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오전 8시 꿀 같은 내 시간.
요 며칠은 정말이지 혼이 나갈 것 같은 날이었다.
고사미는 고사미대로 바쁘고
고일이는 중간고사 이후 실기연습으로 밥먹듯이 날밤을 새는 중이이시다. 둘째의 학교가 거리가 좀 있다. 새벽에 집에 데리고 와서 두세 시간 겨우 자고 다시 데려다주고를 며칠 하다 보니 아이도 나도 거의 제정신이 아닌 시간을 보내고 있다. 큰아이도 '자라자라' 하는 엄마가 없으니까 안 자고 공부하다 늦잠을 자고 아침에 헤롱헤롱 힘들고...
오늘도 지각할 뻔한걸 열심히 달려 겨우 교문 앞에 내려주었다.
큰아이 작은아이 각자자리에서 열심히 지내는데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픈 마음에 동분서주하지만 내 나이도 나이인지라 아침에 남편이랑 애들 둘 보내고 나면 기운이 쫘악 빠지면서 긴장이 풀린다.
바빠서 오전운동도 못 나간 지 일주일째.
어제도 두 시간 겨우 잔 것 같아서 헤롱헤롱하니 남편이 '애들 보내놓고 좀 자라'하는데, 텅 빈 거실에 있는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잘 수없지.
큰아이 내려주고 집에 돌아오면 8시.
재빨리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기도 빠르고 짧게.
아침 먹은 설거지도 후다닥.
구석구석 보이는 대로 정리를 빠르게 끝내고.
내가 좋아하는 잘 정돈된 거실이 되었을 때.
커피를 내린다.
어제 퇴근길에 남편이 사 온 맛있는 빵이랑
달콤한 꿀을 가득 넣은 갓 내린 따끈한 커피.
정말 꿀 같은 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