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 신인상 수상작 (3)
모세의 지팡이
최웅식
바다를 갈랐던 모세의 지팡이를 찾아요
두 개의 물줄기가 하늘로 올라갔다죠
사람들이 바닥을 걸으며 건너편으로 건너갔다죠
모세의 지팡이에는 아름이 가득해서
아름차다는 이름이 붙었대요
배가 바다에 잠겼어요
거꾸로 뒤집힌 뱃머리에서
솟아 나와요 붙잡으라는 손
잡아당겨 주라는 손
내 아이는 찾지 못했어요
살아서 돌아온 아이들은 목욕하다가
바깥으로 뛰쳐나간대요
천장에서 물이 쏟아져 내린대요
가라앉은 마음은 떠오르지 않네요
울보인 친구가 하늘에
오르락내리락했던 손으로 눈가를 훔쳐요
지팡이의 구성성분은 신의 눈물이래요
포로가 부르짖던 입으로 빚어졌대요
큰 파도는 지팡이의 타격을 기억한대요
죽지 말고 살아내는 게 아름찬 거래요
바다가 용솟음쳐서 물결을 보내요
내 아이는 모세 이야기를 좋아했었어요
쏟아지는 물거품에 숨겨진 빛
물방울을 반짝거리게 해요
모세는 물에서 건져낸 아이라는 뜻이래요
나는 땅바닥만 자꾸 쳐다보게 되었어요
수학여행을 잘 다녀오겠다던 아이가 아른거려요
아이가 자꾸 손을 내밀어요
영혼을 솟구치게 하는 지팡이는
어디에 꽂혀있을까요
바다 앞에서 난간을 잡고
주저앉은 바닥에서 일어나요
아이가 들꽃처럼 돌아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