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외노자로서의 1년이란 시간은 어땠냐면 말야
세계여행이 끝난 후 한국에서 3년이랑 시간을 보낸 뒤,
갑자기 해외에 나갈거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흔히들 말하는 '촉'이 좋은 편인데
(물론 똥촉인 경우도 종종 있다.)
3년을 다닌 직장을 그만 둔 후,
이상하게 해외에 나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있었달까?
그렇게 얼마 뒤, 나는 호주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1년을 일만하며 살았다.
친구도 없고, 기댈 곳 하나 없이 그냥
일만하면서 살았다.
물론 돈은 많이 벌었겠지?
그 시간들을 돈으로 보상받듯
돈 쓸곳 하나 없는 이 곳에서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돈을 모았다.
그러면 된거 아닐까?
하지만
그건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적어도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낄 자리가 없어서'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아서'
'나는 떠날 사람이니까'
그래, 물론 문제는 나한테 있었을지 모르겠다.
아니 그랬겠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누구 하나 마주칠 일 없는 이 곳에서도
속시원하게 말 못하겠다.
말로 내뱉는 순간 진짜 그런걸까봐서
나이가 조금만 더 어렸더라면
돈을 버는 재미에라도 심취해 이 곳에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남았더라면 '나'는 없었을거야.
껍데기만 남아 뒹굴거리고 있었을지 모르지.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행복하냐고?
그것도
아니.
그냥 요즘그래
우울증인가봐
어디에도 내가 있을 자리가 없는 것만 같아서
그냥 그래서 나는 요즘 그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유증일까?
세상은 바쁘게 돌아가는데
나는 느긋해
그리고 나태하지.
그러면서 세상을 비관해
아니면 나를 비관하거나
두 손에 쥐어진 돈이 전부인 그런 외노자 생활.
나는 그렇게 살다왔어
그래서
후회하냐고?
응.
하지만 나의 대답은 니가 생각하는 이유와는
많이 다른 답일거야.
"내가 좀 지랄맞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