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꼬:두 번째:안정,왜 원하는데 가질 수 없는가?(1)

인생을 꼬이게 하는 12가지 : 부제 -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by 김정훈
인생을 꼬이게 하는 두 번째 이야기 : 안정, 왜 원하는데 가질 수 없는가?(1)


부제 - 안정,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아들아! 넌 어떤 때 가장 마음이 불편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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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은 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을 때?

내가 마음을 준 사람이 나를 오해하거나 배신할 때?


아빠의 경우는 대부분 내 뜻대로 뭔가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였다.


간절히 원하는데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을 보며 심란한 때가 종종 있었다. 오늘부터는 몇 번에 걸쳐 "왜 그렇게도 원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지"에 대한 아빠의 생각을 얘기해 볼게. 대체로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통찰이 없으면 혼란스럽고 쉽게 짜증을 내고 투덜거리며 인생을 낭비하기 쉽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두 번째로 쓰는 거야. 아빠도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좀 더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이해해 가고 있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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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처음으로 뭔가를 강력하게 원하는데도 내가 원하는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란다. 중학교를 처음 들어갔을 땐 모두들 교복을 입고 다녔고 머리도 짧게 밀어서 모두 동자승처럼 까까머리 아이들이었지. 새까만 교복에 일본 순사 같은 챙모자를 쓰고 가방도 다들 비슷하게 생긴 것을 들고 다녔어. 그러니 얼굴만 빼고는 죄다 비슷한 셈이어서 다 고만고만한 느낌이었단다. 그런데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교복자율화, 두발 자유화가 되면서 아이들이 저마다 집안 형편에 따라 개성 있는 옷을 입고 머리도 기르고 다니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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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 나이키, 아디다스 운동화, 조다쉬 청바지가 엄청 유행이었단다. 아빠와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도 몇몇은 나이키 운동화에 아디다스 가방을 메고 조다쉬 청바지를 입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빠는 그 친구가 너무도 부러웠지만 그건 가질 수 없는 딴 세계의 것들이어서 그냥 구경만 하는 것이고 아빠는 4천 원짜리 시장표 운동화라도 감사하게 생각해야만 했다.

어떤 친구들은 형편은 안되는데 운동화가 너무 갖고 싶으니까 문이 열려있는 집이라면 남의 집에 불쑥 들어가서 그런 유명 메이커 운동화를 훔쳐와서 반 친구들에게 팔고 자기도 신고 다니곤 했었어. 그땐 그걸 무용담처럼 얘기하고 다녔었다. 지금 생각하면 도둑질인데 그때는 그런 개념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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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결국 메이커 신발을 신어볼 수 없었다. 고등학교 들어간 뒤에 두 달간 버스비를 아껴서 만천 원하던 미즈노 운동화를 세일할 때 9천 원을 주고 직접 사 신었던 것이 처음으로 시장표 신발을 벗어난 첫 경험이었다. 그 가벼운 운동화를 처음 신던 날,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을 신은 것처럼 날아갈 것 같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비싼 신발을 신고 다니지만 9천 원짜리 군청색에 은색의 M자가 새겨진 그 운동화의 감동과 비할 바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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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무척이나 가지고 싶었던 또 다른 하나는 손목시계였다. 까만색 전자시계를 찬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것도 역시 아빠에게는 너무 사치스런 소망이었다. 세이코, 카시오 시계가 그 당시는 명품처럼 여겨졌다. 정말 정말 갖고 싶어서 방에 누우면 천장에 손목시계가 보이고 꿈에도 나왔던 것 같다. 지금 아빠 손목에 찬 시계는 그때의 그 시계 하고는 비교할 수 없이 비싼 것이지만 그 당시의 까만색 전자시계보다 더 강렬하게 원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만큼 소유에 따른 감동이나 만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빠가 나름대로 만든 행복의 공식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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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나는 그것을 얼만큼 누리고 있는가? 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서 이런 공식을 만들었지.


중학생 시절 나는 나이키 신발(k=1)을 간절히 원했지만 가질 수 없었어.

까만색 전자시계(k=2)를 무척이나 가지고 싶었지만 그것도 가질 수 없었지.

그 외에도 아디다스 가방(k=3)도 가지고 싶었고...

하굣길에 맛난 떡볶이(k=4)를 먹는 것 등등 원하는 것들이 많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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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안이라 k=1,2,3 은 전혀 가질 수 없어서 그냥 눈동냥만 한 셈이고 k=4 떡볶이는 친구들이 사주면 얻어먹거나 그 당시 고등학교 졸업하고 구미에 취직하여 돈을 벌던 누나가 가끔 집에 들르면 비상금 하라고 준 오백 원짜리 지폐를 아껴 두었다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친구들에게 떡볶이를 사줄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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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원하는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본다면 아빠의 행복지수는 높지 않았을 거야. 분모는 크지만 분자가 작으니 당연히 결괏값이 낮을 수밖에 없겠지.


아빠의 공식 중 괄호 안에 수식을 보면 분자는 누림 enjoyment인데 이것은 단순히 소유 having만 말하는 것이 아니야. 소유 having 할 수도 있지만 이해 understanding도 누림 enjoyment의 일부란다. 누군가는 많이 소유하는데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이는 소유는 크지 않지만 충분히 누리는 사람도 있단다. 이런 사람은 이해도가 높기에 적은 소유로도 많이 누릴 수 있다고 봐.(누림이 뒤에서 얘기할 태도 상수와 어떤 방식으로 상관관계를 가지는가를 밝히는 것이 아빠의 다음 숙제란다.)


분모는 원함want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이것이 탐욕 greed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소망 hope일 수도 있는데 탐욕과 소망의 경계에 대해서는 따로 자세히 얘기하도록 할게.


이제 다시 아빠가 만든 수식을 잘 보렴. a라는 상수가 있단다. 이것은 attitude태도 상수야.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기뻐하며 좋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또라이가 아닌 이상 누구나 다 비슷할 거야.

그 사람의 진실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드러나기 마련이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상황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여 불편한 결과가 불행한 미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큰 attitude 상수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이지.


평균적으로는 대체로 1에 가까워서 원하는 것을 가지고 충분히 누리거나 원하는 것이 소박하고 누림이 큰 사람이 행복할 가능성이 높단다. 그런데 attitude상수는 긍정적인 사람은 양의 값을 가지고 부정적인 사람은 음의 값을 가지기도 한단다. 어떤 이는 원하는 것을 충분히 가진 것 같은데도 태도 상수가 부정적이라 늘 불만투성이 투덜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원하는 것을 별로 가지지 못했는데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있지.


아빠의 중학생 그 시절을 돌아보면 그렇게 원했던 것을 많이 가질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그렇게 불행하다는 느낌은 없어. 지금 보니까 아빠는 긍정적인 태도 덕분에 attitude상수가 커서 행복의 총합이 비교적 괜찮았던 것 같아. 이것이 바로 세상이 애매한 원리란다. 원하는 것이 많을수록 행복하기 어렵고 많은 것을 가졌지만 실제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원하는 것을 다 내려놓고 무소유를 실천하라는 말은 아니야. 아빠는 어느 것도 양극단은 쉽지 않다고 본단다.)


그리고 이 행복공식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단다.

내가 원하는 것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내 행복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빠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겠다고 원한다고 치자. 이것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라 아무리 열심히 돈을 모아도 나는 그 돈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아빠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아니라 행복한 부자가 되는 것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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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사거나 세미나를 참석할 때 돈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2. 가족들에게 고기를 사줄 때 소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를 신경 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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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친구들에게는 언제든 삼겹살을 사줄 수 있는 사람.

- 내가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


어때? 이 정도면 충분히 부자의 기준에 합당하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 아빠는 스스로 오래전에 정했던 부자의 기준을 이미 넘어섰단다. (아직 친구들에게 소고기를 늘 사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야 ㅎㅎ)


너도 너 나름대로 부자의 기준을 정해 보면 좋을 거야. 네가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를 성취한다고 할 때 남들이 정해주거나 사전에 나와 있는 기준이 아니라 네가 생각하는 너만의 기준이 중요하단다. 그래야 네가 잘 해냈는지 알 수 있거든.


그럼에도 아빠가 계속 돈을 버는 이유는 분명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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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어 시간을 사고, 그 시간으로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을 사자.


아빠는 늘 더 좋은 치료를 하고 싶어서 치료사들과 직원들을 가르치고 함께 공부하며 성장해 가고 있단다. 물론 아빠도 더 많이 배워야 하고.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이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바로 돈이란다. 치료를 열심히 그리고 잘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시간을 사서 배우고 그 배움을 나누어 더 좋은 치료를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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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미혼모 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일, 한 순간 선을 넘어서 사회로부터 격리된 청소년들이 다시 기회를 얻고 자기만의 새로운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아빠가 돈을 벌어서 시간을 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란다.


2019년도 촬영된 자료입니다.

미혼모 가정을 돕기 위한 돼지저금통 따는 날미혼모 가정을 돕기 위한 돼지저금통 따는 날


내가 원하는 것이 나의 기쁨만을 향해 직선으로 달려가는 길이라면 비록 충분히 가진다고 해도 그것이 행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거야. 물론 언제나 나를 희생하면서도 남을 돕는 테레사 수녀님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것도 너무 벅찬 목표야.


그 보다는 나의 행복이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빠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치료사들, 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내용을 정리하는 이유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의 경험이 다른 이들을 돕고 나도 더 발전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늘 아빠를 움직이는 연료가 되는 것 같아.


아빠가 세상이 애매하다고 하는 이 내용이 아직은 너에게 충분히 마음에 와 닿지 않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런 애매함을 견디는 힘이 필수적이란 것은 일단 마음속에 담아 두렴. 왜냐하면 세상은 내가 기대하고 이해한 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종종 있는데 내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아직 내가 그 본질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아. 그러니 당장 이해되지 않더라도 이런 애매함의 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끝없이 호기심을 유지하고 탐구해 봐야 한단다.


나의 기쁨만을 향해 직선으로 달리는 사람의 그 목적지에는
이상하게 극한의 기쁨보다는 허무가 기다리고,

나의 기쁨에 다른 사람의 기쁨이 조화를 이루게 하려는 사람은
신기하게 무한궤도처럼 나선형으로 계속 성장하게 되는 것.


아빠가 알고 있는 행복한 부자들은 모두 자기만의 이런 나선형 구조를 만드는 방식을 가지고 있단다.


가진 것은 많아도 누리지 못하거나 늘 뭔가 불만에 차 있는 듯한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직선형으로 뭔가 계속 이뤄지지 않으면 투덜거리거나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고 비난하곤 한다. 그들은 태도 상수가 음의 값을 가진 것과 같다. 많은 재물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반면 행복한 부자들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더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이 잘 못 알고 있었던 것을 찾고 나름의 오답노트를 적는다. 그리고는 지난 어려움들로 다가올 미래를 해결할 열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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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최근에 읽는다고 해서 화제가 된 "신에 맞선 12인 (12 against gods : the story about adventure 1941)"의 저자 윌리엄 볼리도의 이야기로 오늘 이야기는 마무리할게.


"The most important thing in life is not to capitalize on your gains.

Any fool can do that.

The relally important thing is to profit from your losses.

That requires intellegence ; and it makes the difference between a man of sense and a fool."

- Bolitho, William, 12 against gods : the story about adventure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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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이득을 얻어 자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도 그건 할 수 있다.

진짜 중요한 일은 손실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지혜가 필요한 일이다.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는 바로 여기에서 차이가 난다."


아들아!

너도 너 만의 기준을 정하고 무한궤도처럼 이 애매한 세상의 승자가 되기 바란다.




다음번엔 이어서 "안정, 애매함을 견디는 힘"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


후기) 아빠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에는 최인철 교수님의 #프레임, 안젤라 더크워스의 #그릿,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 등의 책이 도움이 된 것 같아. 특별히 최인철 교수님이나 안젤라 더크워스 교수님 같은 분들은 언젠가 아빠의 숙제(enjoyment와 attitude상수의 관계와 그것을 확장하는 일)를 해결할 때 같이 그분들의 의견을 듣고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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