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식재료를 고급 요리로 만드는 미쉘린 쉐프

덴마크 코펜하겐의 미쉘린 레스토랑 '알케미스트'(Alchemist)

by 노바티오Novatio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레프샬레엔(Refshaleøen, Copenhagen) 항구에 있는 2층 건물 주방에서는 초콜릿을 템퍼링(Thempering: 온도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행위)하고 있고, 위층에서는 타코와 단백질 바가 서빙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부산물을 재활용하여 "고차원으로 업그레이드(업사이클링)"하겠다는 사명을 가진 미슐랭 2스타 셰프(Chef) '라스무스 뭉크(Rasmus Munk)'의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공간이다.

알케미스트 운영자 & 쉐프 Rasmus Munk (이미지 출처: BBC News 웹사이트 화면 캡처)


북유럽에서 유명한(아니 어쩌면...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사인 뭉크는 "음식의 미래는 우리가 이미 버리는 것에 달려 있다"고 믿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가 유실되거나 낭비되는 음식(항공 산업으로 인한 배출량의 세 배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고, 미국에서 매년 생산되는 모든 식품의 약 40%가 버려지는 현실에서, 뭉크와 그의 팀들은 버려진 음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고급 음식을 만드는 혁신적인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알케미스트 식재료 연구소 전경(출처: BBC.com)


뭉크의 레스토랑 '알케미스트'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그가 세운 식품 연구소 '스포라(Spora)'에서는 초콜릿을 코코아 껍질로 만든다. (참고로,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 열매를 수확할 때 각 코코아 열매의 약 4분의 3이 가공과정에서 버려지고 있다) 멕시코 음식으로 알려진 '타코(Taco)'에는 유채씨유를 만들 때 가공하고 버려지는 고단백 부산물인 유채씨가 들어간다.


뭉크가 운영하고 있는 알케미스트는 해파리나 닭머리 혹은 닭 다리를 활용하여 매일 밤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50가지 요리 중 하나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파르미지아노(Parmigiano-Reggiano *이탈리아의 유명한 치즈)와 비슷한 맛이 나는" 소 젖과 같이 흔히 간과되는 동물성 식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닭 요리의 부산물을 활용하여 재탄생한 알케미스트 메뉴 (출처: Alchemist 공식 웹사이트 화면 캡처)


알케미스트는 양조장에서 나오는 찌꺼기로 "초콜릿"을 만드는 실험을 통해 부산물 업사이클링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해조류와 생선 껍질 콜라겐으로 만든 식용 "플라스틱"을 활용하여 생선 요리를 감싸고 있다. 그의 이러한 창작 행위는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 인식에 직접적으로 맞서는 요리들이다.


덴마크에서 흔히 버려지는 양의 뇌처럼 겉보기에 맛없어 보이는 재료조차도 훌륭한 요리로 승화시켜, 식사하는 사람들의 인식에 도전한다. 종종 간과되는 식량 자원의 가치에 대해 '재탄생시킨 새로운 음식'이라는 도구와 고객들이 직접 경험하는 훌륭한 미각으로 훼손되고 있는 자연 생태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요리와 예술, 무대가 한 곳에 합쳐진 알케미스트 식당 내부 모습 (출처: gamberorossointernational.com)
코펜하겐에 위치한 '알케미스트 Alchemist' 식당 위치와 연락처 (Bing 검색결과 & Alchemist 공식사이트 화면 종합)


뭉크는 "보통 그냥 버리거나 버려지는 이러한 식재료들을 맛있는 요리로 바꾸는 것은 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흔히 간과되는 식재료 부산물을 활용하여 그가 창의적으로 재탄생시킨 예술적인 음식의 가격은 얼마일까?


알케미스트 예약 고객이 50가지 요리를 모두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3-5시간 정도 소요되며, 코스 요리 가격은 약 50만원 이상이다. 식사 과정에서 와인을 추가할 경우 총 식사 비용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2015년에 오픈한 알케미스트 식당 오픈을 위해 뭉크가 최초로 투자받은 금액은 1500만 유로(약 236억 원 이상)이었다.



(이미지 출처: 식품음료신문, 2013-05-07 온라인 기사화면 캡처)



미쉘린 스타 요리사 뭉크는 최근에 '간장'으로 유명한 '(주)샘표식품'이 지난 2013년에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우리발효연구중심'센터를 방문하였다. 이 곳은 아시아 유일의 식물성 발효 전문 연구소로서 샘표가 70년 넘게 쌓아온 발효 노하우가 집약된 공간이다.


이번 방문에서 라스무스 셰프가 주목한 것은 한국의 전통 발효 기술이다.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실험하는 연구소 '스포라(Spora)'의 운영자이기도 한 라스무스 셰프는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식품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나눴다.


음식의 연금술사 Alchemist of Food (Image Created by Genimi AI)


2025년 8월 현재, 한국에서는 식당을 포함한 각종 자영업이 심각한 위기상태를 맞고 있다는 각종 뉴스를 접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위기의 뒷면을 잘 살피고, 면밀하게 분석한다면 작은 '기회의 틈새'로 희망의 불빛이 들어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위의 뭉크의 사례와 같이, 그 동안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담겨 매립장으로 향하던 음식 부산물을 환골탈태시켜 만든 메뉴의 가격이 50만 원 이상이 되는 식당이 한국에서도 가까운 미래에 탄생하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


식당을 찾는 고객 설정을 한국인으로 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K-문화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인해 구매력을 갖춘 중상류층 외국인은 이제 피상적인 한국의 현실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깊은 곳까지 체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참고자료 References>


Giovanni Angelucci,"The world of Alchemist. The firstever restaurant in the world that combines cuisine, art and theatre", Gambero Rosso, 2020-07-08

Charlotte Lytton, "The waste food upcycled into new products", BBC News, 2024-08-17

Laura Hall, "Alchemist: Is this the world's most creative restaurant?", BBC News, 11 January 2023

Alchemist 알케미스트 공식 웹 사이트 https://alchemist.dk

이재현 기자, '[탐방]샘표. 갤러리 같은 R&D센터서 세계 발효 연구 꿈꾼다', 식품음료신문, 2013-05-07

이강 기자, '샘표, 미슐랭 2스타 셰프 '라스무스 뭉크'와 발효 기술 교류', 파이낸셜뉴스 202-07-30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음식물 쓰레기가 '보석'으로 재탄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