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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우 Mar 04. 2016

열패감을 버리고, 성공의 습관을 들여라

[헬조선시대에 살아가기]

붙을 줄 몰랐어요.

왜 떨어지는 사람은 계속 떨어지고, 붙은 사람은 계속 붙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는 비단 취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사업도 마찬가지고 연애도 마찬가지다. 돈 버는 것도 그렇긴 하다. 이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 단순히 운일까? 아니면 실력, 능력? 아니면 둘 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그것이 문제다. '나는 왜 계속 떨어지는데 쟤는 왜 계속 붙는 걸까?', '특별히 나보다 나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뭔가 비법이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비법은 없다.

면접 컨설팅을 하다 보면 면접 발표한 후에 그제야 부랴부랴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한 본인이 제출한 입사지원서를 저장조차 안 해놨으며, 자기소개서를 성의 없이 쓴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복사, 붙여넣기로 기업명을 바꾸지 않은 채 제출한 경우도 많이 있었다. 그럼 묻는다. '왜 그랬어요?, 지금까지 뭐 했어요?' 마치 모두 짠 듯이 답변은 다 똑같다. 100프로다. "붙.을.줄.몰.랐.어.요."

처음엔 좀 화났다. '뭐, 붙을 줄 몰랐어? 나도 네가 왜 붙었는지 모르겠다'라고 얘기해주고 싶으나 참는다. 이제는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러려니 한다. 궁금하긴 하다. 붙을 줄 모르면서 지원은 왜 할까. 운이라도 바라는 건가. 로또 사는 기분으로 지원하는 건가. 비꼬는 것이 아니라 정말 궁금했다. 이제 그 원인을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이른바 "열패감"이다. 열등감하고 다르다. "열패감"이다. 네이버 사전에 이렇게 나온다.


열패감 : 남보다 못하여 경쟁에서 졌다는 느낌



그래 이거다. 시합도 하기 전에 패했다는 느낌, '열라 패배한 느낌'이라는 거다. '이기고 시작한다'라는 말이 있다. 속된 말로 '반은 먹고 들어간다'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건 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반은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 어찌 비효율적이지 아니한가. 먹고 들어가도 시원찮을 판에 지고 들어가니, 결과가 좋을 리 만무하다. 운 이란 게 한 번은 작용해도 두 번은 안 해준다. 로또 당첨 확률이 800만 분의 1인데 매주 10명씩 당첨자가 나온다. 허나 1등 2번 당첨된 사람은 없다. 운으로 한 번은 돼도, 두 번은 안 된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류, 필기, 면접 크게 세 번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한 번은 운으로 통과해도 세 번을 운으로 통과하기는 불가능하다. 일단 서류가 확실히 준비되어 있어야 필기에 집중할 수가 있다. 필기에 자신이 있어야 면접을 미리 준비할 수가 있다. 필기 결과 발표 후 면접까지 몇 일 안 준다. 심지어 이틀 후 보는 회사도 있다. 미리 준비하는 사람은 필기시험 끝나고부터 면접을 준비한다. 당연히 먼저 준비한 사람이 유리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열패감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악순환을 반복하는 이유다.

되는 사람은 미리미리 준비한다. 서류 준비 다 끝내놓고 필기에 집중한다. 필기시험 본 후는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 생각하고, 면접에 집중한다. 이게 선순환이다. 선순환하면 합격 확률이 높다. 그래서 되는 사람은 계속 되고, 안되는 사람은 계속 안된다. 이 고리를 끊는 것이 급선무다. 이거 못 끊으면 또 운에 기대야 된다. 그럼 이 열패감은 왜 생긴 것일까? 이런 좋지도 않은 느낌을 왜 갖는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두 명이 아닌 것으로 봐선 개인적인 요인보다는 사회적인 요인이 더 큰 듯하다. 집단 발병이란 뜻이다. 병 맞다. 이건 병이다. 자연치유가 안되는 병. 의식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열패감은 완전 경쟁 사회로부터 기인한다.
패배의 습관이 내재화된 상태다.



우리 교육은 어려서부터 경쟁에 내몰린다. 이른바 완전 경쟁 사회다. 경쟁에서 빠지고 싶다고 빠질 수가 없다. 내 동의를 구하지 않고, 순위를 매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다. 그게 완전 경쟁의 요체다. 누구나가 경쟁의 대상이 된다.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내가 올라가거나, 남을 내리거나. 전자는 어렵다. 그래서 후자를 위해 남을 방해하기도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열패감이 나타난다. 내가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열패감에 안 빠진다. 잘 하진 못해도 최소한 열패감은 없다. 남을 내리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열패감에 쉽게 빠진다. 본인은 노력하지 않고 남이 못하길 바란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열패감에 빠진다.

완전 경쟁이란 것이 모든 사람이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다. 싫건 좋건 상관없다. 예전에는 완전 경쟁이 아니었다. 예전 서울대 간 사람과 지금 현재 서울대 간 사람은 다르다. 예전에는 공부를 잘했어도 가난해서 대학에 못 간 사람도 많았다. 공부를 못해서가 아니라 빨리 돈을 벌기 위해서다. 경쟁에서 스스로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사회는 모두 경쟁이 참가한다. 분모가 커지는 것이다. 그럼 분자가 같다고 해도 내가 경쟁에서 이길 확률이 줄어든다. 허나 지금은 분자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쟁에서 실패가 빈번하다. 분모는 늘어나고, 분자는 줄어들고. 확률은 배로 줄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은 점점 소수고 지는 사람은 다수다. 이는 갈수록 심화된다. 요컨대, 확률이 작은 게임을 반복하다 보니, 지는 게 당연한, 익숙한 상황까지 온 것이다. 그래서 져도 분하지 않다. 열패감의 보편화다. 자기계발서의 영향도 크다. 자기계발서의 대부분은 자기자랑이다. '내가 이렇게 성공했어요', '나는 이렇게 경쟁에서 이겼답니다, 그러니 날 따라 해요'. 따라 하지 마라. 해도 안된다. 보지도 마라. 가치도 없다. 열패감만 늘어난다. 자기계발서부터 끊어라. 이것도 중독이다. 


자신감 : 주관적 요소
자존감 : 객관적 요소



열패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자신감은 주관적 요소이기 때문에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보다 강한 존재에게는 낮아지고,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는 높아진다. 이는 단기적 해결이지 본질적 해결은 안 된다. 즉, 상대적으로 낮은 회사에 하향 지원하면 된다. 그럼 그 레벨에서는 자신감이 높아지기 때문에 잠시 해결된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더 높은 레벨의 회사에 지원하면 그 열패감이 다시 나온다. 그래서 본질적 해결이 아니다.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이는 자신감과 달리 객관화된 감정이다. 상대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자기 존재에 대한 존중감, 존재 자체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존감을 높여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럼 자신감은 자연스레 생긴다. 자신감은 "어떤 일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 "이다. 즉, 나를 믿는 마음이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마음, '열패감'이 아닌 '열승감'이다. '열라 승리한 느낌'


열승감 : 열라 승리한 느낌
열승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공의 습관이 필요하다.



'열승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공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예컨대, 가수 비를 박진영이 연습시킬 때 얘는 성공할 줄 알았다고 한다. 뭘 해도 될 놈이라는 것이다. 아마 장사를 했어도 잘했을 것이라 했다. 이것이 성공의 습관이다. 가수 비에게서 성공의 습관을 본 것이다. 모든 하면 제대로 하는 것. 모든 하면 잘 할 때까지 하는 것. 모든 하면 인정받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의 습관이다. 그래서 비는 가수로도 성공했고, 연기자로도 성공했다. 정지훈으로. 

야구 선수 이승엽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흔히 이승엽을 국민타자로 알고 있다. 이승엽은 투수였다. 고등학교 때까지. 프로도 투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그러다 팔꿈치 부상으로 타자로 전향한 것이다. 투수 못하면 타자 하지 뭐. 투수를 계속했어도 잘 했을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성공의 습관이다.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선수는 올포디움(All Podium)을 달성했다.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3위 이상 수상을 했다는 의미다. 이 지점에서 경쟁자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차이가 난다. 김연아라고 왜 컨디션이 안 좋은 대회가 없었겠는가.

대회 참가했으면 수상을 해야 되는 '성공의 습관'이 김연아에게도 있는 것이다. 참가를 안 하면 모를까.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차두리 선수도 마찬가지다. 수비수 윙백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원래 스트라이커였다. 오히려 수비수로 옮기고 더 빛을 많이 봤다. 그 역시 '성공의 습관'이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성공의 습관을 가진 사람은 뭘 해도 잘 한다. 원래 잘해서가 아니다. 원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잘 할 때까지 하기 때문이다. 일단 대회 참가했으면 수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일단 시합을 하면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다. 일단 시험을 보면 합격을 해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기업에 입사지원을 했으면 당연히 붙는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시험을 봤으면 당연히 합격을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이다. 시험 보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선 안 된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 시합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해선 안된다. 그럼 다 진다. 원래 승부는 그렇다. 마음가짐이 반이다. 마음가짐만 된다고 시합에 이기는 것이 아니다. 그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하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다. 합격을 목표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합격하는 것이다. 단지 타석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마라. 류현진이 나와도 안타를 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공이라도 맞춘다. 맞춰야 행운의 안타라도 일어난다.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처음 입사시험을 봤다. 2월쯤으로 기억한다. 취업 공부는 본격적으로 12월 말부터 준비했다. 2달 좀 안됐을 때 시험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시험 삼아 본다고 했다. 시험을 시험 삼아 본다고? 왜? 그럼 뭐 하러 보는데? 시험문제 구경하려고? 시험문제 구경하고 싶으면 문제집 보면 된다. 어차피 필기시험 문제, 문제집에 베껴서 내는 거다. 다른 과목들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두 과목을 아예 손도 못 댔다. 공식도 많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루는 과목이라 잘 이해가 안 됐다. '안테나 공학'이라는 과목이었다. 또 하나는 '제어공학'이었다.

시험은 일주일 정도 남았었다. 안테나 공학을 동영상으로 세 번 돌려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공부를 시작하면 중간에 딴 거 안 한다. 이해되던, 안 되던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다. 세 번쯤 보니 조금 이해된다. 그리고 제어공학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세 번째 보면 지겹다. 문제집도 다 풀었다. 심지어 복사해서 다시 풀고 세 번 정도 풀었다. 밤을 몇 일 샜는지 모르겠다. 암튼 일주일 만에 두 과목 다 끝내고 시험장에 갔다. 시험을 잘 보고 못 보고는 중요치 않다. 내가 시험장에 들어갈 때 준비된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 전날에는 무조건 밤 샌다. 컨디션은 중요하지 않다. 알면 풀고 모르는 틀리는 거다.

그렇게 남들 시험 삼아 볼 때 시험을 볼 거면 합격을 해야지. 해서 필기시험 합격은 했다. 다음 논술시험은 일정이 겹쳐서 안 갔다. 그 이후로 봤던 모든 필기시험에서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다. 머리 그렇게 좋진 않은 것 같다. 그냥 '시험에 대한 예의'를 갖출 뿐. 그럼 필기시험은 다 합격한다.  제일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 필기시험에 대한 질문이다. 방법이고, 비법이고 없다. 그냥 하면 된다. 가르쳐주고 할 게 없다. 뭘 가르쳐야 되지? 그냥 한마디만 할 수 있다. 일단 시험장에 갈 거면 붙어야 한다고. 이게 성공의 습관이다.


선례가 없으면 만들면 되지.
어차피 세상일은 항상 첫 번째 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모든 시험을 그렇게 임했다. 당연히 합격이라고 생각하며. 결과도 그랬다. 면접은 안되는 부분도 있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면접 보고 나면 당연히 합격이라 생각한다. 혹시 떨어질지라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된다. 언제까지 합격자 발표 마음 졸이면서 기다릴 것인가. 그냥 쿨하게 당연히 합격이지 하고 열어보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성공의 습관을 들이면. 본인이 3학년인데 어려서 불리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는 학생이 있었다. 그런 사례가 있냐고 묻는다. 이렇게 답해 줬다. "선례가 없으면 만들면 되죠"

< 대한민국 헬조선의 모습 >


요약하자면, 열패감을 극복하려면 성공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 허나 우리 사회가 완전 경쟁 교육으로 몰기 때문에 성공의 습관을 들이기 쉽지 않다. 구멍은 좁은데 들어가려는 사람은 너무 많다. 자연스레 합격보다는 불합격이, 이기기 보다 지는 경험이 익숙하다. 많이 축적됐다. 그것도 너무 많이. 그래서 의식적으로 이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작은 것부터. 일단 하면 잘하자. 일단 하면 합격하자. 일단 하면 이기자. 일단 하면 성공하자. 일단 하면 될 때까지 하자. 그런 성공이 차곡차곡 쌓이면 성공의 습관이 된다. 그러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생기고, 열패감이 극복된다. 

다행히 취업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완전 경쟁 시장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취업 시장에 뛰어든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정말 뛰어난 사람들은 취업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그들은 알아서 본인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먼저 다 데려갔다. 굳이 힘들여 좁은 구멍에 서로 들어가려는 취업 시장까지 나오지 않는다. 그 구멍까지 가도록 주위에서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취업시장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 나머지이다. 그래서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러니 자신감을 갖고, 자존감을 세우고, 열패감을 버리고, 성공의 습관을 갖자. 별거 아니지 않은가. 일단 하면 붙는다. 일단 하면 이긴다. 일단 하면 잘한다. 일단 하면 성공한다. 일단 하면 될 때까지 한다. 얼마나 심플한가. - 헨 리 샘-

일단 하면 붙는다. 
일단 하면 이긴다.
일단 하면 잘한다. 
일단 하면 성공한다.
일단 하면 될 때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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