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알면 알 수록 허망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나는 일상에서 약 500ml 용량의 텀블러 하나를 들고 다닌다. 보통 사이즈의 머그컵으로 커피 두 잔 분량이다. 가방에 넣거나 뚜껑에 달린 고리에 손가락을 넣고 다녀야 하고,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세척도 해야 하므로 편리한 삶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렇게 스스로 고생을 하는 이유는, 커피나 음료수를 마시고 불과 20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재활용 쓰레기 통에 뭔가를 버리는 나의 모습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하루 1개씩만 버린다고 해도 1년이면 365개, 빨대와 뚜껑까지 생각하면 더 많은 플라스틱을 거리에 내다 버리는 셈이다. 그 양이 엄청나다고 생각하기에 이제는 더 이상 버리지를 못하겠다.
2025년 7월에 발행된 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 1명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06kg으로 OECD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를 기록(2022년 기준)하고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국민 1인당 (실질) 구매력이 높을 경우,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도 동시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래 표)
각 나라의 물가 차이를 반영하여 국민들의 '실제 생활 수준을 더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영어로 'GDP per capita (kUSD in PPP/cap)'로 표기된다. '구매력 평가' 환산 기준으로 측정한 '1인당 GDP를 $1,000USD 단위로 표시한 값'을 의미한다. (*용어설명: GDP per capita=1인당 GDP / kUSD=Thousand US Dollars=1,000미국 달러(단위) / PPP=Purchasing Power Parity=구매력 평가 / per cap=per capita= '1인당'이라는 뜻의 라틴어)
이 지표값에 의하면 한국인의 '구매력 환산' 기준에 의한 '1인당 GDP'는 42,000달러이다. 아시아 태평양(Asia-Pacific)국가 중에서는 한국인의 실질 구매력이 가장 높다(1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일본인의 1인당 GDP는 41,000달러로 2위이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보다 실질 구매력에서 약 130만원이 적다.
즉, 일본인 한 사람이 한국인이면 모두 가지고 있는 약 130만 상당의 물품을 연말까지 추가로 사고 싶지만, (한국인 보다) 실질적인 소득이 적어 회계년도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구매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인 줄로 알고 있다. 그러나, OECD 보고서는 한국이 실질 구매력에서 일본을 이미 앞서고 있다는 것을 통계결과로 증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하루에 최소 한번 쯤은 일회용 생수병과 각종 음료수 패트병,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담아주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 등 각종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 분리 전용 쓰레기 통에 버리고 있다.
어디서든 접하는 흔한 광경을 보면서 내심 궁금했다. 우리가 한번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 용기들은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재활용 되고 있을까?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의 재활용과 최종 목적지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조셉 윈터스(Josehp Winters)' 라는 기자가 25년 동안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 비영리 단체 '그리스트(Grist-광고없이 후원금으로 만 운영되는 독립 미디어)에 기고했다. (아래: 참고자료 원문 참조)
재활용 수거함에 플라스틱 병을 버리면, 수거업체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병에서 비닐 라벨지를 제거하고, 분쇄기에 넣고 잘게 쪼갠 후에 물로 세척한다. 분쇄된 미세한 조각들을 건조시키면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준비작업이 1차로 마무리된다.
기존의 플라스틱병 재활용 공정은 플라스틱 병을 구성하는 미세한 화학 섬유를 분해한다. 화학적 분해 과정을 거친 기존 플라스틱 병은 카펫, 재킷, 신발용 제조원료인 '폴리에스터(Polyester)'와 같은 질 낮은 제품원료로 재활용된다. 고품질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는 재활용 생수병 등 투명하고 얇은 재질의 제품을 원료로 재활용할 수 없다.
재활용 공정을 거쳐 추출된 '폴리에스터(Polyester) 화학섬유'는 접착제와 염료, 면이나 탄성 섬유와 같은 제3의 원료와 추가로 혼합될 수 있으며, 이는 플라스틱의 순도를 더욱 떨어뜨린다.
이처럼 여러 단계의 혼합 과정을 거치면서 재활용 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하여 생산된 신발은 2차, 3차 등 연속적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한 차례 정도로 만 재활용된 후에는 대부분 매립지로 향한다.
이론적으로 플라스틱병은 여러차례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국의 경우에 재활용 전체의 16.4%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난 2024년 9월 30자 <한겨례 신문>이 보도하였다.
1주일 동안 착실히 일회용 생수병 10개를 모아 재활용 분리수거함에 넣었지만, 제품 원료로 재활용된 생수병은 1.6개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나머지 8.6개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장이나 매립지로 직행했다.
플라스틱 생수병을 열심히 분리수거 한 결과가 고작, 한 번 정도 더 사용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에 조금은 허탈해 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제품의 99% 퍼센트까지 원료로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유리, 도자기 제품 등을 최대한 사용하는 것이다.
플라스틱 제품 남용과 분리배출,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플라스틱 용기 소비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을 웬만하면 줄여서 사용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일회용품을 멀리하여 내가 조금 불편하면,
이 땅은 플라스틱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냄새 펄펄나는 쓰레기 매립지를
추가로 물색할 필요성도 확 줄어들 수 있다.
나를 위해서도, 막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2030 청년들이 살아갈 내일을 위해서도 좋다.
- 노바티오 Novatio
(참고자료 References)
OECD, 'Regional Plastics Outlook for Southeast and East Asia (PDF)'. 2025-07-30, ('Table 2.1. Plastics use per capita varies by a factor 4 and plastic intensity by a factor 2 across APT countries, Page 55)
Joseph Winters, "The ‘recycled’ plastic in your shoes, shirts, and bags? It’s still destined for the landfill.", Grist.org, 2025-02-05,
김정수,정봉비기자, “플라스틱 재활용 고작 16.4%…분리배출은 뭐하러 했나”, 한겨레 신문, 2024-09-30
"Millions of Plastic Bottles Crushed: The Hidden Power of Recycling", YouTube / Skill B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