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레시피. 브라질 제리코아코아라
고속도로 사고가 있었고,
그 때문에 내 버스는 고속도로에 갇히고
그렇게 비행기를 놓쳤다.
비행기 검색 사이트를 뒤지며 손을 벌벌 떨며 내 앞날을 걱정하던 내가 있었다.
그리고 이내 혼자서는 겁나서 포기했던 브라질 북부 여행을 하는 내가 있다.
쓸쓸하지만, 진짜 배낭여행객이 된 기분에 이상하리 만큼 설레였다.
공항에서 비행기 티켓을 검색하고 있는 그 상황이
불안하면서도 내 앞날을 기대 하는 내가 기특했다.
그리고 난관을 헤쳐나가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어디가서 무용담을 펼칠 수도 있겠단 생각에 철없이 들뜨기도 했다.
알아봐놓은 숙소 하나 없이 비행기를 타고,
그리고 공항에 다시 내려 그제서야 숙소를 찾아보고,
숙소까지 향하는 길도 몰라 한참을 물어물어 마을로 향하고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날들을 흘려보냈다.
어느 날은 바다만 멍하니 보고 있어도 하루가 지났다.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그 시간들이 좋았다.
한국에선 내가 지금 이래도 되는걸까 아무 생각없이 있을 때가 아니란 조바심이 들어 하지 못했던,
가지지 못했던 시간들을 가질 수 있음이 행복했다.
하루가 끝나가는 아쉬움이 잔득 베어있는 노을을 보자면
나는 늘 기분이 울적해지곤 했다.
하지만 이젠 하루가 지나감에 안도감을 느끼는 내가 있었다.
'오늘 하루도 잘했어.'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