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혹은 땅 속이 아니라, 무한한 동해 바닷물이 해답이다
2025년 8월 말, 한반도 동해안에 위치한 '강릉시'가 난데없는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급기야 '행정부 수반(대통령)‘까지 현장을 방문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강릉시장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의 물공급 문제 하나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전국에서 물을 가득채운 소방차가 70대 넘게 강릉으로 출동하고, 주민은 물론이고 상가 주인과 공장 사장님들이 물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전국 자치단체가 나서서 생수 수천 병을 보내는 등 협력체계에 돌입했고, 급기야 해당 지역에 '재난사태'가 선포되었다.
기록을 살펴보니, 2025년에 강릉지역에는 지난해에 비해 유달리 비가 오지 않았다. 원인 분석은 각양각색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이 근본원인으로 추정된다. 한반도 주변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 남해-서해-동해안 방향으로 진행되는 여름철 대기의 흐름이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거나 무너진다.
중국 대륙에서 넘어오는 바람과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가 대등해지면 두 세력이 충돌하면서 내륙지방에는 '은하수와 같은 폭우대가 하늘에서 형성'된다. 이 때문에 지난 2025년 7월에는 경기도 가평, 경남 산청 등이 불과 5일 동안 400mm가 넘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반면, 태백산맥 동쪽에 위치한 강릉시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은 서쪽(서울을 비롯한 경기, 충청도)에서 동쪽(강릉, 평창, 양양, 속초)으로 부는 바람의 세기가 무척 약해서 태백산맥을 넘지 못하는 바람에 동해안 지역에 비구름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이상 현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표 해설) 강릉은 지난 10년간의 강수일수를 비교해 보아도 2025년 1월부터 지속적으로 비가 내리는 일수가 현저하게 적었다. 강릉시에서 조금만 신경썼다면(다른 지자체에서 생수를 빌려오든 뭘하든 지 간에) 8월의 물부족 사태는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에 이은 기후위기는 대기중의 찬공기와 더운 공기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뒤틀리게 한다. 이로 인해 폭염 뒤에는 가뭄과 산불, 폭우에 이은 홍수, 찬공기가 많을 경우 기대 이상의 폭설을 수시로 일으킨다.
동해안에 위치한 도시들은 앞으로도 폭염과 가뭄에 시달릴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리라 개인적으로도 예상을 해 본다. 이렇게 추정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로 동해안 명물인 오징어는 찬 바닷물에 사는 어종인데, 동해안에는 이제 더 이상 오징어가 잡히지 않고 있다. 그만큼 바닷물이 더워졌다는 증거 중 하나이다.
위기의 시기에 주변을 잘 살피면,
미처 생각못한 '기회'가 분명히 있다.
가뭄이 드는 동해안 도시들은 거의 무한대 용량의 식수 공급이 가능한 '동쪽 바다'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공업 용수와 식수 확보를 위한 근본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짠 바닷물'을 필터로 걸러서 '담수'로 만들어 먹거나 사용하면 된다.
바닷물을 걸러서 담수로 만드는 세계 최고 기술을 다행히도 한국 기업이 가지고 있다. 회사의 이름은 '두산에너빌리티(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과거 ‘아랍에미레이트(UAE)의 대형 담수화 플랜트를 24개월(2000년 7월부터 2002년 9월까지)만에 완공한 사례가 있다.
UAE 움알나르(Umm Al Nar)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하루 담수 생산 용량은 약 227,000톤이다. 이 양은 한국인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약 300리터)을 기준으로 약 75만 명에게 공급 가능한 양이다.
두산중공업은 자체 기술력과 대형 기자재를 모듈화하여 공기를 단축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사우디아라비아 물부족 해결을 위해 '해수의 담수화 프로젝트(2025)'를 시행하고 있다.
2025년 4월 기준, 강릉시의 인구는 207,108명, 평창군 40,038명, 홍천군 66,424명, 동해시 86,997명, 정선군 33,381명, 양양군 27,398명으로 인구 수의 총합은 461,346명이다. 이들 5개 시군이 필요한 예상 담수량은 하루에 약 138,300톤(461,000명×0.3톤/명/1일)이다.
UAE 움알나르 플랜트와 같은 규모의 담수화 시설을 강릉시 인근 해안가에 건설할 경우, 강릉시를 비롯 5개 시군 전체 인구에게 물을 공급하고도 하루 약 88,700톤의 여유분이 충분히 남는 셈이다. 이는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물 수요를 충족시키고 가뭄에 대비하는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강원도 앞바다 동쪽 푸른 바닷물은 한국인의 지혜로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깨끗한 동해바다이기에 별도의 취수시설은 필요없이 담수화 정수시설 만 설치하면 된다. 5개 이상 도시가 50년 이상 공동으로 사용 가능한 시설 비용 6,000억 원은 국가 전체로 보면 그리 큰 돈이 아니다. 투자할 필요성과 미래 가치도 충분하다.
비가 내리는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찬공기를 품은 고기압과 덥고 습한 공기를 품은 저기압이 충돌하면서 수증기가 하늘에서 형성되고, 수증기가 일정한 무게를 지나면 물방울이 되어 중력 때문에 지상에 떨어지는 것이다. 더운 수증기의 양이 하늘에서 많이 형성되면 '폭우'가 된다.
한편, 북극을 포함한 시베리아 대륙에서 불어오는 영하의 찬공기를 품은 고기압이 영상 온도의 저기압과 하늘에서 만나서 '살짝 언 상태'의 수증기가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 '눈(Snow)'이다. 하늘에서 차가운 상태로 형성된 습기의 양이 많으면 '폭설'이 된다.
<참고자료 References>
기상자료개방포털, '전국 폭염일수_그래프(10년, 2015년~2025년)', 기상청, 2025년 8월 현재
기상자료개발포털, '강릉지역 강수일수(10년, 2015-2025), 기상청, 2025년 8월 현재
한국해운신문, "두산重 UAE 초대형 담수플랜트 완공" (기사등록: 2004. 9. 9)
ACC(Arabian Construction Co.), 'Umm al Nar Desalination Plant ‘B’, Abu Dhabi',
박성민 기자,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 담수화플랜트 건설…8천400억원 규모', 연합뉴스, 2022-08-03
최서윤 기자, ''제한급수 75%' 강릉, 기후위기·인재 겹친 최악의 물부족[기후로운 경제생활]', CBS 노컷뉴스,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