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는 불평등을 무시한다

능력과 성과에 의한 보상주의는 불평등에 답하지 못한다

by 노바티오Novatio
A society that rewards merit is also attractive on aspirational grounds. Not only does it promote efficiency and renounce discrimination; it also affirms a certain idea of freedom.

This is the idea that our destiny is in our hands, that our success does not depend on forces beyond our control, that it's up to us.

We are not victims of circumstance but masters of our fate, free to rise as far as our effort and talents and dreams will take us.

- Michael Sandel, <The Tyranny of Merit :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Paperback)>, Penguin Books (2020-09-03), Page 34

능력에 대해 보상하는 사회는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는) 열망의 관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는 효율성을 증진하고 차별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자유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확증한다.

우리의 운명이 우리 손에 달려 있고, 우리의 성공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존하지 않으며, 운명이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환경의 희생자가 아니라 운명의 주인이며, 우리의 노력과 재능과 꿈이 있다면 (최대한) 우리를 데려갈 수 있는 곳까지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다. (번역 by 노바티오)


Author 'Michale J. Sandel and Bookcover of <The Tyranny of Merit> / Image from WHYY.org


능력주의는 표면적으로 공정해 보이지만, 진정한 공정성과는 거리가 있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은 결코 순수하게 개인 만의 것이 아니다.


우선, 태어나는 환경과 국가가 어디냐에 따라 개인의 능력 발휘 기회는 달라진다. 사회주의 국가, 공산국가, 1당 독재국가, 민주주의 국가에 따라 개인 능력 발휘 형태는 확연하게 차이 난다.


어린 시절과 중고등 학교를 지나면서 어떠한 형태의 교육을 받았느냐에 따라서도 개인의 역량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암기 위주의 수학능력 시험에 인생을 거는 한국 학생들과 대안 교육이 활발한 유럽의 교육 시스템에서 성장한 어린 친구들이 18세 이후에는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한국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앞선 것을 신속하게 따라서 행위하는 것) 역할은 무척 잘하지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에는 무척 취약하다.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 AI(ChatGPT 등), 인터넷 서점,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앤디비아 등은 기존과는 다른 플랫폼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작한 대부분의 플랫폼 기술은 다른 나라 젊은이들이 만들어 내었다. 한국인이 주도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만 보아도 교육의 방식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은 대체로 독특한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특이한 발상을 하면, 훌륭한 생각이다!라고 말하기 전에 '완전 똘아이네!!라고 먼저 말한다. 독특함을 존중하고 키울 줄 모르는 사회에서 혁신적인 최초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모의 경제적 수준과 배경, 문화자본 등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환경적 요인도 개인의 능력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수백만 원이 넘는 사교육, 한 한기 등록금이 1천만 원이 넘어가는 교육환경에서 성장한 아이와 순전히 교과서 만으로 공부한 아이는 그 결과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악기 하나 다루는데 수 백 수 천만 원이 소요되는 예술 분야의 격차도 상상을 초월한다. 스케이팅, 스키, 골프 등도 부모의 경제력이 없으면 엄두가 안나는 분야이다.


능력주의는 또한 성공한 자에게 "네가 노력했으니 당연하다"는 오만을, 실패한 자에게는 "네 탓이다"라는 자기 비하를 강요한다. 이는 사회적 연대를 파괴하고 공동체를 분열시킨다.


성공을 장려하는 사회보다 더 나은 진정 공정한 사회는 교육, 훈련 등을 부모의 경제력 유무와 상관없이 동등하게 받을 수 있는 출발선을 평등하게 만들어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교육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공립학교 선생님들도 더욱 분발하여 서울 대치동 학원 강사 수준의 강의 제공, 프로 스포츠 선수 출신의 선생님과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수상한 연주자들이 공립학교에 선생님으로 활동하도록 길을 열어주면 된다.


그렇게 출발선을 같이 만들어 준 후에 나타나는 결과의 격차를 완화하며, 모든 노동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비로소 정의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능력주의를 강조하면 사법고시, 의사고시, 행정고시 만을 통과하여 세상 물정 모르고,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에 공감할 줄도 모르고, 아픈 사람들이 응급실 20여 군데를 뺑뺑이 도는 사회 현상이 여러차례 발생해도 병원으로 돌아올 줄도 모르는 괴물 같은 엘리트 집단이 사회에 탄생한다.


온갖 변명과 거짓말, 이태원 참사 등 수 백명이 스러져가도 눈 하나 깜짝 안하며 책임질 줄 모르는 그들이 만들어 낸 세상이 오랜기간 지속되었을 때, 그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을 한국은 지난 3년간 실감 나게 체험했다.



참고자료 References


Title Background Image: 'Social Inequality', Photo by Rene Bernal from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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