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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훈 Jul 08. 2024

맨발걷기Q&A(5) 맨발걷기와 암

맨발의사가 알려주는 맨발걷기의 모든 것(19)


맨발걷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다섯 번째 이야기




최근에는 암환자분들의 문의가 많습니다. 실제 저도 암환자분들의 재활치료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거의 모든 암환우분들에게 맨발걷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위암, 유방암, 폐암, 혈액암 등 다양한 암환자분들을 치료하면서 모두에게 맨발걷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특히 폐암4기로 수술을 할 수 없고 항암제도 쓸 수 없는 상황의 환자분이 있는데 처음에는 워낙 체력이 약하셔서 5분도 걷지 못하는 상태로 오셨습니다. 이 분은 고함량 비타민 치료, 면역치료와 함께 맨발걷기를 통해 지금은 겉으로는 암환자라고 전혀 알아챌 수 없는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지인분들과 함께 청송의 주산지에 올라갔는데 제일 앞서서 올라가서 다들 놀라셨다고 하더군요. 맨발걷기가 암을 모두 치료한다고 할 순 없지만 암환자분들의 건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Q&A 5) 맨발걷기와 암



맨발걷기와 암



Q) 저는 소장암3기라 수술한지 1년 되었고 지금은 항암치료 중입니다. 맨발로 걸어도 되나요?


 맨발로 걸으셔도 될 뿐 아니라 맨발로 걸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맨발걷기를 가장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바로 암환우분들입니다. 그런 분들 중에는 대학병원에서의 표준치료(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다 받고 맨발걷기를 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드물지만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분들도 맨발걷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대학병원의 표준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에서 다른 방법이 없어서 맨발걷기만 오랫동안 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중 기적적으로 암이 좋아졌다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물론, 모든 암환자들이 맨발걷기만으로 다 회복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맨발걷기가 이런 분들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면에서는 정말 추천할 수 있습니다.



암치료는 확률과의 싸움입니다. 암의 원인이 딱 한 가지만 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특정 유전자의 문제가 발견되면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발견되어 유방절제술을 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고 암을 유전자의 이상으로만 생각하는 패러다임이 이제 의학계 내에서도 바뀌고 있습니다. 분명히 최종적으로는 유전자의 이상이 나타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결과일 뿐입니다. 유전자의 이상을 일으키는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연구자들의 과제입니다.


음식이 암발병에 미치는 영향



최근에는 암을 일종의 대사질환, 그러니까 생활습관에 의한 만성질환으로 보는 패러다임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암도 예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특정 음식을 통해 암이 유발되는 경우가 약 1/3~1/4 정도입니다. 다양한 요소들이 암발생에 기여하는데 이 정도면 상당한 비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발암물질로 지정된 특정한 성분이나 재료는 당연히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가공된 적색육(햄, 베이컨, 소시지 등)과 술은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입니다. 육류의 가공 과정에서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은 위암, 대장암의 발병위험을 높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느새 세계에서 가장 대장암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제가 20여년 전 의학공부를 할 때만 해도 대장암은 서구 사회에서 발병율이 높았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서양보다 더 높습니다. 가공육을 하루 50g 섭취할 때마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18%씩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청소년들이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년 이후에 암발생을 높일 것이 예상되므로 위험해 보입니다. 


잠과 스트레스가 암발병에 미치는 영향


암 발생에 음식 외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잠과 스트레스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음식처럼 매우 세분화되어 분석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의사들이 잠과 스트레스가 암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먹는 것도 큰 습관이지만 잠을 어떻게 자고 그 날 그 날 닥쳐오는 스트레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대응하는가도 매우 중요한 생활습관입니다. 어쩌면 식습관보다 더 큰 습관일지도 모릅니다. 스트레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말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짜증난다', '죽겠다', '미쳐버리겠다' 등의 말습관을 가진 것은 스트레스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이런 좋지 않은 스트레스 대응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음식으로 해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자기 생명을 위하는 장기적인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단기적으로 지금 상황을 해소하려는 충동성이 발휘되기 쉽습니다. 그러니 술이나 맵고 짜고 달콤한 음식들을 찾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런 음식들은 대체로 암을 예방하기 보다는 암을 일으키는 물질들로 범벅이 되어 있죠. 잔뜩 스트레스를 받아서 코티졸과 같은 자극적인 호르몬이 온몸을 타고 흐르는 가운데 위의 점막을 자극하는 음식과 장내세균들 중 고약한 녀석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잔뜩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요? 밤늦게 이렇게 먹고 잠을 청하면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을까요? 얕은 잠은 뇌세포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지 못하고 뇌세포의 연결은 뒤엉킨 채로 하룻밤이 지나가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은 더욱 힘이 든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는 무사할까요? 더욱 힘든 하루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일들이 자주 반복되면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시선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결국 내가 나를 바라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지면 발암물질이 밖에서 들어오는 것 뿐만 아니라 자체생산을 하는 셈입니다.  



맨발걷기는 후성유전학 관점에서 암환자에게 큰 도움


맨발걷기는 암이 이미 발병한 상황에서도 암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암발생을 일종의 대사질환이라고 본다면 후성유전학이 중요한 열쇠입니다. 후성유전학은 유전자의 발현이 다양한 생활습관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전통적인 의학지식으로는 유전자는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것이며 유전자가 그 사람의 삶을 결정한다고 보는 결정론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후성유전학은 아무리 좋은 유전자를 물려 받았더라도 나쁜 생활습관을 가지면 좋은 유전자에도 변형이 일어나 결국은 제 명대로 다 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나쁜 유전자를 물려 받은 사람도 좋은 음식, 좋은 물, 좋은 공기에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삶을 즐긴다면 나쁜 유전자가 겉으로 드러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후성유전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맨발걷기만큼 유용한 도구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다른 치료는 필요없고 "맨발로만 걸으면 소장암이 낫는다!" 라는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소장암 수술하시고 항암치료 중이라면 체력도 굉장히 많이 떨어지셨을 겁니다. 항암치료제가 많이 발달하고 있지만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를 쓸 수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전통적인 1세대 항암제가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는데 1세대 항암제는 세포분열이 잘 일어나는 곳을 목표로 합니다. 물론, 암세포들이 세포분열이 잘 일어나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항암제를 선택한 것이지만 암세포 뿐 아니라 장내의 점막세포 뿐 아니라 입속의 점막세포, 머리카락, 피부 등도 세포가 빨리 자라는 조직이라서 항암제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소화가 잘 안되고 입맛도 없고 머리카락도 빠지고 피부가 푸석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항암제를 쓰신다면 몹시 어려운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 뿐 아니라 잠도 잘 자질 못하고 무기력한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도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고 햇볕을 보는 것이 전반적인 면역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맨발걷기를 통해 운동효과 뿐 아니라 스트레스 감소효과를 함께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대체로 수면의 질도 좋아지기 때문에 지금 받고 있는 치료를 끝까지 잘 받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체력과 면역이 떨어져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 등의 표준적인 치료를 끝까지 못받고 중도탈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맨발걷기와 함께 적절한 식이요법과 영양의 균형을 찾아가신다면 분명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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