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문장, 12월 다섯째 주

지난 한 주, 마음에 닿은 사유들

by 아무것도아닌



12.29 월요일


불편한 관계는 본능적으로 끊어내되 상처가 두려워 숨지는 않기로 한다. 그건 보호가 아니라 고립이니까.

지금의 단출한 삶이 좋지만 서로에게 볕이 되어 줄 인연, 그 틈 하나는 남겨두고 싶다.




12.30 화요일


'잘못될 지 모른다'는 원초적 공포가 강박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거기서 빠져나오려는 안간힘이 끝없이 마음을 조인다.

이 불안의 굴레가 그저 삶의 박동임을.




12.31 수요일


가지 않은 길이라고 달랐을까. 배경이 바뀌어도 내가 변함없는 한, 그곳 역시 또 다른 고단함일 뿐이다.

그러니 의심하지 않는다. 지금 이 자리가 나의 유일한 현실이자, 가장 정직한 최선이란 걸.




01.01 목요일


2026. 차분히 숨을 고르고.

새날, 충실함을 다시 세운다.


시선은 오직 지금.

희미한 과거의 떨림은 그대로 둔 채, 오늘의 사소함을 또렷하게 경험한다.

기억이 아닌 현존으로 매 순간의 밀도를 채운다.


선명하고 견고하게.

단순한 시선과 이해와 감사, 매일의 쓰기로 내면의 신념을 깊게 다진다.

존재를 지키는 정교한 루틴을 묵묵히 쌓아 올린다.


안정과 평온을 위한 선택.

필연적 고독을 기꺼이 환대하고, 되풀이되는 흔들림을 다정한 인내로 기다린다.

모든 선택의 끝은 오직, 나의 행복으로 향한다.




01.02 금요일


그 어떤 감정이 들이닥쳐도, 더 이상 거부하지 않기로 한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쪼그라들고 위축되는 그 순간마저, 온전히 앓아내기로 각오한다.

삶의 모든 흐름을 가로막지 않고, 그저 열린 통로로 나를 놓아둔다. 그렇게 할 때, 그 어떤 것도 침범할 수 없는 온전한 나로 남는다.




01.03 토요일


애를 써야만 닿는 줄 알았다. 의지를 벼려야만 가까워지는 줄 알았다. 어떤 목표는 추구하지 않을 때 달성된다는 역설을 망각한 채. 비장한 숙고를 멈춰야, 기필코라는 긴장을 내려놓아야 삶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고 바라던 지점에 데려다주는 것임을. 무목적의 여유만이 그 곳에 닿게 한다.




01.04 일요일


미리 조급해하고 여전히 후회하기엔 눈 앞의 세상이 너무도 아깝다. 어떻게 하면 오늘을 다정한 것들로 채울지만 생각하기로 한다.

게으른 미련이 끼어들 틈 없도록, 오직 지금이라는 진실에만 마음을 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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