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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va Mar 19. 2024

쌍 ㄱ 의 바램

깡, 끼, 꾼, 끈, 꾀, 꼴, 꿈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3개월 프로젝트인 집안 행사도 있었고 한국에서 손님도 오셨고 그리고 처음으로 한 살 된 둥이들을 데리고 가족 여행에 긴장하느라 책상에 궁둥이 붙일 시간이 잠시도 없었다. 그 와글거림 속에서도 글을 쓰고 싶다는 목마름(?).. 까지는 아니고, 하지만 뭔가 꾸욱거리는 낯선 장기를  늘 옆구리에 차고 다녔다. 그 와중에도 다른 작가들의 글과 책을 토막토막이라도 읽을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위로가 되었다. 생각이, 감정이 그리고 내 감각들은 적어나가는 것이 나름대로 훈련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생각에만 머물고 있어 스스로가 아쉽다. 격정의 시절에는 감정도 감각들도 요동쳐서 마구마구 흰 여백을 채우며 새벽이 오는 줄도 몰랐었다. 지금은 생각들만 너울거린다. 이제 사는 일에 밀려가는 것에서는 벗어 낫건만, 세월 때문인가 혹은 지금의 심리상태 때문인가. 어쨋던 너울거리는 생각들을 잡아채는 뜰채와 짬을 옆으로 가져오자. 그리고 옆구리에 차고 다니는 그 알장거리는 낯선 장기를 내 심장옆에 나란히 붙여놓고 친해보자.


깡, 끼, 꾼, 끈, 꾀, 꼴, 꿈


(이미지출처 : 민화작가 스테파니 리 작품)

  

 - 글쓰기 첫 번째 글에서 내 안의 얼룩진 상처를 확 까발렸더니 이제는 웬만한 감정의 내용은

       “So what?” “그래서.. 뭐 어떤데?” 어쩌라구우~” 라는 깡이 생겼다. 인간들이 사는 느끼는    

       모두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재기인데 “난 내 삶에 진심인데 내 글이 이상하든 말든 어쩌라고

       라는 왕년의 삼류 조폭 마누라가 가질만한 무모스러운 마음의 깡.


 – 컥컥거렸던 슬픔을 허탈 웃음으로 만들어 볼까기쁨을 바다빛 옥색가루로 만들어 

      사랑하는 이들 어깨 위에 뿌려볼까?  새벽빛 그리움은 펄럭거리는 노을의 치마 속으로 숨길까

      미역빛 상처는 블랙코미디로 찢어서 하얀 밤으로 태워볼까

      희망은그건 무지개로 환생해서  반짝거리는 하얀 마은 속으로 보내주지

      라는 6차원세계의 추상적인 끼.


  – 와글대는 생각이 닿은  어디든 종이비행기에 연필을 싣고 떠날 수 있는

       하얀 가루가 된 엄마를 콩가루처럼 내 몸에 묻혀 엄마 냄새를 자장가로 만들 수 있는, 

       그리고 책갈피에 곱게 끼어넣은 내 삶의 그림자들에게 파스텔색 깨끼저고리를 입히는 재주꾼.   


  – 어지러운 세상에서 인간의 진심을 놓치않으려고 온 힘을 다하며 글을 쓰는 영혼들과의 끈,  

       (브런치에서 그런 끈들이 쬐끔 생겨가고 있긴 하지… 나 혼자만의 끈일 수도 있지만.)


  – 글 쓰는 작가님들이 알려주는 세상의 많은 삶의 비법들을 정신없이 컨닝하려는 꾀.


  – 끄적거렸고 그리고 휘갈긴 서툰 감정들이 이제는 종이 위에서 더 이상 엎치락뒤치락 

        뒤엉키지 않는 꼴


  – 꿈이 생겼다 삶의 순간들의 감정들을기억들을  종이에 적어 가다 보니까  종이들과 

        글들이 결국 ‘였다.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 감정들도 찾아 종이 위에 올려놓으려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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