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바레 아이따이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도쿄, 밤, 하늘, 항상, 가장, 짙은, 블루. 좋아하는 단어가 쏟아지는 제목. 파란 포스터에 끌려 처음 영화를 보았다. 3년 전쯤. 오늘 갑자기 이 영화가 떠올랐다. 소설도 안 써지고. 마침 집에 있는 맥주도 파란색이고… 온 세상이 영화를 보라고 주문을 거는 느낌. 썩 기분 좋아지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의심하며 틀었는데 역시나 휴식용 영화는 아니다. 속이 터진다. 속이 터져서 영화 감상을 하는 건데 답답 터지는 영화를 보고 있자니 웬 사치인가 싶다. 음치 가수의 Tokyo Sky를 들으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난다. 이게 왜 듣기 좋지. 진짜 이상한데. 찢어지는 목소리로 간바레를 외치는데 힘이 난다. 힘난다는 사실이 웃기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과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 둘은 문자를 주고받는다. 「아이따이」. 사람들이 절뚝거린다. 영화의 색깔은 우울색이다. 내내 힘 빠지는 영화이지만 기분은 괜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