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탑승
놀이공원의 공기를 좋아한다. 나의 마음 풍경과 닮았기 때문이다. 다채로운 활기라고 할까. 그곳에서 나는 아이가 된다. 인형 머리띠를 쓰고 마음껏 분위기를 어지른다. 걸으면서 둘러보다 침착한 놀이기구에 줄을 선다. 조금 덤벙대는 기구를 타려면 긴장을 풀어주어야 한다. 물살에 소매가 젖는 보트라든지.
놀이기구 중에 빠르기만 한 것(회전 기구), 높기만 한 것(관람차)은 괜찮은데, 빠른 동시에 높으면 두렵다. 이를테면 롤러코스터.
사랑했던 이가 티익스프레스를 좋아했다. 그걸 탔다면 헤어지지 않았을까? 롤러코스터는 무서워서 못 타겠고 같이 안 타면 서운해하고. 한참 실랑이하다 그는 홀로 두 번 연속으로 타며 액자를 남겼고, 나는 불볕 리프트에 앉아 전율 대신 안위를 맛보았다.
놀이동산에 가면 범퍼카를 두 번 이상 탄다. 모르는 아이들과 교통사고로 엮여서 즐겁고, 낮은 곳에서 친구와 부딪치며 노는 기분이 재미있다. 범퍼카는 주행이 아닌 충돌을 위해 존재한다. 달콤한 갈등이 있기에 범퍼카에 끌리는 듯하다.
또 나는 직접 운전대를 쥐는 점이 좋다. 가만히 있어도 괜찮고, 몰래 앞에 있는 꼬마를 살짝 놀라게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롤러코스터는 꼼짝없이 붙들려 있어서 내가 참여할 공간이 없다. 가파른 긴장, 아찔한 하강, 격렬한 해소도 좋겠지만. 나는 잦은 부딪침에 탑승할 때 더욱 즐겁다. 추로스보다 그리운 범퍼카. 마음 날씨가 풀리면 타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