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인 소통이 가능한 인간’같은’ 운영체제 ‘사만다’와 외로운 주인공 ‘시어도어’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녀 (Her)>.
이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통해 날씨, 뉴스, 다양한 지식을 빠르게 접할 뿐 아니라 대화를 통해 감정적인 부분까지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생활에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챗봇’이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4월 F8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여러 브랜드의 챗봇을 메신저 앱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구글도 1년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챗봇을 개발했다. 지능형 문맥 기반 메시지 시스템인 챗봇은 머지않아 상거래의 미래와 유저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시대를 제시할 것이다.
특히 챗봇은 패션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온라인에서 고객과의 1:1 대화를 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안함으로써, 소비자 중심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통 캐주얼 브랜드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는 지난 2016년 가을 뉴욕 패션 위크에서 ‘See-Now-Buy-Now’ 전략(런웨이에서 컬렉션을 공개한 직후 바로 구매가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 슈퍼모델 지지 하디드(Gigi Hadid)와의 콜라보레이션인 ‘Tommy x Gigi collection’과 브랜드의 가을 신상품 라인을 페이스북 메신저 챗봇을 활용해 판매했던 최초의 브랜드이다.
영국 정통 브랜드 버버리(Burberry) 도 2016년 가을 런던 패션 위크 기간 동안 페이스북 챗봇을 통해 패션쇼의 비하인드신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질문들을 제공하였다. 또한 gif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이미지와 제품을 보여주고, 실제로 구매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용으로 챗봇을 활용하였다.
세계적인 스파 브랜드인 에이치엔앰(H&M)은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이 아닌 Kik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브랜드 챗봇을 런칭하였다. 소비자는 H&M의 챗봇과 대화를 시작하면, 그 인공지능은 소비자의 니즈와 선택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쉽게 물어볼 수 있고, 챗봇은 고객의 구매가 끝날 때까지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H&M 챗봇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사진과 룩을 제시하여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인공지능의 활용은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 매거진에서도 도입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국 보그(British Vogue)이다.
저명한 패션 매거진 영국 보그는 2017 A/W 런던 패션 위크 동안 페이스북 메신저 봇을 런칭하였다. 유저들은 이 챗봇을 통해 선호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패션쇼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다.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보그는 많은 독자들로부터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수집하고 개인화된 컨텐트를 제공하는 등 매거진으로써 이례적인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현재 페이스북 메신저에서만 이미 2만 개가량의 챗봇이 존재하고 있고 한국의 카카오톡, 라인 등의 주요 메신저 플랫폼들은 브랜드의 챗봇 만들기를 장려하고 있다. 또한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달, 플랫폼의 확장이 모두 맞물려 2017년 더 많은 전자 상거래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챗봇의 최대의 장점은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이며 고도의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여 더욱 정교해지는 소비자 구매 여정의 시작점에서 구매까지 각 단계마다 전환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챗봇의 활용은 디지털 마케팅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브랜드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여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이모티콘이나 스티커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핵심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할 수 있다.
아직은 개인에 맞춰 제공되는 정보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소비자의 니즈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 발전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리 진행되고 있다. 영화 <그녀(Her)>에서처럼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를 위한 최고의 쇼핑 어시스턴트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챗봇’과의 사랑이 시작됐다
Chatbots as your Fashion Adviser
Tommy Hilfiger Launches Chatbot On Facebook Messenger To Tie To Gigi Hadid Collection
British Vogue launches fashion-forward Facebook chat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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