 쓰레기를 강매받아 3천 억을 내주고, 다시 1조 2천억으로 만들어 버렸다.


우린 떡볶이나 먹으러 가요. 매콤한 게 땡기네.


"열일 좀 하고 나니까 매콤한 떡볶이 땡기는데, 생각 있으시면 같이 가실래요?"

"으음. 그때 부사장님 스테이츠에 어떻게 딜 했더라? 떡볶이 물량 늘려주시고, 어묵까지 정가 보장해 주시는 조건이면 같이 가겠습니다. 물론 계산도 다 하시구요! 이런 식이었던가요? 하하"

"뭐예요? 아 진짜! 따라 하지 마세요! 치. 가고싶음 따라오고 싫음 마세요!"


제니는 장난치는 현자의 어깨를 퍽 때리고 돌아선다. 현자는 얻어맞은 어깨를 감싸 쥐고 황급히 따라간다.

아마도 저들은 회사 뒤편에 있는 떡볶이 집에 가는 게 분명하다. 거기 매콤 달달한게 참 맛있는데..


올해의 우수사원 초대리! "근데 저 이거 왜 받는 거에요?"


올해의 우수사원상은 뜻밖에 이 일과 상관없는 초대리에게 돌아갔다. 1조 실적의 숨은 조연이래나? 음.. 뭐지? 이거 이렇게 막 받아도 되는 건가?


아무리 강자가 숨통을 조여와도, 모든 불리함을 딛더라도, 역습은 언제나 가능하다.


조급함을 뒤로하고 근본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짚어보면 답이 나온다.


오피스 게임은 할 줄 아는 것들을 모아서 합치다 보면, 새로운 어빌리티가 탑재된다.


P.S. 매콤한 거 땡긴다. 떡볶이 먹으러 같이 갈 사람?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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