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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ana Mar 13. 2017

패션의 이모티콘 활용법

하루 중에서, 실제로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시간보다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대화 속에서 가끔은 백마디 말보다 이모티콘 하나가 내 마음을 더 잘 표현해 주는 경우를 대부분 경험할 것이다.
2015년 옥스포드 사전에서 '이모지(Emoji)'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을 만큼 이모티콘은 이제 새로운 대화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스마트폰의 문자 메시지 사이사이에 파고 들던 이모티콘의 위상은 패션계에선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를 잡았다.

팝컬쳐룩을 선보이는 제레미 스캇(Jeremy Scott)은 디자인에 이모지를 활용한 거의 최초의 디자이너 중에 하나이다. 그는 2012/2013년 가을 컬렉션에서 이모지의 상징인 각양각색의 표정이 담긴 노란색 얼굴 이모지로 도배하였다.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는 유니섹스 캡슐 컬렉션을 통해 아크네 스튜디오 자체 이모티콘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베르사체(Versace)나 샤넬(Chanel)등 많으 브랜드들이 이모지에서 영향을 받은 그래픽으로 옷과 악세사리들을 장식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제 패션 브랜드들은 이모티콘을 제품에만 국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자체 이모티콘을 제작하여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또 그들의 일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침투 시키고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소비층인 밀레니얼*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모티콘을 출시한 패션 브랜드들을 소개해 본다.


ㅣ  꼼 데 갸르송 플레이 이모지 팩 (Comme des Garçons Play Emoji Pack)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눈이 그려진 하트 모양 로고는 패션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낯 익을 만큼 유명한 꼼 데 갸르송(Comme des Garçons)의 유니섹스 캐릭터 라인인 ‘플레이 하트(Play heart)’ 이다. 폴란드 출신의 그래픽 아티스트 필립 파고스키(Filip Pagowski)가 만든 이 로고는 총 24개의 이모티콘으로 재해석 하였다.

두개의 눈만 달랑 있던 시크한 표정은 눈썹과 입, 눈물이 생기면서 더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 준다. 빨간색 산타클로스 모자, 학사모, 할로윈 호박 모자를 쓴 이모티콘은 특정한 행사를 축하하거나 기념할 수 있고,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포크와 나이프가 추가된 로고 등은 사용자의 상태나 심리를 표현할 수도 있다. 애플 앱 스토어에서 0.99$를 지불해야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파페치 이모지 (Farfetch Emoji)

럭셔리 패션 온라인 플랫폼 파페치(Farfetch)가 런던에서 활동중인 아티스트 마리아 이네스 귤 (Maria Ines Gul)과의 콜라보레이션 이모지(이모티콘)를 출시했다.

영국의 런던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 졸업생인 마리아 이네스가 선정된 이유로 '드로잉 스타일이 패션, 변덕스러움, 그리고 재밌음이 완벽환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너무 많이 샀어>, <건강 매니아>,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 (Overshopped, Health Kick and Me Time) 등 세 테마로 구성되었고, 향후 파페치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맞춰 1년간 더 다양한 이모티콘이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아이 메세지(iMessage)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베르사체 이모지 (Versace Emoji)

2016년 발렌타인 데이를 맞이하여 베르사체의 심볼 메두사 모티브 이모지가 출시됐다.

기존 다소 엄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메두사는 소비자들에게 젊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모티콘이라는 귀여운 캐릭터로 재탄생되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며, 선글라스를 쓴 메두사와 눈에 하트가 나오는 메두사는 화이트, 블랙 컬러의 티셔츠 캡슐 컬렉션 라인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칼 라거팬트의 이모티칼 (EmotiKarl by Karl Lagerfeld)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본인의 이름을 내건 향수 론칭을 위해 자신의 시그지쳐 스타일을 ‘이모티칼 (EmotiKarl)’로 캐릭터화 했다.

선글라스 낀 얼굴, 높은 화이트 셔츠 칼라, 하드코어 장갑을 낀 손가락 제스쳐, 반려묘 슈페트(Choupette), (독일임에도 불구하고 제 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파리의) 에펠탑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이 가능하다.


 하퍼스 바자 이모지 (Haper’s Bazzar Emoji)

2014년 매국의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는 패션 위크를 기념하며 36종의 이모지를 선보였다.

칼 라거펠트와 그의 분신과도 같은 반려묘 슈페트는 물론 작년 타계한 전설적인 스트리트 스타일 포토그래퍼 빌 커닝햄 (Bill Cunningham), 전 프랑스 보그 편집장 카린 로이펠트 (Carine Roitfeld)등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의 캐릭터와 패션 아이템들이 담겨져 있다.

애플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아이리스 아펠 이모지 (Iris Apfel Emojis)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Macy's)의 브랜드 I.N.C.는 미국 최고령 스타일 아이콘인 94세의 아이리스 에펠(Iris Apfel)과의 콜라보레이션을 기념하며 총 42종의 이모티콘을 출시하였다.

아이리스 에펠은 이번 프로젝트 전까지 이모지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몰랐다고 한는데, 94세의 귀여운 이 할머니는 새로운 기술 보다는 패션 스타일에 더 관심이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시그니쳐 스타일인 동그란 안경과 볼드한 악세서리, 과감한 스타일이 굉장히 귀엽게 표현된 이 이모티콘은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해외 패션 업체들의 이모지(이모티콘) 출시가 활발한 이유로 패션 업체에서 브랜드의 이모티콘을 활용하여 고객과 더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국내 이모티콘 시장은 분명 해외보다 기술적으로 더 발전했지만, 유독 국내 패션 업계의 이모티콘 출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올해의 패션 디지털 마케팅 키워드 중 하나가 개인화인 만큼 이모티콘은 확실히 감정적인 친밀함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이고 나아가 내러티브(Narrative) 마케팅에 까지 활용할 수 있다.

국내 브랜드나 유통채널, 편집샵 들도 캐릭터가 있는 이모티콘을 제작하여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나아가서는 제품 디자인에 활용 한다던가 관련 구즈 제작까지도 이어지게 된다면?

어쩌면 제 2의 카톡 프렌즈, 라인 캐릭터를 능가하는 이모티콘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Fashion Designers Can't Get Enough of Emojis (and Who Can Blame Them?)
Farfetch launches fashion emojis
꼼데가르송 하트 로고, 아이폰 이모티콘으로 출시
Farfetch launches Emojis to capture new year feelings
5 Free Fashion Emoji Apps For Next Level Texts
The Iris Apfel Emoji Are Finally in the App Store
패션 이모티콘 열풍


* 밀레니얼(Millennials) : 1980 - 2000년 대에 태어난, 현재 10대 후반 - 30대 후반 연령대를 말한다. 총 25억 명 가량으로 전 세계 소비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이들의 연간 지출액만 해도 약 2807조 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디지털 환경에 능숙하고 지역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많으며, 전 세대보다 훨씬 개방적인 사고를 가졌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팔아라 - 제프 프롬, 크리스티 가튼 저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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