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펀딩이 일주일 하고 며칠 정도 남았다. 마감하면 결제가 이뤄지고 발송일이 다가오기에 다시 파일을 정리해 인쇄소에 넘기려면 이제 그만 고쳐야 한다. 쓴 소설을 수없이 보고 원고를 확정한 다음 펀딩을 시작했지만 초기에 쓴 작품 특히 표제작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글을 보완해야 했다. 내가 쓴 글에 칼을 댄다. 고치는 작업이 다 그런 거지만 일단 속상하다.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는 감정이다.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와의 싸움이다. 이번 주말 내내 글을 다듬으며 나의 세계를 부수지 않으면서도 다시 소설을 쓰게 되었다. 한 가지 사실도 깨달았다. 나는 글쓰기와 내가 쓴 이야기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한 달 뒤면 <외로움을 맡아드립니다> 후원자께 책이 간다. 종이책은 분실하거나 버리거나 팔거나 불태우지 않는 이상 계속된다. 수십 년 뒤에도 똑같은 형태로 남는다. 잘 보관하기만 한다면 우리보다 오래 산다. 출판이 경이로운 동시에 무서운 이유다. 책을 전달하고 미래의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이렇게 말하고 싶을지 모른다. 엇 저기 잠깐만요, 지금은 더 잘 쓸 수 있어요! 그땐 제가 어려서 (뭘 몰라서) (모자라서) (이상해서) 그랬어요. 그 책은… 잊어주세요. 분명히 그런 순간이 올 것이다. 지금의 책은 어쨌든 현재의 최선이다. 시간이 지나고 오늘을 돌아볼 때 책이 부끄러울 만큼 성장하고 싶다. 이 책은 누가 시켜서 쓰지 않았다. 홀로 내달린 시간의 기록이다. 지금은 소수에게 가지만 언젠가 더 많은 사람에게 책이 닿을 수도 있다. 나의 후원자가 다른 독자에게 자신이 <외로움을 맡아드립니다> 출판 프로젝트를 도왔단 사실을 자랑스럽게 털어놓는 장면을 상상한다. 그러고는 날것의 한정판을 비싸게 팔아치우는 장면을 그려본다. 그런 순간이 오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