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희토류 매장량과 가공분야 모두에서 세계 1위 국가이다
인간은 망각의 존재이다. 지나간 정보는 점차 희미해지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느 지점에서는 새까맣게 잊어버린다.
관세율이 특정 국가의 무기로 등장하며 자유무역(Free Trade) 시대의 종말을 맞이한 듯한 2025년 8월의 시점에서 불과 5개월 전에 벌어졌던 일을 다시 상기해 보려고 한다.
지난 2025년 2월~3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난데없이 그린란드(Greenland)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중국을 비롯, 세계 각 국가와의 관세협상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 그가 '그린란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이유가 무척 궁금했다.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그린란드는 유럽에 위치한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는 국가이다. 인천공항에서 거리는 약 8800km, 비행기로는 직항 노선이 없어 1-2회를 경유하면 최소 22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미국 쪽에서는 대서양을 지나면 되므로 알래스카 기준으로는 약 4500km, 직선으로 날아간다면 약 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북미 대륙에 속해 있고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의 섬인 그린란드는 군사적으로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현재 운영 중인 레이더 기지에서 러시아 미사일 방공망과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요즘 각 국이 매달리고 있는 민감한 트렌드이자 디지털 세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희귀 광물자원'을 다량으로 보유한 국가이다. (위 분포도 참조)
덴마크와 그린란드 지질조사국(GEUS, Geological Survey of Denmark and Greenland)이 2015년에 시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보고된 총 희토류 산화물 자원량은 약 3,850만 톤(ton)으로 조사되었다. 그린란드의 희토류 자원은 주로 남부의 크바네피엘드(Kvanefjeld)와 탄브리즈(Tanbreez) 광산에 집중되어 있다. 이 중 탄브리즈 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매장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린란드는 국가 운영측면에서도 상당히 이색적인 나라이다. 그린란드와 덴마크는 '덴마크 왕국 공동체(덴마크어: Rigsfællesskabet *연방국가는 아님)'라는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1721년부터 1953년까지는 덴마크의 식민지였고, 그 이후 독립을 했다. 그린란드는 현재 덴마크 자치령으로 국가가 운영된다. 1979년에 자치권을 부여받았고, 2009년에 자치권이 더 확대되었다.
사법, 입법, 경찰권은 그린란드가 자체적으로 행사한다. 광물 자원 개발에 대한 권리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와 국방은 덴마크가 담당하고 있으며, 매년 상당한 규모의 재정적 지원도 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에는 '주한 그린란드 대사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서울역 앞에 있는 '주한 덴마크 대사관'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2025년 6월에는 인도와 일본, 유럽연합 등 각 국가들이 긴박하게 나서서 중국 베이징 당국을 향해 신속한 미팅을 요청했었다. 긴박한 미팅 요청의 원인은 중국 당국의 '자석' 수출 규제 때문이다.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중국지부는 '자석' 공급량의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전자 산업 분야에 심각할 정도로 치명적인 시간이 다가오고 있고, 이번 주 내에 관련 산업 분야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당시에 언급했다.
인도(India)에서는 2025년 5월 마지막 주에 차량 제조업체들이 급박하게 경고 시그널을 울렸다. 특히, (전기) 차량 제조에 필수적이며, 희귀 원자재 중 하나인 '영구 자석 Permanent Magnet Synchronous Motor (PMSM)'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중국의 규제 시행 연기로 급한 불은 잠재웠다)
희토류 광산에서 1톤의 광물을 채굴하여 얻는 순수 희토류는 약 1kg 미만이다. 가공 과정에서 황산이나 염산 같은 위험물질이 사용되며, 여러 단계를 거쳐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등 정교한 가공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액체로 된 순수한 희토류 원료'를 추출할 수 있다.
즉, 거대한 광산 개발과 광물 정제 과정에서 사용하는 독성 물질을 처리하기 위한 고도의 화학처리 기술 및 가공기술과 이에 따르는 환경오염 이슈와 더불어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있어야 수지타산이 맞기에 웬만한 선진국에서는 선뜻 도전할 수 없는 분야이다.
국가별로 희귀 광물 자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희토류를 채굴한 후의 운반, 정제, 가공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가 하는 기술 보유 여부'이며, 이는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위의 뉴스처럼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제품 생산 중단이 우려되는 사태는 지난 30년 동안 지속되어 온 중국의 희토류 생산과 가공 분야 기술력 때문이다.
중국은 희귀 자원의 보유량과 채굴부터 가공까지의 모든 공정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최대 90%에 육박하고 있어, 희토류 산업에 독보적인 국가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희토류를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제조 기업들은 직간접으로 중국이 가공한 희토류를 구매해야 산업이 돌아간다.
2023년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희토류 채굴 비중은 전 세계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다. 생산량은 240 킬로톤(kiloton)으로 조사되고 있다. 1 킬로톤은 1,000톤을 의미하므로, 톤으로 환산하면 총 240,000 톤에 해당한다.
2023년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약 353 킬로톤(kiloton)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중국이 생산량 67%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희토류 가공 점유율은 최대 90%에 달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희귀 광물자원 분야 세계 최강국이다.
2024년 기준으로, 한국의 수출 대상 국가 비중은 중국 19.5%(1위), 미국 18.7%(2위), EU27(10%, 유럽연합 27개국 합계), 일본 4.3%(4위) 순이다. 반도체와 전자제품, 자동차와 특수선박, 그리고 첨단 기술 기반의 중간재(부품)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인 한국은 웬만한 제조 분야에서 '희토류는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간다.
위와 같이 국가 생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중국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은 한가하게 이념 타령을 할 시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난데없이 그린란드를 미국영토로 합병하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발언하고 있다.
관세 정책을 무기로, 동맹이고 뭐고 없는 불확실한 국가 간 경쟁 상황에서 한국도 철저하게 국익 차원에서 중국을 바라보아야 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참고자료 References>
Jacob Gronholt-Pedersen, Louise Rasmussen and Stine Jacobsen, "Greenland: why does Trump want US control of Arctic island?", Reuters, 2025-03-28, Per Kalvig, Head of Center for Minerals and Materials (MiMa), "Rare Earth Element (REE) exploration in Greenland", GEUS(Geological Survey of Denmark and Greenland), 2015-05-29, Video) Greenland Minerals' Kvanefjeld Project, by Greenland Minerals A/S
Laurie Chen and Aditi Shah, "Diplomats, automakers push Beijing to loosen rare earth magnet export restrictions", Reuters, 2025-06-03
Finbarr Bermingham in Brussels, "EU industry could grind to a halt over China’s rare earth restrictions", South China Morning Post, 2025-06-04
Magnet (자석) by Dan Cristian Pădureț on Unsplash
Automobile, Photo by carlos aranda on Unsplash
영구 자석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사용되는 희토류인 '터븀(Terbium, Tb)'-중국이 거의 전량 생산하고 있다. Image) Pure terbium, 3 grams. Original size: 1 cm (Wikimedia.org)
중국희토류 산업협회 Association of China Rare Earth Industry, (Image: https://ac-rei.org.cn 누리집 갈무리)
미국과 유럽, 영국 회사들의 중국 희토류 수입 회사 연관표 (Source: 2022 INTEROS)
세계 최대, 중국의 희토류 광산 지대 Bayan Obo, 2006 false color ASTER image by NASA (A mining operation in China dominates the global market for rare metals used in consumer products. Image of the Day for April 21, 2012 Instrument: Terra — ASTER, Satellite Image from the Space)
Research Gate, "Geological map of Bayan Obo (China) rare deposit"
Rare-earth Mineral Production in China, Graphic by Peter Wood, Twitter@PeterWood_PDW, Tyler Durden, "Visualizing Global Rare Earth Metals Production Over The Past 30 Years", 2024-12-04
World Population Review, "Rare-Earth Reserves by Country 2025", 2025-06-05 현재
Large Magnet, Photo by Brandon Style on Unsplash
국가지표체계(e-나라지표), "(한국의) 상대국별 수출비율"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중국 희토류 수출통제품목 밀착 관리", 대한민국정책브리핑 누리집, 2025-04-07
Title Background Image: VisitGreenland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