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사가 들려주는 맨발 걷기의 모든 것(4)
발마사지를 받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발에 적절한 압력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굳어진 발근육을 풀어주는 것은 온몸을 떠받치느라 잔뜩 긴장한 발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해소하고, 온몸의 세포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입니다.
발에 적절한 자극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는 것은 과학적인 사실입니다. 그러나 발마사지는 발에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중국, 인도, 이집트, 아메리카 대륙과 같이 서로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다양한 고대 문명들이 하나같이 발이 인체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300년 전부터 고대인들이 발에 몸의 장기와 연결되는 특별한 지점들이 있다고 믿게 된 것은 현대의학이 발을 이해하는 것과는 또 다른 시각을 열어줍니다.
발과 인체의 각 장기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을 반사요법이라고 합니다. 반사요법은 발뿐 아니라 손이나 귀에도 반사지점들이 있어 특정한 장기들이 손, 발, 귀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보완대체의학의 한 분야입니다. 영국은 발 반사요법을 보완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보고 질병에 효과가 있는 분야를 선정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실제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지에서는 매년 족부 반사요법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6% 정도 됩니다. 발 반사요법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하거나 관절염이 호전되었다는 보고뿐 아니라 진행된 암 환자들의 통증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낮추어 삶의 질을 개선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런 반사요법의 기전들은 아직 과학적으로 모두 검증된 것은 아니고 언제쯤 다 밝힐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공짜로 지구로부터 발마사지를 받는다는 느낌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평온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내가 지구를 밟는 것이 아니라 중력과 지구가 나를 부드럽게 마시지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은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모든 혜택을 평화롭게 누리는 일이죠.
어떤 사회가 가장 바람직한 사회일까요?
스위스는 대중교통과 시설물들을 만들 때 장애인들에게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둡니다. 그들을 위한 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추는데 많은 비용을 당연한 듯이 씁니다. 버스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장애인을 위한 자리이고 그들을 위해 버스의 난간을 바닥과 밀착하는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것은 가장 약한 사람을 얼마나 배려하는가 하는 것이 바로 그 사회의 품격이라는 의미입니다. 스위스는 금융강국이고 정밀산업이 발달한 나라이지만 진정한 국가경쟁력은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차별 없는 시선과 사회적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처님이 살던 시대는 여자라면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던 시대입니다. 지금도 인도는 계층별로 사람을 나누어 차별하는 전통이 뿌리 깊은데 2천5백 년 전에는 오죽했겠습니까? 그러나 부처님은 여자도 똑같이 수행자로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주변의 거센 반대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이 보기에 여자도 남자와 전혀 차별이 없는 소중한 존재였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살던 시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숫자를 셀 때 여자와 아이는 셈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예수님도 고아와 과부를 특별히 더 소중히 여기셨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그 문화에서 가장 소외받고 가장 비천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똑같이 소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성인의 시선이며 신의 성품이 아닐까요?
발을 가장 비천하고 못난이처럼 취급해 오던 문화에서 발을 소중하게 여기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소외받던 발을 소중하게 여기고 발의 건강을 가장 귀하게 취급하면 우리 온몸이 더욱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예수님과 부처님이 여자와 어린아이들을 소중하게 대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그동안 소외되었던 발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우리의 몸도, 우리의 사회도 더욱 평화롭고 바람직한 사회가 되지는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