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꼬이게 하는 12가지 : 세 번째 이유(2)
인생을 꼬이게 하는 세 번째 이유(2) : 이기적 인간, 이타적 인간의 중첩(2)
아들아!
네가 인간의 이기심을 이해하면 네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네안데르탈인이 사피엔스보다 덩치도 더 크고 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살아왔는데 왜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고 지구에는 호모 속 중에서 사피엔스 만이 살아남았을까?
'사피엔스'를 쓴 유발 하라리는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사피엔스가 체구도 작고 힘도 약하지만 더 긴밀하게 협력하는 소통방법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 결국 한 집단이 다른 집단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력의 밀도가 생존을 좌우했다고 볼 수 있지.
그러나 살아남은 사피엔스들은 그들끼리 다시 경쟁하게 되었고 그 속에서는 또다시 약한 부족은 강한 부족에 의해 지배당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폭력적인 역사가 늘 반복되었다. 이런 현상은 불과 70~80년 전까지도 계속되었고 우리 민족도 남북이 나뉘어 그 옛날 원시시대의 어느 부족들이 겪었을 법한 비참한 역사를 되풀이했어.
지금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무력과 권력을 가진 어느 사피엔스는 약한 또 다른 사피엔스에게 폭력을 멈추지 않고 있단다.
이런 야만적인 폭력은 언제나 경제적인 이득과 착취를 위한 이기심이 바탕에 깔려 있단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원시적인 폭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돌도끼가 핵무기로 바뀌었을 뿐 사피엔스의 이기적 속성은 몇 만년 전과 지금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러니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인간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사피엔스가 생존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아닌가 하는 문제를 넘어선다. 생존은 도덕보다 더욱 강력한 합목적성을 가진다. 어쩌면 자연적인 현상이니 판단을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
진시황이 사분오열된 전국시대의 중국을 하나로 통일할 때 이야기야. 그는 모든 사람들이 어진 성품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보는 공자님 말씀을 토대로 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이기심을 좇아 움직인다고 본 한비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통일의 대업을 이루었지. ‘인간이라면 마땅히 이러이러해야 한다(당위)’고 말하는 사람과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으로 행동한다(자연 또는 그러함)’는 사실을 꿰뚫어 본 사람 중 누가 더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한비자는 세상의 이치를 자연에서 찾은 도가의 영향을 받아 법가를 완성하였기에 있는 그대로 보는 법을 꿰뚫고 있었다.
역사는 대체로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보다 자연적으로 그러한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사람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했음을 보여준다.
지금 시대에도 ‘남자는 울음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거나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등의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람들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만 다른 사람과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자기 관념 속에 갇혀서 세상이 흘러가는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쉽게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꼰대가 된 것이지.
아빠가 보기에는 꼰대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 것 같아. 나이가 든 꼰대도 있지만 어린 꼰대들도 있더구나. 벌써 친구들을 성적으로 구분하고 아파트 평수로 구분하여 그 사람의 본질을 보지 않고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만 보는 사람은 초등학생이라도 벌써 꼰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까운 어른의 시각을 그대로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말이다.
나는 ‘이기적 인간’이라는 말속에는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관념을 가장 옳다고 여겨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살펴볼 호기심이 없어진 것도 포함된다고 봐. 어쩌면 자신의 소유에 대한 집착 보다도 자신의 관념에 대한 집착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단다. 이브가 따먹었다는 선악과는 바로 내가 옳다는 원초적 이기심이 아닐까? 물론 자신의 생각도 소유라고 본다면 같은 말이 될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내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것 까지는 괜찮지만 상대의 생각을 내 생각으로 무너뜨리고 내가 옳았음을 증명하고 싶을 때 그곳에는 언제나 지옥문이 열리고 만다.
불행의 밑바닥에는 언제나 내가 옳다는 관념이 깔려 있어.
세상이 참 힘들 때 문득 돌아보면 왜곡된 기억이 있더구나
나는 언제나 옳고 선하게 대했는데 상대가 내게 섭섭하게 했다고 생각이 들더라. 그러면 원망스럽고 말을 다 하지 못할 때는 억울함이 한이 되고 말지. 이런 면에서 보면 기억조차 이기적이어서 인간은 뼛속까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다면 이토록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이런 거대한 사회를 이루고 사는 것일까?
내일 이어서 얘기하도록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