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D-42 7 ×6=42

ㅡ 칠육은 사십이

by Anne

42일 남았다.

처음부터 매거진발행 목적이 아들과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엄마도 뭐라도 해야겠지 싶어 시작한 일이었다.

그래서 디데이를 제목에 붙이고 시작했는데 어느덧 42일.

이제 딱 6주가 남았다.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그냥 기다리기만 해도 이렇게 금방인데 준비하는 녀석에게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

"헤엑. 벌써? 이만큼밖에 안 남았다고?!"

아들방문 앞에 일 년 달력을 붙여뒀는데 고3일정이 워낙 많으니 한눈에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예전에 칭찬스티커 붙이던 게 생각이 나서 고사미랑 재미로 스티커를 붙여가며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 빈칸도 얼마 없다.


처음 아무 일정이 없던 달력을 붙이면서 일 년 잘 보내보자 했는데,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오늘이네.

요 며칠은 스티커 붙일 정신도 없었는지 지난날짜가 텅텅 비어있길래 스티커를 막 붙였다. 이래저래 바빴던 날처럼 스티커를 마구 붙이고 나니 오늘 날짜.


요즘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일찍 잠드는 아들 녀석이

"내일부터 연휴니까 늦잠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서 할게요!


"절대적인 공부시간이 부족한 거 아니야? 계획대로 잘 되고 있는 거지?"


라고 물었다가 찬바람만 쌩~~~

어이구. 참을걸. 말하지 말걸...


"알았다 알았어. 네가 계획한 대로 하는 거지머. 며칠 쉰다고, 더한다고 머 얼마나 차이 나겠냐. (차이 날 텐데... 말을 말아야지.) 오늘 푹 자고! 대신 핸드폰 두고 들어가고! 일찍 일찍 자고오오오."


방으로 들어가는 뒤통수에다 계속 우다다다다...



그래. 얼렁 들어가 버렷!

널 보면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될 것 같아!


너보다 조금 더 살아보고 경험한 게 많은 엄마는 조바심이 나서 그래. 네가 나중에 후회할까 봐 그러는 거야.

엄마는 네 담임선생님과 학기초에 상담할 때 너 스스로에게 미안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셨던 말이 참 좋았어.

'네가 열심히 하지 못한걸 스스로에게 미안해하며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라고 물어주신 말이 마음에 쏙 들어오더라고.

고3만 수년을 하셨다는 선생님이 남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보셨겠니?! 되려 엄마를 위로해 주시면서 너는 착하고 귀엽다고 어디 가서도 사랑받고 씩씩하게 잘 살 거라고 하셨는데 그냥 엄마는 칭찬으로 들었어.

"저 녀석이 정신만 차리면 더 잘할 텐데요"

라고 하셨는데 그것도 칭찬으로 듣고 웃었지모야.

그래도 네가 고3 들어와서 열심히 잘 지내주어서 고마워.

학기 초 선생님 말씀을 너도 잘 새겨들어서 후회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느라 애쓰고 있다는 거 알아.

공 차고 싶고, 공 던지고 싶고, 공치고 싶은 것도 참고 잘 지내고 있는 것도 알아.

이제 정말 42일. 딱 6주 남았다.

이후에 어떤 결과가 되던 12년 학창 시절을 후회 없이 마무리해보자.


오늘도 뒤통수에 대고 '우다다다다' 해서 미안해.

우리 아들 오늘도 꿀잠 자렴!



요즘 스티커는 너무 예쁜게 많음.
벌써 10월!
이거 붙일때가 좋았지. 안그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D-43 벌써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