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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미로 - 필립 K. 딕

Mors certa, hora incerta.

by 알파

<죽음의 미로>는 과학 소설이면서 동시에 추리 소설이고, 일종의 신학 소설로도 볼 수 있다. 잘 짜여진 작품이다. 뻔한 클리셰를 너무 노골적으로 써먹었다는 비판도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다시 들춰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야기 전체가 누구나 느끼는 근원적 절망감에 토대를 두었기 때문 아닐까?


아주 긴-단편을 읽은 느낌이다. <화성의 타임슬립>에서도 느낀 바지만, 뭔가 이야기가 계속될 것 같은 묘한 여운이 있다. 더불어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죽은 자가 무슨 말은>과 같은 단편집에서는 맛보지 못한 심원한 철학적 깊이와 문학적 외침을 발견한다.


불확실하고 부조리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형상파괴자를 매개로 하여 '신'에게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지복이 아니겠는가? 엔트로피의 법칙에 복종하는 것.


Mors certa, hora incerta.

죽음은 확실하고, 현재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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