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사가 알려주는 맨발걷기의 모든 것(22)
맨발걷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여덟 번째
맨발걷기가 가장 찬사를 받는 대목이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발걷기를 하면서 잠을 자기 어렵다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우선 수면에 관해서는 맨발걷기도 좋지만 기본적인 수면위생을 지키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지면을 빌려서 수면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살펴봅시다.
잘 사는 것은 잘 자는 것?
우선 수면에 대한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수면은 단순히 깨어있는 것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수면을 깊이 연구하는 뇌과학자들은 활동하는 인간이 이상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들이 보기에 인간의 기본모드는 활동이 아니라 잠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먹고 즐기고 일하는 등 수많은 활동을 밤늦게까지 하는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밤의 활동이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 대다수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그만큼 활동보다 수면이 인간의 삶에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동면하는 동물들처럼 잠만 자는 것이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활동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보다 수면을 잘 취하는 것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성격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은 활동하기 위해 수면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활동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건강한 잠을 방해하는 모든 활동은 장기적으로는 삶의 양과 질, 모든 면에서 해로운 것입니다. 잠들기 전에 많이 먹는 것, 잠자기 전에 하는 과도한 운동, 음주, 잠자리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걱정과 원망 등은 잠을 방해할 뿐 아니라 당신의 장기적인 안녕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수면은 지쳐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면은 활동 중에 쌓여진 몸의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감정적인 사건들에게서 감정을 순화하고 자신의 삶에 중요한 것들을 더 깊이 간직하게 하는 과정입니다.
수면에 대한 또 하나의 큰 오해는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노인은 잠을 적게 자도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노인들도 젊은이들만큼 충분한 잠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잠의 양과 질이 모두 좋지 않고, 자다가 깨는 경우가 많아서 수면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노인들은 *멜라토닌(뇌에서 분비하는 수면 유도 호르몬) 분비 시점이 빨라지면서 더 일찍 잠이 듭니다. 문제는 일찍 잠이 들지만 잠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죠. 40대에 들어서면 십 대에 누렸던 깊은 잠의 60~70%가 사라지고 70대에는 80~90%가 사라집니다. 노인들의 경우 자주 잠에서 깨어서 화장실을 가려고 하죠. 근력이 충분치 않고 뼈도 약해진 상태에서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걷다가 넘어지면 고관절 골절 또는 손목골절을 포함한 다양한 사고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것은 수명과 삶의 질을 모두 크게 떨어뜨리게 되는 큰 위험요인입니다. 잠은 이렇게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저 약에 의존하거나, 술을 마시고 지쳐서 쓰러져 자거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 통증까지 함께 겪어야 한다면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이번 기회에 맨발걷기의 가장 강력한 효과 숙면의 혜택을 안전하게 누려보시기를 바랍니다.
잠을 잘 자면 피로가 풀리는 것 말고 또 좋아지는 게 있어?
깊은 잠을 자게 되면 통증이 좋아지고 피로가 풀리는 것 외에도 삶을 풍부하게 해 주는 다양한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꿀잠의 다양한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첫째, 낮 동안에 있었던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합니다. 불편한 사건을 겪으면서 남아 있는 부정적인 감정은 REM 수면을 거치면서 희미해집니다. 대체로 수면의 효과를 말할 때 피로를 회복하고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게 해주는 Non-REM(4단계) 수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주로 꿈을 많이 꾸는 REM 수면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은 1.5~2시간에 한 번씩 짧게 반복됩니다. 하룻밤 동안 3~5차례 나타나는데 4단계의 깊은 수면에 이어서 반복됩니다. 이런 REM 수면 동안 꿈을 꾸면서 낮에 있었던 감정을 희석시키고 날려 보냅니다. 수면 연구자들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은 하룻밤에도 수십 번 꿈을 꾸지만 대체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잠을 깨기 직전에 비교적 긴 REM 수면주기가 있는데 주로 이때의 꿈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2시간 이내에 잠을 깨는 토막잠(Broken sleep)을 자게 되면 REM 수면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런 수면 패턴이 지속되면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지 않고 마치 누룽지가 밥솥에 눌어붙은 것처럼 부정적 감정이 뇌 속에 끝없이 쌓이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 뇌 속에 계속 버그가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마치 컴퓨터를 오랫동안 온라인에 연결해 두면 온갖 바이러스와 불필요한 프로그램이 깔리면서 컴퓨터의 속도가 느려지고 부하가 걸리는 것처럼 토막잠을 자는 사람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고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 쉽습니다.
둘째,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타인의 감정도 잘 알아차리게 됩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3일간 토막잠을 자게 한 뒤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진 속의 인물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맞히도록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들은 정상적인 수면을 취할 때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타인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알아맞히는 확률이 줄어들었습니다. 타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는 사람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인간의 가장 고유한 특성 가운데 하나가 감정을 사용하여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을 잘 읽을 수 없다면 상대에게 적절한 반응을 보일 수가 없겠죠? 그러면 관계는 어긋나고 사회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게 되고 말죠. 예전의 부족사회 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사피엔스는 사회적 동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피엔스는 삶은 고통스럽습니다.
단 3일만 깊은 잠을 자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개인적인 감정의 정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능이 떨어지면서 풍성한 삶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수면장애가 있는 분들의 활동과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숙면을 돕는 테아닌이나 멜라토닌과 같은 보조식품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면장애가 매우 심하다면 일시적으로 수면유도제나 안정제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면제들은 뇌에 작용하므로 장기간 복용하면 의존성과 부작용의 위험을 동반하기에 꼭 필요할 때만 한시적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건강한 수면을 위해 지켜야 할 기본수칙인 수면위생 내용은 언제라도 기억해야 할 바람직한 습관입니다.
다음은 대한수면학회에서 추천하는 수면위생에 관한 11가지 항목들입니다. 각 항목들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은 가장 혁신적인 수면과학 전문가 매슈 워커의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와 최신 논문들을 참고하여 설명을 추가하였습니다. 맨발걷기 만으로도 잠이 잘 오지 않는 분들은 이 내용을 우선적으로 꼼꼼하게 읽고 따라 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수면위생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기본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여 자신만의 수면환경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어쩌면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 분들에게 멋진 삶의 가장 큰 열쇠는 질 좋은 수면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수면위생 : 잠을 잘 자기 위한 11가지 기본 원칙
1.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 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하십시오.
첫 번째 항목은 질 좋은 수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특별히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창문을 통해 아침햇살이 들어와 서서히 발부터 다리, 몸통을 비추며 은은하고 부드럽게 깨우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우리 몸이 깨어날 준비를 서서히 하게 됩니다. 우리 몸 전체가 빛의 세기에 따라서 몸을 서서히 각성 상태로 맞춰 나가는 것이죠. 알람을 맞춰 놓고 일어나는 것은 강제적으로 단번에 깨우는 것이기에 권장할 만한 일은 못 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삶의 패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알람을 맞춰 놓았다면 단번에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알람을 끄고 다시 눕게 되면 알람이 반복될 때마다 스트레스호르몬이 왈칵왈칵 분비되기 때문에 결코 멋진 하루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근육이 쉽게 긴장하고 몸이 전투태세로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매우 힘든 하루가 될 것이라고 몸에게 일러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급적 자연광이 비치는 동안 일어나고, 어쩔 수 없이 알람을 맞춰 놓았다면 단 번에 일어나세요!
2. 낮에 40분 동안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잠자기 3-4시간 이내에 과도한 운동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니 피하도록 하십시오.
운동은 수면과 통증, 심리적 안정, 수명연장 모두에 필수적인 항목입니다. 맨발걷기는 가볍게 할 수도 있지만 경사가 있는 곳이라거나 좀 더 걷는 속도를 빠르게 하면 좋은 유산소 운동효과가 있습니다. 수면학회에서 권고하는 운동 중 가장 수면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 맨발걷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잠들기 직전의 운동은 심부체온을 올리므로 피해야 합니다. 심부체온이 너무 높다면 오히려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잠들기 전 샤워나 족욕 등은 일시적으로 온도를 올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심부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을 몸에 묻히는 것은 그것이 비록 따뜻한 물이라도 닦고 나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심부체온을 낮추기 때문에 깊은 잠에 도움이 됩니다.
질 좋은 수면을 위한 가장 적절한 실내온도는 18~19도입니다. 대부분은 23~25도 정도의 실내온도를 유지하는데 이는 너무 높은 온도입니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틀어서 18~19도를 만들 수는 없지만 가을이나 겨울철에 과도하게 실내온도를 높이는 것은 피하는 것이 꿀잠을 위해 좋습니다.
3. 낮잠은 가급적 안 자도록 노력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하십시오.
이 내용은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한 권고사항입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은 이 내용을 따라야 하겠지만 불면증이 없는 분들이라면 점심시간에 30분 이내의 수면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 기후에 따라 밤에 단 한 번만 길게 자는 문화도 있고, 기후가 더운 지역에서는 낮에 좀 길게 낮잠을 자는 문화도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생활패턴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뿐이지, 할 수만 있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30분 이내의 잠을 자는 것이 수면의 질과 함께 삶의 질도 함께 올려줍니다. 물론, 불면증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제안입니다.
4. 잠자기 4-6시간 전에는 카페인(커피, 콜라, 녹차, 홍차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시고, 하루 중에도 카페인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은 각성제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통증과 불면에 시달리는 분들은 카페인 섭취를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잠드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잠들기 어려울 때 자연스럽게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면제를 자주 복용하는 환자는 더욱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다음날 낮에 몽롱한 상태에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다시 카페인을 섭취하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그러니 차라리 낮에 주변에서 맨발걷기를 할 장소를 물색해 두었다가 10분~20분 만이라도 맨발로 걸으며 기분전환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실 것입니다.
5. 수면제를 매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수면제가 아직은 수면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진정작용이 강한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 다음날 나른하고 몽롱한 상태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담배를 피우거나 과도한 카페인을 섭취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밤에 잠들기가 더욱 어렵게 됩니다. 전문의와 상의하여 수면제는 최소한으로만 사용하고 수면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욱 바람직합니다. 장기간의 수면제가 수면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6. 담배를 끊는 것이 좋은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잠잘 즈음과 자다가 깨었을 때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다시 잠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담배의 해악은 더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백해무익합니다. 암, 심혈관 질환과 같은 무서운 질병뿐 아니라 과거에는 성인병이라고 불려 온 대사증후군 등 건강에 대한 매우 다양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거기에 대해 담배는 숙면을 방해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자꾸 깨면서 쪽잠을 유발하는 건강한 수면의 악질적인 방해꾼입니다.
7. 잠을 자기 위해 늦은 밤에 술(알코올)을 드시지 마십시오.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증가시키지만, 밤늦게 잠을 깨울 수 있으며 아침에 일찍 깨어나게 합니다.
수면과 관계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술에 대한 것입니다. 술은 가장 나쁜 수면으로 유도하는 진정제의 일종입니다. 진정 효과를 수면효과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수면이란 단순히 깨어있음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수면은 몸의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감정적인 사건들로부터 감정을 순화하고 자신의 삶에 중요한 것들을 더 깊이 간직하게 하는 과정입니다. 술에 취한 것을 잠을 자는 것과 혼동하는 것은 더욱 질 나쁜 수면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양산하고 있다. 술은 시시때때로 잠을 깨게 함으로써 잠을 산산조각 내버린다. 술은 꿈꾸는 수면(REM 수면)을 억제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 결과 오랫동안 술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은 멀쩡히 깨어있는 상태에서도 예민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때로는 낮에 환각, 망상 등 총체적인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정말 술은 가면을 쓴 수면 파괴자입니다.
8.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나 수분 섭취를 제한하십시오.
※간단한 스낵은 수면을 유도할 수 있으나 과식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식사 시간에 관한 원칙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이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하비 다이아몬드 박사는 인체에는 24시간을 세 번으로 나눠서 각각 8시간 동안 우리 몸이 음식을 처리하는 큰 원칙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인체의 8시간 주기에 맞춰서 먹어야 우리 몸이 최적의 생리적인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에너지로 잘 바꾸고. 노폐물도 잘 제거해서 비만에서 벗어나고 활력 있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주기에 맞는 식사패턴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8시간 주기를 지키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먹으면서 인체는 정상적인 리듬을 잃게 됩니다. 인체에는 생체시계가 있어서 하루주기로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비 다이아몬드 박사는 아직도 원시 환경에서 살아가는 부족들의 식습관을 조사하여 다이어트에 이런 생체시계의 개념을 적용했고 실험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은 바 있습니다.
건강한 잠과 배설을 위해 하비 다이아몬드 박사가 추천하는 식사 시간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음식을 먹는 시간은 정오부터 저녁 8시까지
둘째,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먹은 것을 활용하는 시간
셋째, 새벽 4시부터 정오까지는 배출하는 시간, 허기가 진다면 과일과 채소를 드세요.
위의 원칙을 지키면 하루에 16시간의 공복기간을 갖게 됩니다. 실제 공복시간이 이 정도로 길어지면 항노화 유전자가 활성화됩니다. 전체적인 칼로리를 줄이는 것도 장수에 도움이 되지만 공복시간을 길게 하는 것도 장수에 도움이 됩니다. 잠들기 전에 당신이 맛나게 먹은 야식은 밤새도록 위가 음식물들을 처리하도록 철야 작업을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의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인 위와 장을 그렇게 괴롭히고도 꿀잠을 기대하는 것은 헛된 꿈이 아닐까요?
● 꿀잠을 자는 데 도움 되는 음식 vs 방해되는 음식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는 미국에서 혈압을 낮추고 심장을 튼튼하게 할 목적으로 만든 식사법입니다. 대체로 염분이 낮고 당부하지수가 낮은 음식들로 구성되어 당뇨에도 도움이 되는 음식이죠. 아래의 음식들은 DASH 식사법에서 추천하는 음식들로 불면증과 만성통증을 겪는 분들 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로 고생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추천하는 음식들입니다. 참고로 당지수(GI : Glycemic Index)는 단번에 혈당을 높이는 정도를 표시한다는 면에서는 유용하지만 일회 섭취량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여 실제로 음식을 선택할 때 더 실용적인 지침이 되도록 하려고 고안된 지표가 *당부하지수 GL : Glycemic Load)입니다.
껍질을 깐 곡류가 대표적인 정제 탄수화물인데 흰 쌀과 밀가루와 같은 현대인들의 주식이 바로 정제 탄수화물입니다. 물론 설탕이나 액상과당 등 달콤한 맛을 내는 감미료도 정제 탄수화물입니다. “밥, 빵, 면” 으로 대표되는 현대인들의 주식은 이렇듯 모두 정제 탄수화물로 되어 있고 이런 음식이 중성지방 수치를 올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포 속으로 포도당이 들어가게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하고 지속될 경우 당뇨로 발전합니다. 이것은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대표되는 대사증후군의 첫 연결고리가 될 뿐 아니라 만성적인 수면장애의 원인이 됩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만성염증을 포함하여 암, 치매와 같은 각종 만성질환의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 꿀잠을 방해하는 음식 vs 꿀잠을 돕는 음식 ◆
●방해하는 음식
-정제 탄수화물 (흰쌀, 밀가루 음식, 설탕이나 과당을 포함한 음식 : 빵, 과자, 사탕, 초콜릿, 음료수 등)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 (GL 20 이상) (콘플레이크, 떡, 구운 감자, 백미 밥, 청량음료 등)
●돕는 음식
-DASH diet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 혈압을 낮추고 심장을 튼튼하게 할 목적으로 먹는 음식) 통곡류, 견과류, 저지방 우유, 야채, 과일 등은 심장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질 높은 수면을 위해 도움이 됩니다.
-당부하지수 낮은 음식 (GL 10 이하) (콩, 배, 사과, 우유, 파인애플, 수박, 늙은 호박 등)
9. 잠자리에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조절하도록 하십시오.
●자연스러운 잠을 위해서는 인공적인 빛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인들의 꿀잠을 방해하는 가장 큰 범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액정에서 나오는 청색광입니다. 청색광은 컴퓨터, 텔레비전의 LED 모니터에서도 나오지만 잠자리에서 현대인들의 숙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범인은 역시 스마트폰 불빛이죠.
●깊은 잠을 위한 조도는 10룩스 이하가 좋습니다. 스마트폰에서 Lightmeter(QR code 조도 확인하는 영상)라는 앱을 이용하여 방의 스탠드나 간접조명 등의 조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도는 빛을 내는 광원으로부터의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줄어들기 때문에 커다란 텔레비전 모니터라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면 스마트폰의 불빛보다 오히려 자극이 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침실에 텔레비전을 두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더 나쁜 것은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이 드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청색광 자체가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범인이지만 이것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누워서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자세는 목과 어깨의 근육들을 죄다 긴장시키기 때문에 목과 어깨의 근육통을 유발합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이런저런 영상과 뉴스를 보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카톡을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30분,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되죠. 그 정도의 시간이면 목과 어깨의 긴장은 증가하고 눈의 피로는 낮에 일하는 것 못지않습니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잠자리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편안한 휴식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각성을 유발하거나 뇌를 더 지치게 만드는 일을 밤마다 반복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렇게 지쳐서 피곤하게 되는 것을 마치 스마트폰이 잠을 유도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엄청난 착각입니다.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불면증 환자들에게는 정말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것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잠을 미디어 사업을 번창하게 하는데 갖다 바치고 싶은가요? 이런 상황을 마치 휴식처럼 느끼게 하는 것은 거대 기업의 교묘한 속임수입니다. 절대 속으면 안 됩니다.
●창밖의 빛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암막 커튼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업무가 밤늦게 끝나거나 야간업무를 많이 하는 분들은 반드시 암막 커튼을 설치하여 빛을 차단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10.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근육을 이완하는 법을 배우면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요가, 명상, 가벼운 독서 등이 긴장을 줄이고 이완하는 활동입니다.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그대로 몸에 각인되기 마련입니다. 특별히 불면증 환자들은 잔뜩 민감해진 신경 시스템이 가벼운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하려는 태도를 멈추는 것입니다. 불안한 사람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전형적인 반응은 회피 반응이죠. 현대사회는 스트레스가 해로운 것이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떠들어 댑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삶에 대한 세금' 같은 것이기 때문에 지혜롭게 대처하면 줄일 수는 있겠지만 살아있는 동안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가 과도하다고 느낀다면 내가 관리할 수 있는 것인지 살펴보고 내 능력으로 줄일 수 있다면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그렇게 쉽게 줄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정말로 문제가 되는 것은 상황 그 자체보다는 그 상황에 대해 저항하는 마음이 스트레스의 본질입니다. 내가 줄일 수 없는 스트레스는 저항할 것이 아니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상당수의 스트레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제쳐 두고, 어찌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는 것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스트레스를 자신의 삶을 위한 자극제로 활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지혜로운 일입니다. 자연스러운 것에 대해 강렬하게 저항하는 태도가 부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끝없이 무언가를 향해 내달리는 환자들에게 ‘건강한 잠과 평온한 삶이 성취와 바꿀 만한 것인지?’ 물어봅니다. 아무도 그렇다고 바로 대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갈망과 추구를 쉽게 놓지 못하는 것 또한 인간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대답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11. 잠자리에 들어 20분 이내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독서, 음악감상 등을 하면서 이완하고 있다가 다시 졸리면 다시 잠자리에 들도록 하십시오.
※이후 다시 잠이 안 오면 이러한 과정을 잠들 때까지 계속 반복하십시오. (하지만 기상시간은 아무리 간밤에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시고 낮잠은 안 자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항목은 침대에 눕는 것은 잠을 잘 때만 하라는 뜻입니다. 침대에 누워 뒤척거리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머리맡에 둔 스마트폰을 집어 들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꿀잠은 또 저 멀리 날아가고 맙니다.
●혹시라도 낮에 있었던 일들 중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즉시 알아차리고 후회 대신 앞으로 이런 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지 메모를 해 두세요. 후회는 파산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처럼 어처구니없는 짓입니다. 인생의 소중한 자원인 시간과 의식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입니다. 후회라는 감정이 올라온다면 즉시 알아차려야 합니다. ‘후회’라는 감정에게 줄 만큼 시간이 무한정 남아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음에는 후회하지 않도록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획’이라는 단어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날 해야 될 일들에 대한 걱정거리가 있다면 머리맡에 메모지를 두어서 즉각 메모를 해 두세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적어 놓고 덮어 두세요. 이제 메모장을 덮을 때 생각의 스위치를 끄는 연습을 해 봅시다. 동양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이런 생각에는 생각이라는 이름도 붙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는 이런 후회나 원망, 막연한 걱정을 ‘잡념’이라고 부릅니다. 인생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잡념’입니다.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말한 성경의 말은 지혜로운 사람의 통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천 년 전 바울이 살던 시대에는 해가 지면 하루 일과가 끝나고 이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잠들 때 분을 품고 있으면 깊은 잠을 자기 어렵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분노라는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뇌리에 남아 장기기억으로 가게 됩니다. 장기기억은 뇌 속의 소프트웨어에 영향을 주죠. 앞으로도 더 쉽게 분노할 수 있는 신경망을 뇌 속에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해가 지도록 분을 품은 사람의 뇌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사건들 속에서 분노할 만한 일을 쉽게 인식하는 예민한 뇌를 가지게 됩니다. 결국, 잠들 때까지 품었던 부정적 경험이 자신의 경험의 질까지 바꿉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은 잠들기 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하나 적어 놓고 그 가치를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지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치관에 대해 분명하게 적어 보는 것은 단 한 번이라 하더라도 수년간 그 사람의 삶의 패턴을 바꿔 놓는 힘이 있습니다. 힘든 일들은 일시적으로 여기고 좋은 일들은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만일 이런 수면위생의 원칙을 모두 지키는데도 수면의 질이 너무 떨어져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수면 클리닉을 찾아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불가피하게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거나 건강보조식품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잘 맞는지 기록을 통해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잘 산다는 것은 잘 잔다'는 뜻입니다.
Q) 맨발걷기 한 달째 하고 있는데요 어떤 때는 마치 커피 먹은 것처럼 한잠도 자지 못할 때가 있는데 원인이 뭘까요? 산길에서도 황토에서도 다 잠을 못 이룬 적이 있는데 어제도 그랬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원인은 무척 다양합니다. 맨발걷기 후에 대부분은 잠을 더 잘 주무셨는데 드물게 잠을 잘 못 주무신다는 분이 있네요. 일단 위의 수면위생 11가지를 체크해 보시고 본인에게 해당하는 내용은 없는지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수면위생을 모두 잘 지키는데도 맨발걷기가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이라고 판단되신다면 저는 맨발걷기를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그 어떤 효과보다도 수면의 효과가 장기적으로는 가장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들이 일부 좋아지더라도 잠을 설치게 만든다면 중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수면에 대해서는 좋은 경험을 가지고 계시니 맨발걷기 시간을 줄이시거나 좀 더 부드러운 바닥에서 해 보시고 차근차근 시간을 늘려나가면서 불면증의 원인이 맨발걷기가 맞는지 확인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아래는 맨발걷기로 잠을 잘 자게 되었다는 분들의 글입니다.
맨발러 여러분의 꿀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