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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8 간장떡볶이

ㅡ 추억을 부르는 맛

by Anne

간장떡볶이.


아이들이 어릴 때 빨간 떡볶이를 잘 먹지 못했던 시절 자주 만들어 먹였던 음식이다.


오늘 조금 일찍 하교하고 스카에서 공부하던 녀석이 오늘은 집에서 저녁을 먹겠다고 한다. 둘째 아이가 오늘 외부 공연 일정이 있어서 저녁때 겨우 도착할 것 같은데, 집에서 편하게 먹고 좀 쉬었다 집에서 공부하겠다는 고사미에게 "사 먹어!" 하긴 좀 미안해서 일단 집으로 오라고 했다.

'집에 뭐가 있지? 밥은 있고 반찬도 있긴 한데 뭘 좀 해줘야 하지?! 아! 불고기 사다 둔 게 있었구나! '

요즘 괜히 귀찮고 바빠서 코스트코에서 재워진 불고기 큰 거 한팩을 사다 두고 급할 때 한 끼 먹여야지 했던 게 생각났다.


"아들~오랜만에 간장떡볶이 먹을래?! 엄마가 좀 늦을 것 같은데 너 씻고 있음 얼렁 준비해 줄게!"

"오. 좋아요. 오랜만에 먹고 싶다."

"근데, 아들... 집에 떡이 없네. 스카 아래 있는 마트에서 떡볶이 떡 좀 사 올래?"

우리 집 고사미는 '공부해라'는 말 빼고는 다 잘 들어서 흔쾌히 자기가 사 오겠다고 했다.

조금 있다 전화해서는 마트떡은 맘에 드는 게 없다길래 그 옆 떡집에서 사 오라고 했더니 맛있는 떡국떡 하나를 덜렁덜렁 사 왔다.


집에 오자마자 재워진 불고기 넣고 떡 넣고 후다닥 조리하고 마지막에 그릇에 담기 전 진짜 진짜 맛있는 참기름을 휘휘 둘러준다.


아들 녀석은 시원하게 씻고 나와서 한 그릇 뚝딱해 치우고는

"오랜만에 먹으니까 너무 맛있다. 옛날에 진짜 많이 먹었는데!" 한다.


응. 그래.

옛날에 엄마가 반찬 하기 귀찮고 한 그릇으로 저녁 한 끼 때우고 싶을 때마다 했던 음식이라 그래.

너희들이 맛있게 먹어주어서 참 좋았지. 훗.


오랜만에 추억 돋는 음식으로 저녁 한 끼 맛있게 먹고 일어난 고사미는 잠시 수다를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노랫소리가 들린다. 랩인가? 랩을 따라 하면서 공부할 수 있나? 오늘 쉬는 날이니? 흠.

카카오스토리에서 찾은 간장떡볶이 사진. 꽃당근까지 나름대로는 참 정성스럽게도 해줬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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