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절대 안 되는 건 없어
"엄마, 세상이 뭐예요?" 달이가 물었다.
"세상? 음… 왜?" 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되물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주님이라고 선생님이 그랬어요."
달이가 세상을 궁금해했다.
"그러니까 세상은 우리가 사는 모든 곳이야."
"그게 어디 있는 거예요?"
"어디에나 있는 거야. 모든 곳이야."
"지금도 있어요?"
"그럼. 지금 우리 집도 세상이고 바깥도 세상이야."
"왜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세상이야."
"그럼 사람이 없는 곳은요? 거기도 세상이에요?"
나는 말문이 막혔다.
"달아, 엄마가 우리 달이 이름을 왜 달이라고 지었는지 알아?"
나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 말을 돌리기로 했다.
"왜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지구별이잖아. 그런데 달은 또 다른 세상이야."
딸아이의 눈이 호기심으로 부풀었다.
"달은 조그맣잖아요."
"맞아. 달은 조그맣게 보이는데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래. 달이 여러 세상 중에서 지구랑 가장 가까워."
"정말요? 엄청 작아 보여요."
"그렇지? 엄마가 보기에도 그래. 사실 아주 크대."
"우와. 저 가 볼래요. 내 이름이 달이잖아요. 저는 달에 갈 수 있어요.“
"엄마도 가고 싶어. 그런데 달에는 사람이 살 수 없대. 우리가 살려면 숨도 쉬고 물도 마셔야 하잖아. 그치?"
"네."
"달에는 그런 게 없어서 사람이 살 수가 없어."
"못 살아요?" 달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달에는 절대로 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우주비행사들이 잠깐 가 봤어. 신기한 일이야."
"우와, 우와, 나는 언제 가요?"
"달이가 가려면 우주비행사가 돼야 해."
"저 우주비행사 될래요."
"비행사가 아니어도 갈 수 있으면 좋겠지?"
"우리 셋이 같이 가고 싶어요. 엄마 아빠는 우주비행사가 아니잖아요."
"맞아. 언젠가는 가게 될지도 몰라."
"신난다." 달이가 해맑게 웃었다.
"그래서 달이라고 이름을 지은 거야. 절대 못 갈 줄 알았는데, 사람이 잠깐이라도 다녀갔잖아."
"네."
"세상에 절대 안 되는 건 없어, 달아. 알았지? 달이 이름에는 그런 힘이 있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건데. 된다고 생각하면 될 수도 있는 거야. 달이가 원하는 건 꿈꿀 수 있어."
"엄마, 내 이름 너무 멋져요. 전 달이가 좋아요."
달이가 신나서 콩콩 뛰었다.
"알았어, 달아. 이제 그만 신발 벗고 들어와."
나는 아이의 신발을 벗기고 주방으로 들어왔다.
"간식 먹자."
"엄마, 그런데요. 신발은 왜 발에 신는 거예요?"
"신발이니까 그렇지. 손에 신을 수는 없잖아."
"손에는 못 신어요?"
"손에는 못 신지. 손에 신발 신는 사람 봤어?"
달이가 갑자기 현관으로 달려가 손에 신발을 장갑처럼 끼고 웃었다.
"엄마, 이것 봐요. 손에 신발 신었어요. 신을 수 있어요."
"그렇네. 정말 그렇네."
"에이. 엄마, 방금 안 되는 건 없다고 했으면서."
"그래. 하지만 손에 신발을 신고 걸을 수는 없어."
달이는 신발에 손을 넣은 채로 엎드려 기기 시작했다.
"엄마, 봐봐요. 걸을 순 없지만 기어갈 수 있어요."
"달이는 못하는 게 없구나."
"엄마, 바보."
"얼른 신발 벗자."
달이의 신발을 손에서 벗겼다.
"달이 손 씻어야겠다. 손 씻고 와서 간식 먹자."
"네."
"어머, 우리 달이 손톱 긴 것 좀 봐. 손톱 잘라 줘야겠다."
"엄마, 손톱은 왜 잘라야 돼요?“
"잘라야지."
"왜요? 안 자르면 안 돼요?"
아……. 피곤해. 세상은 사람 사는 데라고 간단히 말할걸. 아이들은 호기심이 너무 많아. 달아, 사실은 네가 생긴 호텔 이름이 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