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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우 Mar 10. 2016

출근이 인생의 목표인 당신에게 바친다

[말은 많은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우리네 현실]



이 영화는 한국콘텐츠센터를 배경으로 PD 지망생 호찬이 이곳에서 인턴을 하면서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정규직을 제안받았습니다. 10분이란 시간 동안 꿈꿔왔던 PD를 계속 준비할 것인가 안정적이지만 따분한 직장에 들어갈 것인가 결정해야 하는 스토리를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감독의 실제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낸 작품이라 그런지 디테일이 살아있고 실제의 현실과 가장 흡사한 회사 생활을 잘 그려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포스터의 홍보문구처럼 '출근'이 인생의 목표인 그래서 목표를 이룬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회사형 인간>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어느 책에서 본 글귀입니다.



"회사가 원하는 틀에 자신을 구겨 넣다 자기 고유의 생명력을 상실한 인간형"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인간형"


이 영화에서 보면 지부장 역과 한영미 역의 인물이 딱 이런 인물입니다. 회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무능력한 인간형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사람들이죠. 단지 시대를 잘 타고 나서 인생의 목표인 '출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죠. 그리고 또 한 명 부장이 나옵니다. 이 사람은 전형적인 회사의 부장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능구렁이처럼 위해 주는척하며 순진한 어린 직원들 이용해 먹으려고 하는, 책임회피형 관리자.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직장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사회생활 혹은 직장생활이란 것(?)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아니 학생들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조차 잘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본인이 그들보다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능구렁이들한테 이용당하는 게 안타까운 마음에서입니다.


과연 저 부장이 호찬을 위해서 제안을 하는 것일까요? 물론 제안을 받아들이는 건 좋습니다. 허나 저 사람이 무엇을 위해 저러는지는 알고 하란 겁니다. 유일하게 유능하고 호찬을 위했던 정용진 씨가 회사 떠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호찬씨, 여긴 말은 많은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 그것만 주의해요."



이 영화의 핵심이 이 대사에 다 담겨있습니다.

저도 여러 회사를 다녀보면서 왜 그럴까? 에 대해서 한참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 왜 업무를 서로 떠넘기려고만 할까?

- 왜 핑퐁 칠까? 그럴 거면 왜 회사에 나올까?

- 관리자라 하는 사람들은 왜 본인이 해야 되는 걸 안 할까? 이 사람들은 본인의 업무가 뭔지나 알고 있을까?

- 왜 일은 하는 사람들만 계속하는 걸까? 안 하는 사람한테는 왜 안 시키는 걸까?


사실 저도 막연하게만 짐작하고 있었는데, 어떤 책을 보고 정답 비슷한 걸 찾았습니다.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와 "리더는 마지막을 먹는다" 란 책입니다.





이 책에 의하면




조직은 구성원의 울타리가 되어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어떤 조직에서 본인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을 느끼고 본인의 보호를 위해서 일을 한다는 겁니다. 즉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일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조직은 구성원의 울타리가 되어 구성원이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의 보호를 위해 본인을 희생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레 그 리더를 위해 희생하게 된다는 겁니다.


만약 영화에서 PT를 망치고 나서 부장이 본인이 책임을 지고 직원들을 감싸려고 했다면 그래서 직원들을 보호했더라면 저런 상황이 안 됐다는 거죠. 그런데 영화에서 부장은 온 지 얼마 안 되는 신입사원을 탓하고 다른 직원들은 인턴인 호찬을 탓합니다. 자신들이 보호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것이죠. 그러면 또 똑같은 상황이 왔을 때 일을 서로 안 하려고 하는 거죠. 책임지지 않으려는 거죠. 필자는 이것이 리더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리더는 없고 권위자, 관리자만 있다는 것이죠.


이 두 권의 책을 보고 대충 어렴풋하게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내용이 명쾌하게 정리되더군요. 취준생이나 신입사원들이 이런 것들을 좀 알고 회사생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리더 같지도 않은 권위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거든요. 비단 우리나라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게 싫었고 내가 바꿀 수 없어서 (사실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는 게 맞는 표현 같네요. 그 정도 애정이 없었거든요) 떠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입사하는 사람들이라도 잘 교육해서 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그럴만한 지위가 아니라 좀 더 힘을 키워야겠죠. 암튼 취준생들이나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분들에게 이 영화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취준생 입장에서 심히 공감할 만한 내용입니다.


요즘 리더십, 리더에 관한 책을 주로 보고 있습니다. 진정한 리더가 없다는 것 참 불행한 일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나 봅니다. 그래서 '명량'이 이렇게 히트 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쟁에서 제일 앞에 서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뒤에서 지시만 하는 사람이 리더가 아닙니다. 현대에도 ''이순신 장군'과 같은 리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따르는 것이고,
그 충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을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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