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문장, 11월 넷째 주

지난 한 주, 마음에 닿은 사유들

by 아무것도아닌



11.17 월요일


어떤 기억들은 끝까지 살아남는다. 슬픔도, 아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삶 전체를 물들이는 건 허락하지 않는다. 그저 흐릿한 배경으로만 머물 뿐.




11.18 화요일


행복은 고통의 '부재'에 있지 않다. 고통을 품은 채 삶을 계속 살아내는 그 '과정'에 머문다.

그래서 고통을 필연으로 받아들이되, 삶 전체가 잠식되지 않도록 내게 맞는 답을 찾아 분투해 나아가야 한다.




11.19 수요일


영원할 것 같아 무감각했던 시간들이, '단 한 번'이라는 서늘한 진실 앞에서 절박한 무게를 갖는다.

사라질 운명에 연습이란 없기에, 지금 마주하는 이 순간만이 대체할 수 없는 '실전'이다.




11.20 목요일


'보이는 나'에게서 힘을 뺀다. 순간의 호의, 포장된 태도는 지속되지 않으면 그저 '연출'일 뿐.

조명이 꺼진 일상에서도 그 결이 무너지지 않을 때, 그제야 '나'라고 믿을 수 있다.




11.21 금요일


각자 보이는 만큼 보고, 들리는 만큼 듣는다. 내게 닿지 않았다고해서 거짓은 아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11.22 토요일


나는 깊고 진지한 결을 그는 가볍고 단순한 결을. 나는 기꺼이 느슨해지고 그는 흔쾌히 호흡을 맞춘다.

버거움이 스칠 때면 잠시 여백으로 물러서고, 그 틈에서 같고 다름이 서서히 희미해진다.




11.23 일요일


까다롭다, 깐깐하다, 신경질적이다...온갖 모난 성정을 ‘예민함’으로 퉁치는 저 납작하고 게으른 분류법이 싫다. 섬세하게 깨어있는 것과 가시 돋친 건 엄연히 다른데, 그걸 한통속으로 묶는 둔감함 앞에서, 예민한 나는 내심 억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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