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꿈꾸는 사람들이 콘텐츠부터 해야 하는 이유
제품을 만들어 판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브랜드를 꿈꾸는 사람들이 콘텐츠부터 해야 하는 이유
브랜드를 꿈꾸는 사람들이 콘텐츠부터 해야 하는 이유
특히 뷰티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는 회사에서 뷰티 브랜드를 런칭하고 직접 운영하면서 이 현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대한민국엔 약 3만 개의 화장품 브랜드가 있다. 뷰티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일반인들보다 훨씬 많은 브랜드를 알고, 계속 서칭 하는데도 모르는 브랜드들은 항상 나온다. 그만큼 정~말 많은 것이다.
그런데 한 해에 폐업하는 곳만 해도 약 8800개다. 매일같이 새로운 브랜드가 생겨나지만, 또 그만큼 많은 브랜드가 조용히 사라진다.
내가 런칭했던 브랜드는 회사가 신사업으로 뷰티를 시작한 경우였다.
회사는 ‘화장품은 제조단가가 낮아 투자비가 적게 든다’는 큰 착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초기에 마케팅 예산을 거의 잡지 않았다. 혼자서 블로그 바이럴, SEO 마케팅, 인플루언서 시딩, 네이버 쇼핑광고, 소액의 메타광고까지 온갖 시도를 다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뷰티 브랜드는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을 출시하며 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제품 투자조차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혼자서 브랜드를 고군분투하며 운영하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좋은 제품이 있어도 결국 소비자와의 신뢰와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 과정에서 개인 브랜드나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으로, 나는 규모가 크지 않은 브랜드라면 무작정 제품을 만드는 대신 먼저 '콘텐츠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에 닿았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초기 고객 확보 비용을 줄여준다
소규모 브랜드는 인지도를 얻기 위해 대규모 노출이 필수다. 그러나 돈이 많지 않은 한 광고로 지속적인 인지를 만들기란 어렵다.
한 번의 광고로 잠깐 눈에 띌 수는 있겠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른 제품들이 치고 들어오고 할인을 홍보하는 사이에 당신의 브랜드는 잊힌다. 리텐션을 만들 기회부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돈이 없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건비와 운영비를 생각하면 그 또한 쉽지 않다.
반면 콘텐츠로 탄탄한 팬층을 만든 사람은 팔로워가 몇 천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전환을 만들어낸다. 팬이 1000명, 아니 '진성 팬' 100명만 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다. 인플루언서가 물건을 잘 파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미 그들이 만든 콘텐츠로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2. 팬층 형성이 브랜드보다 쉽다
회사의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한계를 많이 느꼈다. 사람들은 브랜드보다 개인 계정의 콘텐츠에 더 호감을 쉽게 느낀다.
브랜드 계정은 아무리 진정성 있게 콘텐츠를 만들어도 결국 광고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개인은 다르다. 개인이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본 경험은 믿음을 준다.
그리고 개인은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훨씬 더 자연스럽게 팬을 만든다.
브랜드는 이미지나 영상 등 돈과 시간이 더 많이 드는 콘텐츠로 신뢰를 쌓아야 하지만, 개인은 그냥 일상과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호감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브랜드 계정을 운영할 때마다 차라리 '내 브랜드'라면 개인적인 스토리를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결국 브랜드보다 사람의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쉽고 빠르게 팬을 만든다는 걸 깨달았다.
3. 경쟁 시장 자체가 다르다
브랜드들이 목숨을 거는 ‘차별성’을 인간이라면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떤 제품에 대한 콘텐츠를 보는 순간, 직관적으로 가격, 성분, 효능 등을 경쟁 제품과 철저히 비교한다. 순간의 찰나에 유사 제품과 비교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콘텐츠는 어떨까? 사람은 제품을 고르듯 비교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공감하거나 멋지다고 느낀다. 인간의 매력과 이야기는 비교와 경쟁 대신 고유함으로 빛난다.
결국 콘텐츠로 시작하는 개인 브랜드는 처음부터 "경쟁"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사람인지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이 지닌 각자의 개성은 누구도 완벽히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에, 나는 제품 하나만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을 보면 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라면 콘텐츠부터 시작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길을 만들어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한 걸음씩, 내 콘텐츠를 쌓아가려 한다.
아직은 과정에 있지만, 제품보다 먼저 ‘사람’으로서 신뢰를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으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는 그렇게 천천히 시작되고 있다.
꿈만 꾸기보다는 용기 있게 뭐라도 한 발짝 내딛는 게 낫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