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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맹 Jun 20. 2024

회사의 인성 파탄자들 하드캐리 하기!

오피스 빌런 Part 4 : 오피스 게임의 폭식자들


빌런은 빌런으로 격파한다!


오피스 게임에 빌런이 있음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잘 모르는 것이 있다. 이 게임에서 빌런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빌런만 절반 가까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처음에 많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빌런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즉, 오피스 게임에서 빌런을 거르기 위해서는 우리가 마주하는 자들 중 최소 절반은 걸러야 한다는 의미다. 빌런을 제외하면 누가 남는가? 나머지 절반은 NPC 같은 자들, 적당히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자들, 친해져야 하는 자들로 구성된다.


빌런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막강한 공룡 같은 빌런들이 늘 문제다. 이들은 강력하다. 혼자 이겨내기 어렵다. 잘못 상대하다가 크리티컬 히트가 작렬한다. 직접 상대해서 한번쯤 이긴다고 해도 그 후폭풍과 피해가 매우 막심하다.


맵에 빌런이 너무 많다. 방향 키는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폭식 빌런은 빌런으로 상대하도록 판을 짜야한다. 생각해 보자. 빌런이라고 서로 같은 편이 아니다. 그렇다면 빌런들끼리도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 이들의 상성관계를 이용해 상대할 수 있다.


탐관오리 : 아부와 의전에 최적화, 아래로 갑질, 진급력 탁월

탐관오리. 딱 봐도 어떤 스타일인지 보이지? 액션이의 상위호환이다. 보통 과장 이상들이다. 액션이가 빌런으로 잘 성장해 레벨이 높아지면 탐관오리가 된다. 진급과 야욕에 눈이 돌아가는 이들이다.


주요 특징으로는 진급력이 탁월하다. 상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최적화되어 있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편하다. 알아서 떠다 바치기 때문이다. 단지 업무력이 좀 낮을 뿐이다. 그러나 문제되지 않는다. 이 낮은 업무력에도 탐관오리들은 상사의 대리인을 자처해 아래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충분히 만회한다. 주로 파는 게 팀장이다. 팀장 주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애쓴다. 독문 스킬은 실적 가로채기다.


팀장님이 이거 너더러 하래!


"팀장님이 시켰어! 너한테 하래. 다 되면 나 줘!"를 심심치 않게 시전 한다. 해주고 가로채기 당하기 쉽상이다. 이미 당해봤을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해 주되, 패싱하고 팀장에게 적접 보내라. 분명히 와서 뭐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몰랐다고 하면 된다. 아님 팀장에게 물어봐라. 바로 자료 줄 지, 탐관오리에게 줄 지. 팀장이 상황을 알아채기도 한다.


그 다음부터는 메일로 보내되, 참조에 팀장님과 관련 있어 보이는 다른 사람 두 세명 넣어서 보내라. 괜찮다. 팀장은 누가 해오든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 탐관오리가 한 것으로 둔갑되지만 않으면 된다. 이렇게 몇몇에게 "내가 한 거다!"라는 진실을 남겨놓음으로 일방적인 스틸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이들의 몰아붙이기 방식이다.

"자료 왜 이렇게 복잡해? 어펜딕스 이거 몬데?"

"아.. 네. 팀장님께서 이 부분까지 잘 모르시는 거 같아서 참고용으로 더 붙인 거에요."

"그게 말이 돼? 그거 다 아니까 팀장님이 되신 거야! 팀장님이 모르실 거 같아?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요고 봐라? 모를 수도 있지. 그럼 팀장님은 다 알면서, 왜 맨날 물어보는 건데? 탐관오리는 혼내는 것조차도 아부를 포함시키는 화법을 구사한다. 그것도 팀장 있는데서.. 팀장은 상황을 다 듣고 있지만 굳이 모른 척한다.


탐관오리의 상성은 옮고그름을 따지며 나대는 젊꼰이다.


레벨이 꽤 있는데다, 팀장 주변을 서성이는 탓에 저렙에서는 이들을 상대하기 버겁다. 여기서 이들과 상성관계에 있는 빌런은 바로 옳거니다. 젊꼰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옳고 그름의 잣대로 세상을 본다. 자기가 다 옳다고 생각한다. 성격이 급하다. 그렇다. 옳거니를 활용하자. 탐관오리가 일을 시키거든 옳거니에게 한번 봐달라고 컨펌을 받아라.


남 가르치기 좋아하는 옳거니는 이것저것 지적질을 할 것이다. 그대로 수정해라. 탐관오리에게 가져다 바쳐라. 분명 탐관오리는 여러 지적을 할 것이다. 이제 가스통을 건네줬다. 불만 붙이면 된다.


"아 네. 여기 이 부분은 좀 애매해서, 옳거니 대리님이 알려주신대로 했거든요."

붙였다. 끝났다. 빠지자. 옳거니 vs 탐관오리. 둘이 치고받고 싸울 것이다. 한 명은 내가 옳다! 한 명은 팀장님께 물어볼까? 한바탕 소동이 일 것이다. 옳거니는 자신의 옳음이 틀렸다는 지적을 견디지 못하고 따진다. 탐관오리는 자신의 대리인 권위에 대항하는 것이 못 마땅해 누르려한다.


이제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 산책 한 바퀴 돌고 오면 상황은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몇 번 반복하면 둘 중 하나 아님 둘 다 나가떨어지게 된다.


자아도취객 : 높은 공격력, 개기는 거 못 견딤, 답정너

자아도취자는 본질을 잘 봐야 한다. 젊꼰이나 파이터들과 혼동하기 쉽다. 그래서 잘못된 공략법을 꺼냈다가 박살 나기 쉽다. 이들의 차이는 대화를 잘 들어봐야 한다. 젊꼰이들은 내가 맞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아도취객은 그냥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다.


자기애가 매우 높다. 필살기는 취권. 아무 때나 술 취한 것처럼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다. 갑자기 화내며 상대를 까내리는데 특화되어 있다. 내용이 뭔지는 이해할 필요 없다. 모든 메시지는 그냥 '내가 최고!', '내 말에 반대하지 마!' 이거다. 패션 테러리스트가 많다. 근데 자기는 그게 최상으로 한껏 꾸민 거다.


맘에 안 들어! 똑바로들 하란 말야!


"이건 김대리님이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잖아요! 그냥 좀 하세요. 아. 거 참 말 많으시네.."

"저 집중하는 거 안 보여요? 메신저로 말하라구요!"

"아! 그런 거 다 필요 없고요. 그냥 이거 해 주세요."


이들의 가치관과 사고는 모두 자기중심적이라는데 있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 자기애가 너무 충만한 나머지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자기 편의에 따라 말도 자주 바뀐다. 무엇보다 그것을 당당하게 한다. 무례하기 짝이 없다는 표현은 이들에게 딱 맞아떨어진다.


지구는 내가 돌리면 자전이라고 하는 것이다. 모든 플래닛은 나를 중심으로 공전한다. 그렇다. 그냥 유니버스 그 자체다.


상사를 대놓고 건너뛰는 후임. 담당자 아닌 사람에게 업무 요청하는 선임. 보통 이들이 후임일 때는 개념이 없다고 많이 혼나는 케이스다. 그러나 선임이 되면 자신은 배려받아야 한다. 모두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발생한다. 이들은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사과하지 않는다. 그저 당연하게 여길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 자아도취객을 상사로 두고 있다? 매일 계속되는 이랬다 저랬다와 당연한 갑질, 선 넘는 꾸러기 짓에 퇴사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업무력은 애매하다. 진급력도 떨어진다. 표정 관리를 못한다. 말짜르기 기가 막힌다. 이들은 그냥 답이 없다. 아.. 아니다. 그래도 답은 하나 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빌런으로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근데 위치상 이들에게 대항하기 어렵다고? 맞다. 어렵다. 말 자체가 안 통하니까.. 대항하거나 그럴 필요 없다. 빌런 간의 상성관계를 이용하면 된다.


쟤는 지가 아주 제일 잘난 줄 알지? 재수없어!


여기서는 뒷담이를 활용하면 좋다. 어떤 핑계를 대서든 그 업무와 연관된 뒷담이를 끌어들이자. 분명 앞에서는 뒷담이가 이들의 취권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뒷담이가 누구인가? 저들의 빌런 짓을 짬뽕 곱빼기로 만들어 버린다. 주문 안 한 군만두는 서비스. 앞에서는 뒷담이가 당하는 걸 구경하면 된다. 뒤에서는 자아도취객의 빌런지수가 과대포장되는 걸 구경하면 된다. 팝콘 하나 뜯어 먹으면서.


만약 끌어들일 뒷담이가 없다면, 광대를 불러라. 온 천하에 빌런임을 선포해 준다. 그렇게 심취했던 자아도취 유니버스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며 빠르게 몰락해 갈 것이다.


저 빌런들 저거 지들끼리 싸우고 있네?


공격력 높은 빌런들을 계속 마주하는 상황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계속되는 스트레스에 때로는 한번 들이받기도 한다. 절대 그럴 필요 없다. 빌런의 유형들을 잘 살펴보고 관계도를 먼저 파악하자.


그러면 보일 것이다. 그들의 상성 관계가.. 우리가 할 일은 적시에 빌런들끼리 맞붙게 하는 것이다. 강한 빌런은 빌런으로 격파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 그것이 내가 다치지 않는 길이다.


명심하자! 꼭 내 손이 아니어도 된다. 저들이 자멸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피의 레드 카펫만 잘 깔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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