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륜 Jun 20. 2021

지켜주며 바라보기

영화 <플립>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자기도 감당되지 않는 마음을 잔뜩 주고서 얼마큼 돌아오는지 기대하는 게 아니었다. 상대의 입장을 헤아린 후에 무엇을 원하고(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기피하는지(무엇이 방해되는지)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 지켜주며 바라보는 것이다.


  줄리는 일방적으로 브라이스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필요하지도 않은 걸 자꾸 선물한다. 상대는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싫증이 난다. 줄리는 브라이스가 자신을 얼마나 안 좋아하는지 알아버렸다. 그래서 마음을 접었다. 그러자 브라이스는 그동안 줄리를 좋아했단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자신의 방식으로 다가가는데 줄리는 원하지 않는다. 브라이스는 고민하다가 줄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 직접 몸을 움직인다.


  사랑이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고 상대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거두는 일이라면 나의 고달픈 사랑은 누가 챙겨주나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함께 사랑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너의 사랑과 나의 사랑이 분리되고 서로에게 가닿지 않을지라도 그것조차도 수많은 사랑의 종류 중 하나라고 믿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곧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