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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맹 Nov 25. 2024

국민을 든든하게 노후를 튼튼하게 국민연금

못 받아. 믿지 마. 포기해.


지상 최대 대오피서 사기극


"국민을 든든하게 노후를 튼튼하게! 국민연금~!"


"불안한 노후. 뭐 먹고살지?" 누가 옆에서 튀어나온다. "걱정 마세요! 국민연금이 국민을 든든하게 합니다!"


"자녀들 키우느라 노후 준비가 안 돼서 막막해요." 누가 또 옆에서 텨 나온다. "걱정 마세요! 국민연금이 노후를 튼튼하게 합니다!"


 불안한 노후? 걱정마세요! 국민연금 있잖아요!


공중파에도 빵빵 때려대는 국민연금 CF.

우아! 이런 좋은 제도가 있었다니!

연봉의 개념이 헷갈릴 때가 있다. 분명 연봉이 5,000만 원인데 손에 쥐고 나니 4,000만 원도 안 된다. 세금이 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4대 보험인데 그중 최고는 바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전 국민의 노후를 공적연금 보험의 형태로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장제도다. 말이 어렵다. 쉽게 보면 국가가 오피스 게임에 막 입문한 초맹에게 말하는 것이다.

"야 초맹. 넌 딱 봤을 때 우리 조선에서 니 스스로 노후를 책임질 깜냥이 안 돼. 그러니까 닥치고 국민연금 가입해!" 이러고 강제 가입시킨다. 야 조선아! 내가 노후보장이 될지 안될지 벌써부터 니가 어뜨케 아러? 일단 루져 취급하고 시작하는 건가? 생각해보니 킹받네..


오피서들에게 국민연금이란 세전 연봉과 세후 연봉의 차이를 벌리는 원흉이다. 이건 회사에도 뭐라 못한다. 회사도 50% 뜯긴다. 급여명세서에 커다랗게 떼가는 이 금액을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이거 아까운데..' '저 돈만 매달 있다면 할 수 있는 게 많을 텐데..'


심지어는 연봉이 올랐는데도 실수령액이 줄어든다. 4대 보험료가 오르기도 하고, 국민연금도 납부액을 올리기 때문이다.


연금도 빵꾸나고 있다는데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헷갈린다. 정말 TV 속 모습처럼 해맑고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아깝지 않은 돈일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을 받는 분들은 소리 높여 국민연금은 좋은 것이여를 외친다.


'청년들 아직 니들이 어려서 뭘 모르는구나!'

그분들은 자신의 경험에만 입각해서 말하는 것이다. 그럴만하지. 적은 기간, 적은 금액, 심지어는 일시로 쌈짓돈을 뭉탱이로 납부하고도 커다란 혜택을 보니까.


불안한 자영업? 걱정마세요! 국민연금 있잖아요!


국민연금 같은 노후 공적연금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하고 있다. 근데 재미있는 건 조선 국민연금은 가장 최단기간에 전 국민 강제화를 했다는 것이다. 소득이 없어도 가입시킨다. 오피서의 경우 오피서와 회사가 반반씩 낸다. 자영업자는 더하다. 혼자 몰빵으로 내야 한다.


국민연금에 설계된 혜택은 사실 시중 연금보험들과 비교해서도 훨씬 우월하다. 매우 좋은 제도다. 그러나 이 설계의 기본 가정은 세대별 오피서의 숫자가 같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다. 나가는 만큼 들어오게 한다. 그리고 전 국민을 강제 가입시켜 엄청난 규모를 일궜으니 그 돈으로 수익 사업과 투자를 해서 물가의 에스컬레이션을 따라잡고 수익도 낸다.


여기서 2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생겼다.

첫째. 수명이 크게 늘어나 버렸다. 나갈 돈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둘째. 오피서들이 줄어들고 있다. 돈 낼 구멍이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연금개혁에 대한 얘기는 계속 나오고 있다. 말이 좋아 개혁? 개혁은 좋은 거 하는 게 개혁이다. 꼬라박는걸 아무도 개혁이라 말하지 않는다. 이건 그냥 폭탄 돌리기 연금 구조조정이다. 더 내라. 늦게 받아라. 적게 받아라. 결국 할 수 있는 건 이 3가지 레시피를 어느 정도의 비율 뒤섞는가이다.


흐음.. 국민연금 최적 레시피는 무엇인가?


혹자는 연금 기금 운용을 잘 못해서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는 연금공단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연금공단이 투자 실패를 할 정도면 시중 증권사, 은행은 그전에 문 닫는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공공기관 특유의 안정성을 지향한다. 금융기관이라 하기에 성격이 공적연금이다. 민영기관이 아닌 이상 몰빵 투자를 할 수 없다. 실적 좀 날려먹으면 감사다 뭐다 여파가 크다. 그래서 투자를 과감하게 하지 못한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중이 높다. 그렇기에 국내 대기업이 많다. 안정적이고 좀이라도 더 벌기 때문이다. 진짜 숨겨진 함정은 여기 있다. 대기업들의 지분 상당수를 국민연금공단이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을 주주로 내세워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는 정계가 재계를 압박하는 수단, 국가가 기업을 지배하는 수단 중 하나가 국민연금이 되어버렸음을 의미한다. 이거 해 보니까 아주 개꿀이다.


유리지갑에 비쳐 눈 뜨고 국민연금 떼여가는 오피서들. 희망을 가져야 할까? 연금은 내가 납부한 돈을 나중에 돌려받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잘 보면 애초에 연금을 유지하는 사상은 바로 다단계다. 내 돈 모아 윗세대들에게 퍼 주고, 아랫세대의 돈을 가져와 나에게 주는 이른바 다단계 구조이다. 즉, 말이 좋아 연금이지 이건 부양세라는 것이다. 근데 수명 증가, 인구 절벽으로 수입 지출 구조가 틀어져 버리니 고갈이 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과 미래 세대를 위해 연금 고통을 분담합시다!


연금개혁. 대책 없이 가만있는 것도 웃긴 거다. 근데 연금개혁 하자는 자들이 뭐라고 메시지를 던지는가?

"미래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습니다! 지금 고통을 분담합시다! 조금 더 내고 덜 받는 게 가장 현실적입니다!"


결국 이런 방법은 산소호흡기 좀 더 달고 수명 연장 얼마나 더 시키느냐의 문제다. 10~20년 지나서 또 더 내라. 늦게 받아라. 적게 받아라. 똑같은 소리 매번 되풀이할 수밖에 없단 말이다. 매우 무책임한 소리 되겠다.


여기서 가만 생각해 보자.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

앞서 설명했던 다단계식 사상을 보면, 젊은 세대 1명이 노인 2~3명씩 부양하는 구조가 된다고 한다. 결국 세대 간 다단계라는 거 인정한 거잖아. 부양세 맞잖아. 내가 내고 내 꺼 받는 게 아니잖아. 초기 가입자들은 덜 내고 더 받고 있잖아. 근데 왜 아무도 지금 받는 사람에 대한 얘기는 안 하는 것일까? 정말 우리 아이들과 미래 세대를 생각한다면, 지금 받는 사람도 좀 깎아서 지급하면 되잖아? 이미 받고 있는 거 까려니 지금 기득권 층도 연금 다 깎이고 표도 의식되니 못하는 거겠지..


자. 클리어 방법이다. 이대로 하면 된다.

세대 간에 부양해 가는 게 국민연금이고 애 안 낳는 게 문제면, 자녀 수에 맞춰 연금을 운영하면 된다. 내 자식이 날 부양하는 개념이 되는 것이다. 자녀가 둘이라면 둘 만큼 연금을 덜 걷고 주는 건 곱빼기로 더 준다. 자녀가 없다면 연금을 더 걷고 덜 준다. 그럼 애 낳지 않을까? 다자녀라면 양육비로 젊어 고생하지만 늙어 몇 배로 보상받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즉, 자녀 많은 자는 나중에 부양 잘 받아라. 자녀 없는 자는 돈만 더 내고 부양받지 마라. 하는 메시지가 된다. 뭐? 애 낳는 건 자유에 맡겨야 된다고? 애 안 낳는다고 돈 더 걷어서야 되겠냐고? 강제로 책임도 못질 연금 가입시켜 대고 다른 건 징벌적 세금을 그렇게들 때려가면서, 그거 하나 못할 이유가 있나? 애 안 낳으면 나라 망한 대매? 언제부터 조선이 그렇게 자유로웠던가? 그럼 기왕 강제로 한 거 징벌적 연금으로 운영하면 되잖아!


초맹은행 연금 가입하세여! 이거 대따 조아여!


연금이든 세금이든 공적자금의 본 취지는 무엇인가?

"우리가 조선에서 살아가는데 이런 게 필요해. 그래서 가진 돈 좀씩 모아서 시설도 만들고 그러자."

사회 유지를 위한 합의적 취지 아니겠는가? 근데 어느 순간 걷어들이는 연금이며 세금을 보라. 징벌적 과세라고 하지 않는가? 집 가지면 야 돈 내! 차 가지면 야 돈 내! 돈 더 벌면 야 더 내! 물려받으면 다 몰수!


무슨 명목으로 왜 내는지 모르는 돈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럼 애 안 낳아서 나라 망하게 생겼는데, 징벌적 과세를 왜 못 때리나? 연금고갈과 인구문제까지 일타쌍피 클리어도 가능할 것 같은데? 사람들이 애 많이 낳으면 또 다른 목소리들이 나올 테니 양육이고 다른 혜택도 나아질 것이다. 이것들은 꼭 불이 나야 끄러 가니까..


그래서 차세대 오피서들의 인구가 늘어나 연금 수급이 안정되면? 기금운용 수익도 훅 늘어나게 된다. 그 담에는 선심 써서 대체소득 높이고 지급액 더 주면 되잖아. 그게 튼튼한 노후지. 그치?


어때? 못하겠지? 이 정도 하려면 파장도 엄청날 테니 못할 거다. 기득권 가진 이들은 늘 쉬운 길을 택하니까.


그럼 우리는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결국 국민연금은 무책임하게 끝난다는 얘기다. 더 무책임한 제도인 건, 법에 연금 주는 걸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즉, 고갈 나고 안 줘도 국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국가는 연금 고갈 나면 세금으로 메꾸겠다고 할 거다. 소득세를 높이든 다른 징벌적 과세를 만들어 오피서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할게 뻔하다.


국민연금 CF는 꼭 이렇게 끝이 나지. 근데 뒤에 표정들 왜 그래?


국민연금. 국가가 책임지는 튼튼한 연금이란 다 개소리다. 애초에 광고 많이 한단 거 자체는, 그게 아니니까 선동하려는 거다. 원래 돈 가지고 사기 치는 수법은 다 같다. 처음에는 수익률 보장해 줘서 믿게 해 준다. 그다음에 더 크게 한탕하는 것이다.


그냥 각자도생이다. 국민연금 걷지 말고 할 사람만 하라 그래라. 강제로 할 거면 제대로 하던가? 그 원금만 굴려도 노후 대비 다 한다. 공무원 연금은 이미 아작 났다. 공무원들은 실망하고 탈출한다. 군인연금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다가 수술대에 오르게 생겼다. 국민연금은 밑 빠진 거 숨겨가며 돌려 막다 곧 파산한다. 군인연금 건들면 임오군란이 일어날 것이고, 국민연금 아작 내면 아마 오피서의 난이 될 것이다.


하여 오피서들아. 국민연금은 그냥 나라에 삥 뜯기는 세금이라 생각하고 더는 희망회로 돌리지 않기 바란다.


회사 약속, 나라님 약속은 약속이 아니다.

연금은 튼튼하지 않고 노후는 든든하지 않다.

회사는 정년을 보장하지 않는다.

나라는 노후를 보장하지 않는다.


믿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재테크하자.

너를 튼튼하게 챙겨주는 자는 엄마 말고 아무도 없다.


P.S. 노후를 튼튼히 보장받고 싶다구? 초맹한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이거 무쟈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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