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

by 나무

흑점


갈라진 입술 자국이 선명하다. 줄 서있는 차들이 보인다. 서서히 떠나는 것들과 머물러 있는 것들 사이 찬바람이 들어온다. 먼지가 켜켜이 쌓이고 있는 목구멍에서 묵힌 소리가 들린다.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 불가마에서 터져 나오는 하얀 수증기. 온도차에 소용돌이치는 저 수증기. 그 옆 건물에 숨어있는 빛은 언제 얼굴을 보여주려나. 정오를 넘긴 시간. 마주 볼 때마다 입을 맞추던 연인. 도통 움직임이 없는 멀끔한 남자. 그들의 등을 데우는 빛. 나의 무릎을 데우기도 했다. 재가 흩날려 얼굴을 치고 날아간다. 뜨거울까 놀라 피해도 나에게로 묻었다. 걸음을 땔 때마다 뾰족한 푸른 것이 발에 꽂히는 느낌이 들어 성급히 문을 닫았다. 다시 마주한 이 소란스러운 공간. 빛이 점점 기울어 이 공간을 데운다. 검은 망을 사이로 그것을 보다 내 눈엔 검은 반점 네 개가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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