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힘, 모나리자가 특별한 그림이 된 이유

by Nova B

모나리자는 처음부터 유명하지 않았다


모나리자 그림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필자처럼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모나리자'라는 그림은 안다.


필자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모나리자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모나리자는 전시된 다른 그림과 달리 가까이서 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멀치감치서 루브르 박물관에 왔다는 가장 상징적인 사진을 찍기 위해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모나리자를 두고 줄을 길게 서 있었다.


깊이에 사실감을 더하는 원근법과, 색을 겹쳐 윤곽을 부드럽게 흐리는 스푸마토 기법 등을 활용해 그려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걸작이라 평가받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그림이었다.


모나리자는 평범한 사람들에겐 지금만큼 유명하고 귀중한 그림으로 인식되지는 않았다. 모나리자가 지금처럼 유명한 그림이 된 것은 '스토리'의 힘이다


'도난당한 명화'라는 스토리


1911년, 다른 그림과 같이 일반 벽에 걸려 있었던 모나리자를 보러 갔던 한 화가가 그림이 없어진 걸 발견했다. 경비원은 도록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는 중이라 말했지만 확인해 보니 아니었다. 모나리자가 도난당했던 것이다.


언론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모나리자 그림 도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연일 모나리자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로 인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나리자는 급속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심지어 도난당한 모나리자 그림이 걸려있던 빈 벽이라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2년 후 진범이 잡히기 전까지 여러 소동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은 당시 29세였던 파블로 피카소가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관계자로 체포된 것이다. 여러 용의자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용의자에게 조각을 산 적이 있는 피카소가 관계자로 잡혀간 것이다. 물론 파블로 피카소와 해당 용의자는 진범이 아니었다.


진범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하던 직원, 빈센조 페루자었다.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들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귀중한 작품들에 유리 케이스를 씌웠는데, 페루자는 모나리자의 유리 케이스를 제작한 기술자 중 한 명이었다. 루브르 박물관의 구조와 동선을 잘 알고 있던 그는 주말에 박물관을 찾아 은밀한 공간에 숨어있다가 프레임에서 모나리자 그림을 떼고 똘똘 말아 그대로 박물관을 빠져나온 것이다.


'도둑맞은 명화'라는 스토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모나리자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진품 모나리자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추측만 난무할 뿐이지만, 모나리자의 복제품이 290만 유로(한화로 약 39억)에 낙찰된 것을 보면 스토리가 만든 의미는 큰 힘을 갖는다. 누구나 가짜라고 인정하는 제품에 39억 원의 가치를 매기는 것을 보면 말이다.


'타이타닉'만 기억하는 이유


비슷한 사례로 타이타닉 호 침몰 사건이 있다.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저명한 인사들과 부자 승객들, 생사를 오가는 긴박한 순간에서 살아온 이들의 여러 증언들,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어진 영화 <타이타닉>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될 스토리의 적합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다. 타이타닉 호 침몰 사건으로 약 15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4,000명 가까이 사망한 1948년 중국 여객선 강아호 침몰 사고, 4,345명이 사망한 1987년 도냐파스호의 침몰사고, 1,863명이 사망한 2002년 감비아 부근 해역의 르줄라호 Le Joola가 침몰 사고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타이타닉 호보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해상사건은 많은데, 대부분은 타이타닉 호의 사건을 기억한다.


스토리는 단순한 사실을 뛰어넘는다


인간이 객관적인 존재였다면, 도난 사건 없이도 모나리자는 모두에게 유명한 명화일 것이며 타이타닉 호보다 끔찍했던 해상 사고에 관심이 더 많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스토리는 단순한 사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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