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미리 아픈걸 위로 삼아야 하나.
며칠새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데
우리 집고사미가 어제저녁부터 기침소리가 심상치 않다.. 했다.
시험기간이라 집에서 점심 먹고 종일 스카에 있겠다 하길래 그러라 하고 보냈는데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간에 전화가 왔다.
목소리도 별로 안 좋고 기침도 하고 코도 훌쩍이면서
"엄마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요. 집에 일찍 가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일단 어서 집에 와."
소파에 한 바구니 쌓아둔 수건 빨래를 서둘러 개어두고 애들 방 창문 닫고 거실 정리를 후다닥 끝냈다.
집으로 들어온 아들은
"일단 씻어요."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평소 같으면 한 시간 가까이 씻고 나올 텐데 30분도 안돼서 나오는 거 보니 진짜 몸이 안 좋구나.
감기약을 얼렁 챙겨서 씻고 나온 아들에게 먹였다.
"오늘은 일단 자자. 잘 쉬어야 낫는 거야. 감기는"
긴팔잠옷도 내어주고 따뜻한 물 한잔 먹여 들여보냈다.
오랜만에 일찍 누운 고사미는 약기운이 돌았는지 금세 잠이든다. 아프지 않아야 하는데...
그래 아파야 한다면 미리 아픈걸 다행이라고 하자.
오늘 밤, 감기가 싹 달아나는 보약 같은 잠이길.
덕분에 엄마도 좀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