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 Mar 05. 2023

그대로

유난히도 서로를 끌어안으며 입 맞췄다

갈구하듯 탐하는 그 입술이

이마와 목, 가슴을 타고 흘러내렸다

굵은 선이 선명해지던 팔이 온몸을 휘감았고

넓은 품이 좁아지며 나를 가둘 때

숨이 막혀도 그대로 잠기고 싶었다


두 손에 갇힌 내 두 손은

마치 인형처럼 그대로 멈춰있었다

어찌나 포근하고 아슬하던지

그저 가만히 붉은 두 손을 바라보며

내 손을 부러워했다

부드럽고 단단한 몸을 눈으로

어루만졌고 그대로 입 맞췄다


그토록 듣고 싶었던 이름이

간절한 입술에서 터져 나왔다

그 이름은 나의 깊숙한 곳에 박혔다

이름이 흘러나올 때마다

놓치고 싶지 않아 부여잡았고

더 깊은 곳에 가두었다

어느 때보다 아득하고 나른해진

그 품에 나를 맡기고

그대로 잠들고 싶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