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을 기다리는 밤, 아니 새벽

휴가는 게으른 사람도 부지런하게 만들어 주는 걸까.

by 이유해

여행가방을 끌고 출근길에 올랐다.

여행가방에는 옷 몇 벌과 작은 책 두 권, 영양제 몇 개만 들어있다.

22도에서 29도 사이를 왔다 갔다, 계속 비가 오는 오사카.

날씨를 좀처럼 가늠할 수 없어,

고민하다 일단 반팔 위주로 옷을 챙겼다.


그렇다. 비가 온다.

생각해 보면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에

갔을 때도 부슬비가 왔었는데

이번엔 날씨가 어떨까?


등에 맨 가방에는 책 한 권과 필기도구, 여권, 보조배터리, 텀블러, 세면도구가 들어있다.


여행가방을 가지고 직장에 가기에는 이상하게 민망해서

건물 지하에 있는 유료사물함에 보관하고 출근을 했다.


오후, 저녁 내내 근무를 하고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

쉴 수 있을 때 쉬어야 하는데.

오랜만에 하는 야간근무라 긴장을 했는지,

피곤함은 몰려오는데 잠은 오지 않는다.


어차피 못 자는 김에 매일 하는 몇 가지 일들을 처리했다.

언어학습, 논어 필사, 독서모임 도서 읽기.

여행은 여행이고, 루틴은 루틴이다.

할 건 해야지.


그리고 멍하니, 잘 써지지도 않는 글을 써본다.

… 그런데

내일, 아니 오늘 잘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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