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사가 알려주는 맨발걷기의 모든 것(10)
맨발걷기의 효과, 여섯 번째
노인들의 활기찬 삶을 무참히 파괴하는 고약한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골다공증이죠!
뼈는 무척이나 딱딱한 물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약간의 탄력성이 있습니다. 뼈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낡은 부분을 제거하고 새로운 뼈를 만드는 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납니다. 조골세포가 뼈를 새롭게 만들고 파골세포가 낡은 뼈를 제거하는 과정을 리모델링이라고 합니다. 언뜻 보면 별 변화가 없어보이지만 우리 뼈는 매일 조금씩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면 리모델링 과정에서 새롭게 단장하는 것은 잘 안되고 낡은 부분을 제거하는 것만 계속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뼈 속에 구멍이 숭숭 뚫려 빈틈이 생기는 것이죠. 이런 상태를 골다공증이라고 합니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통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무척 많은데 사실 골다공증은 통증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하얗게 보여야 할 뼈가 검게 보이면서 뼈의 밀도가 낮아진 것이 보입니다. 환자분들은 저렇게 뼈가 약한데 통증이 있을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약해진 것 뿐이지 통증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소리소문 없이 찾아오는 골다공증의 특징 때문에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노인들의 삶에 몰래 침입하여 한 순간에 파괴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골다공증이 있는 분들이 통증이 생기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골!절!이 생길 때죠.
골다공증으로 가장 골절이 잘 생기는 부위가 고관절과 척추입니다. 노인들이 자다가 깨서 화장실을 가다가 문지방에걸려넘어지면서 고관절 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고관절 골절이 생기기도 합니다. 물론, 계단에서 넘어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노인들에게 고관절 골절이 생기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합니다. 요즘 수술하는 기법이 많이 발달되고 재활치료도 많이 하기에 예전보다는 확실히 고관절 골절 수술 후에 회복이 잘 되는 편입니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다시 걷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골다공증이 심한 분들은 때론 기침을 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갈비뼈 골절은 수술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한 동안 골절이 회복될 때 까지 보조기를 차고 안정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근력이 더 떨어지면서 삶이 한 풀 꺽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노인들이 골절로 인해 활동이 떨어지게 되면 신체적 능력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지력도 급속도로 떨어집니다. 결국 치매로 진행할 확률이 높습니다. 치매는 노인들이 뇌졸중이나 암보다도 더 피하고 싶어하는 질병이지요. 이제까지의 나와는 '또 다른 나'가 된 것 같은 삶을 살게 되니까요.
접지를 통해 골다공증이 감소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골다공증의 지표로 본 것이 소변 안에 든 인산입니다. 인산은 뼈 속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입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혈액이나 소변에서 인산이 많이 배출되면 뼈 안에 있는 인산 성분들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 결과 골다공증이 생길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결론은 좀 섣부르다고 봅니다. 충분히 가능성은 있지만 이 실험이 그렇게 확실하고 직접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인산 배출량을 가지고 추정을 하는 것이니까요. 골다공증의 간접적인 지표인 인산 배출이 줄어들었다고 반드시 골다공증이 좋아질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접지실험이나 맨발걷기로 골다공증이 좋아졌다고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비교 대조군을 잘 설정하고 골다공증의 지표로 실제 골밀도 검사결과를 쓰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것을 증명하는 데에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실험설계가 아주 어렵지는 않아서 조만간 제가 직접 실험을 해 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