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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륜 Jul 27. 2021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자세ㅡ시민으로서

<두 번째 지구는 없다>, <6도의 멸종>

  인간과 지구, 세계 환경은 다 모르겠고 나 하나 살아남기도 힘들어서 자신을 구하는 데 관심 있는 시민에게 맞춤인 책이다. 어느 한가한 오후에 타일러의 얇은 에세이를 펼치면 그도 다르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환경 전문가가 아니라 한다. 그렇다면 독자는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그가 한국어로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한번 볼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어도 좋겠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타일러 라쉬     


  실제 환경 관련 강연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한국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에 너무 작다. 다른 나라가 나서야 한다" 식의 반응이었다. "한국은 영향을 많이 안 미치는데 미국은, 중국은, 인도는…"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평가했을 때 말이 될 수 있지만, 기후위기는 상대적인 문제가 아니라 절대적인 문제이다. 기후위기는 국경에 국한되지 않는다. 가해자, 동조자, 관찰자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피해자가 될 뿐. 게다가 한국의 책임은 절대 작다고 할 수 없다. (p. 63)          


  해결책은 분노에 있다. 우리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이미 1950년대부터 알고 있었다. 또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 그것도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1970년대에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어떤 일을 했을까? 석유 기업과 석유를 이용한 다른 대기업들은 로비를 통해 업체를 띄우고 환경 이슈를 파묻는 일을 계속해나갔다. 기후위기가 거짓이라는 식의 날조된 연구를 발표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심각한 환경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럼 화가 나야 한다. 누군가의 사익을 위해서 우리의 미래가 희생된 것이다. (…) 그다음 발로 투표해야 한다. 분노를 느끼고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을 뽑을 때도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뽑지 말아야 한다. 기후위기에 관해 "우리나라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 기업의 제품을 고를 때도 친환경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FSC 인증 종이나 재생 종이를 쓰고 있는지, 어획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팜유를 쓰고 있는지, 쓴다면 어떻게 가져오고 있는지…. 이런 걸 따져야 한다. 따질 수 없다면 따질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나 도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우리 미래에 관해 여전히 방관한다면, 그저 밟히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주체를 판 것이기 때문에. 주체성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 그게 이 문제의 해결책은 되지 못하더라도 유일하게 타격을 줄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p. 106)          



  저자가 대학교 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책 <6도의 멸종>이다. 지구의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생기는 변화를 말하는 내용이다.

           

  <6도의 멸종> - 마크 라이너스     


  나는 <6도의 멸종>을 우울한 이야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제시한 온난화의 결말이 끔찍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체로 사전에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적어도 아직은 말이다. 지금 시점에서 우울해 하는 것은 거실에 앉아 부엌이 불타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면서 불이 번질수록 점점 더 불행해하는 것과 같다. 그보다는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는 게 상책이지 않을까. (p. 23, 들어가기 전에)          



  <두 번째 지구는 없다>가 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저자가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니란 사실이 아쉬워진다. 타일러는 ‘분노’했고 극단적 상황을 설명하며 얼마간 공포심도 준다. 이러한 한계를 안고서도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읽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해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진짜로 너무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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