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tMe Mar 04. 2019

# 여행을 다시 시작한다면

세계여행레시피. 인도 우다이푸르



카메라에 담긴 이곳의 모습은, 그래도 감탄사가 나올법한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물론 눈에 담긴 모습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좀 더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는 눈엔 

쓰레기도 함께 눈에 들어오기에 기대했던 모습엔 못미치는 풍경을 자아낸다. 






그럼에도 이 곳에서, 

물놀이와 낚시까지 하는 그들의 모습엔 익숙해질법하다가도 이따금씩 놀랜다. 



"여기에서 낚시도 해?" 

라는 놀라움이 섞인 내 질문에 아이들은 해맑게 웃어보이며, 

잡은 물고기를 내어보인다. 





숙소에 돌아와서, 간만에 한국인들을 마주했다. 

한국인 둘과, 그리고 짭국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딘. 


한국인 치고는 남들보다 그을린 피부에, 장난끼 어린 말투와 농담섞인 진담들로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유쾌한 친구였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왜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을까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그 중 제일 아쉬움이 남았던 한가지를 꼽자면, 만났던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없었다는 것. 


그것이 사무치게 아쉽고 또 아쉬워서, 사진 파일들을 뒤진들 나오지 않을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들로 폴더 이곳저곳을 들어가보곤 했다. 







한국인이었기에, 또 만날 인연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남기지 않았던, 

한국인이 아니기에 또 만날 일이 없기에 찍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던, 



시간이 지난 뒤의 아쉬움을 토로해본다. 



먹었던 음식에 대한 회상을 곱씹는것 보다, 만났던 이들의 추억을 회상하는게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를 여행이 마치고서야 한다. 



여행하다 만났떤 이들을 가끔씩 만나다보면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다시 간다면, 진짜 잘할 수 있을것 같은데 말야" 


그 말에 격하게 공감하는 이들과, 조금은 부질없는 이야기로 시간낭비하는 것이 즐겁다. 







같이 했던 저녁 사진을 보면서 그들과의 대화를 떠올려본다.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미안해서, 좋은 인연을 허무하게 보낸 것 같아서 

우다이푸르에서의 여행은 묵직하게 응어리가 진 기분이다. 








그럼에도 사진을 보고 웃을 수 있던건, 

루프탑에서 나눴던 시간들

외국인 친구들도 어울려 전세계 남자들 공통대화 주제는 비슷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그런 가십거리들, 

배부르게 실컷 먹고 라면까지 먹겠다고 주방을 헤집어 놓은 일까지 

소소하고, 정겹고, 평범한 일상이었기에 다 담지 않아도, 

다 기억하지 못해도 그래도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어설펐기에 겪을 수 있었던 수 많은 일들에 감사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음에 

이 여행의 여운을 길게 가지고 갈 수 있었음을 

매거진의 이전글 # 오늘 하루도 잘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