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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평 May 15. 2016

스틸 플라워 / Steel Flower

소녀, 꽃처럼 피다

메인 이미지 : 스틸 플라워(2015), Still-cut, 제공 : 네이버 영화




스틸 플라워(2015) Steel Flower /  연출 :  박석영 / 주연 : 정하담


00


소녀는 같은 곳을 맴돈다.


카메라는 불안한 듯 그녀를 쫒는다.


약자는 항상 약자를 수탈한다.


약자의 약자 멸시.



Still-cut / 네이버 제공

01


그녀는 도심 속에 숨어든다.

도시를 떠나 도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그녀를 받아줄 곳은 많지 않다.


그녀는 약자이며,

약자의 약자이다.


출신의 불분명함은 근원을 잃어버린 20대의 자화상일까?

어쨌건 그녀는 도시 속으로 떨어졌다.




Still-cut / 네이버 제공

02


그녀의 꿈은 6만 원짜리 탭 슈즈이다.

하루 종일 탭 슈즈를 신고 어설픈 스텝을 밟는다.

차가운 쇳소리가 골목을 울린다.

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없고, 카메라 만이 그녀를 바라본다.

가로등이 Spotlight처럼 그녀를 비춘다.


그녀를 따라다니는 카메라는 흔들흔들

어지럽게만 한데

그녀의 춤을 바라보는 카메라는

조용하기만 하다


그녀의 춤은 스스로에게 충만하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무심하다


그녀가 내는 소리들은 파도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녀의 몸과 소리가 파도에 휩쓸린다

휩싸인다


그녀는 웃음 일지 울음 일지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



Still-cut / 네이버 제공

03


그녀는 행복하지 않다

단지 그녀에게 주어진 행복이

딱 그 정도였을 뿐이다


그것을 행복이라 부를 수 있을까

Steel Flower

Still Flower


그녀는 꽃처럼 피고,

쇠처럼 굴러다녔다.







Epilogue


정하담이라는 배우가 왜 충무로의 떠오르는 스타인지 알 수 있었다.

영화만 봤을 때는 평범한 마스크라 어떤 배역에도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리저리 이미지 검색을 해보며 생각보다 더, 매우, 아주 매력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뭐랄까 베네딕트 컴버배치처럼

"예쁨"을 연기하는 배우 같달까?


스틸 플라워

라는 영화는 현재 서울에서 단 두 곳의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다.

홍대 상상마당

건대 시네마테크


국내외 유명 영화제에 초대받고

수상한 좋은 작품인데

그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2곳뿐이라는 것은


조금 슬픈 사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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