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한다는 것은]
다음 공준모 카페에 가끔 들어가 보는데 게시판을 보다 보면 "최종 탈락했어요. 멘탈에 문제 있나 봐요. 눈물이, 울었어요." 이런 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오늘도 역시 그런 글이 보이길래 이와 관련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글을 보는 분 중에도 최탈 여러 번 하신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혹시 지금 최탈의 충격으로 방황 중인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나도 만만찮게 많이 떨어져 봤다. 오래돼서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으나 눈물이 나거나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눈물보단 오기가 생기긴 했다. 그리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가지 배운 점이 있었다.
대게 면접에 들어오는 분들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분들이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나는 20대 중후반의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좀 더 진보적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다. 그런데 그 나이대의 분들은 그런 마인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회사에서 윗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욱더.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올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으나 그런 것을 깨달았을 즈음에 나는 학교에서 벗어나 좀 더 성장한 것이다. 그때는 그걸 잘 몰랐던 것 같다. 성장이 뭔지 잘 몰랐던 것 같다. 뭔진 모르겠으나 그냥 부딪치면서 스스로 체득했던 것 같다. 사회에서는 학교에서보다 훨씬 넓은 나이대의 넓은 지역의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첫 경험이 면접이었다.
특히 기성세대에 대해 약간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던 터라 더욱더 그들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면접을 보면서 자연스레 '아~저런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저 나이대 사람들은 보통 이런 성향을 갖고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러다 회사에 들어가서 더욱더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 일, 지역을 경험했다. 사실 지금에 와서는 그때 많이 떨어지며 면접을 본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떨어져 본 사람만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원인을 좀 더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 번 두 번이 아닌 다섯 번 이상 떨어지는 사람들은 그냥 '합격'을 위한 일만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냥 채용제도에 맞춰 토익점수 올리고 가점 자격증 취득하고, 적성검사 공부하고 다들 그렇게 채용제도에 맞춰 준비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성장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면접에서 남들과 특별히 다른 차별화를 하지 못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발견하지 못한다. 스스로도 모르니 면접관도 크게 본인의 경쟁력을 발견하지 못 한다. 그러면 계속 면접만 볼 뿐이고, 본인의 합격은 운에 맞기게 되는 거다.
나 역시 그러다 '합격'이 아닌 '성장'을 목표로 방향 전환했던 시기가 있었다. 사실 더 이상 공부할 것이 마땅히 없었다. 그러다 보니 통신 엔지니어로써 내가 가질 경쟁력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중에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정보통신공학과를 나왔어도 이론만 알지 실제 그게 어떻게 운영되고 동작하는지 잘 몰랐고, 그렇기 때문에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계획이란 걸 세우게 되었고 목표를 갖게 되었다.
목표는 '정보통신기술사'와 'CCIE' 였다. 주변에 통신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통신망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모르고 네트워크를 하는 사람들은 통신망을 모르길래, '아~ 그럼 난 둘 다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다. 막연히 하는 것보다 어떤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정보통신기술사'와 'CCIE'를 목표로 잡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CCIE'는 8개월간 공부해서 CCNA, CCNP, CCIE까지 차례로 취득했고 이 과정을 통해 실제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용되는지 막연하게 알던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나름 전문분야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사'는 기사 취득 후 4년의 경력이 필요해서 아직 취득하진 못했지만, 나중에라도 취득하려고 4년 경력은 넉넉히 채운 후 회사를 그만두었다.
CCIE 자격증은 취업을 하는데 전혀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8개월 동안 600만 원 가까이 들여서 취득했던 것 같다. 학원비와 연습하기 위한 장비 대여비, 시험장이 우리나라에 없어서 일본, 홍콩에 가서 시험 본 비용까지. 비록 지금은 갱신을 못 해서 만료가 되긴 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그만큼 성장했고, 필요로 하면 언제든 다시 취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합격'이 아닌 '성장'을 목표로 하니 남들과 다른 방향을 가게 되었고, 나름 전문성을 갖게 되었다. 물론 회사에서 일하면서 쌓은 부분도 있지만 회사 밖에서도 충분히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
대학 4학년 혹은 졸업생, 나이는 20대 중후반이지만 전문성이 하나도 없다. 좋다. 학생이니 전문성이 없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고 그 로드맵 안에서 노력하는 과정에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없기 때문에 자소서가 천편일률적이고 면접에 답변이 다 똑같은 거다. 그러다 보면 한 번, 두 번 떨어지고 기약이 없이 계속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최소한 대학 3학년 때까지는 본인의 인생의 로드맵이 그려져야 하고 3,4학년 때에는 그 로드맵을 실행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완벽하진 않지만 졸업 후 면접 볼 때는 어느 정도 본인만의 로드맵을 실행한 노력의 결과물을 갖고 있어야 하고, 초급 전문가 정도는 돼야 정상적인 거다. 지금 본인의 모습을 돌이켜 보라. 무엇을 갖고 있는지? 로드맵은 있는지? 그것을 위해 노력한 결과물은 있는지?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진하고(위기를 극복, 문제를 해결) 성과를 얻고(느끼고,깨닫고,배우고), 변화하고,
다시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진하고, 성과를 얻고, 변화하고
다시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진하고, 성과를 얻고, 변화하고
다시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진하고, 성과를 얻고, 변화하고
다시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진하고, 성과를 얻고, 변화하고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한 단계 올라서게 된다. 그럼 스스로 느낀다. 아~ 한 단계 성장했구나. 그 과정에 어려움도 있고, 막히는 부분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절망할 때도 있다. 그걸 스스로 해결하고, 뛰어넘고, 인내하고 하면서 본인만의 해결책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거다. 그러다 보면 잘하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도전하고 푼 목표도 생기고, 혼자 하기 힘든 것들도 생긴다. 그러면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목표를 세워서 도전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모아 함께 하게 된다. 이런 게 바로 성장이다.
단지 '합격'을 위한 일을 해서는 이룰 수 없는 '성장'이다. 본인이 그렇게 성장하여 한 단계 위에 서있다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한 명, 두 명, 점점 늘어나면 면접관은 금방 알아본다. 그럼 본인이 '합격'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합격'은 그냥 따라온다. 회사는 '성장'하는 사람을 원하지 '합격'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원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늦은 것 같은 방법이 제일 빠를 수 있다. '올해도 나는 성장했구나', '이번 학기도 이만큼 성장했구나'. '이번 달에도 성장했구나', '오늘도 나는 성장했구나'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해마다 자소서를 써보길 권한다. 올해 써보고 내년에 써보고, 쓴 내용이 작년과 변함이 없다면, 한 해 성장을 못한 거다.
가장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한수원 NCS기반 자소서다. 지금 한번 써보고 내년에 한번 써보라. 쓰고 나서 언제 쓴 자소서인지 날짜를 써 놓아라. 일찍 써 볼수록 좋다. 내가 얼마나 빈약한 삶을 살았는지 한번 느껴보고, 변화가 있어야 한다. 특히 4번 '전문성' 항목. 학생이 아닌 사회인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본인만의 경쟁력, 차별화, 전문성 아주 중요하다. 그래야 회사에 필요로 한 사람이 되는 거다. 그래야 회사에 기여를 할 수 있게 되는 거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자소서 첨삭을 하면서 혹은 면접 컨설팅을 하면서 뽑고 싶은 마음이 드는 학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진 많지 않았다. 아니 거의 없었다. 부디 이 글을 보고 한 명이라도 깨어나서 성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성장하는 사람들 보면 왠지 모르게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역시 자극을 받는다.
'합격'보다는 '성장'을 목표로 하라. 그럼 최종면접 탈락으로 인한 충격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또한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성장'을 하면 '합격'은 저절로 따라온다. 아니 어쩌면 그토록 바라던 '합격'이 별게 아닌 것이 되어 있을 거다. 더 높은 '성장'을 위해 달려가고 있을 테니까. -헨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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