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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 라구요?!

ㅡ고1 첫 중간고사와 고3 마지막 중간고사

by Anne

매해 4월 중순이면 벚꽃이 절정을 이루며 온 동네방네 하얀 눈꽃이 날린다.

그런데 나는 언제부턴가

ㅡ아마 큰아이가 중간고사라는 걸 첨 보던 중2시점부터였나 보다.

꽃놀이는 고사하고

하루 한 과목만 보고 집에 일찍 오는 아이들 덕분에 삼시세끼 챙겨주느라 정신이 없다.

잘 챙겨 먹는 집 애들도 있다더니만

먹는 거에 너무너무 대충인 우리 집 애들은 셤기간 지나면 소중한 살들이 빠져버려서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우리 땐 12과목도 4과목씩 3ㅡ4일 보고 끝냈는데

하루 한 과목을 일주일 내내 보니 셤기간이 길고 지루하기 만허다. 허허

올해부터는 둘째도 고등 올라가서 첫 시험을 본다 허고

첫째는 지인생 마지막 중간고사를 본다 헌다.


공부야 저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니 뭐 간섭할 것도 없는데

기나긴 시험기간에 일상이 무너져버려 밤낮이 뒤집혀 지내다 보니 같이 잠 못 자고 피곤한 건 나도 예외 없다.

둘째가 먼저 일주일보고 이틀 후 큰아이가 보는데 나는 거의 2주째 시험기간이다 보니 오늘 아침엔 눈떴는데 바닥이 핑.하고 돈다.

허.참. 이제 내가 애들 체력 같지 않으니 같이 책 봐준다고 날밤 새고 이런 건 못하겠다.


K고일이. 고사미 엄마가 끝판왕이라더니

주변엄마들이 애들 먹는 약 나눠먹어야 한다는 말이 그 말이었구나.

우리 때보다 뭐 좋아진 게 더 많은 세상이긴 한데

공부하는 거 보면 요즘 애들은 좀 안 됐다.

뭔가 더 좋은 결과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데 말이다.


얘들아

벚꽃이 다 져버렸네.

이쁠 때 니들 데리고 주말에 한강에 돗자리 펴고 싶었는데

제법 따스해진 봄볕과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같이 맞으며 즉석라면하나 맛있게 싶었는데

셤끝나자마자 친구들이랑 쇼핑몰에

친구들이랑 극장으로 달려가버려서

엄마 혼자 올림픽대로에 아직 남은 꽃들 보며 이제 막 봄냄새를 맡았어.

벌써 4월이 훌쩍 가버렸구나

어제인가 수능 200일이라고 여기저기서 떠들어댄다.

200일 후면 뭔가 달라지는 걸까?!

엄마는 네가 하는 일에 후회만 없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응원하려고 맘을 먹었다.

제발 아들아 아프지 말고 올 한 해 잘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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