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살며 힘든 것 중 하나가 지나친 햇볕이다. 창문을 쫘-악 열어놓고 블라인드도 샤-악 올려놓으니 바람이나 햇빛이 거실에 가득하다. 도서관에 갔다가 돌아왔을 때 아빠는 소파 정중앙에서 평안한 표정으로(마치 예수님 같았다…) 드라마 다시보기를 하고 있었다. 햇빛이 아빠의 머리(M자로 조금 탈모가 된 상태)로 내리쬐고 그 모습이 좋아 보여 아빠에게 ‘아빠, 햇살이 좋아?’라고 하니 이 햇살이 아주아주 좋다고 했다. 이렇게 내리쬐어야 한다고. 나도 좋아 보인다고 답했다. 아빠의 가족 별명은 ‘햇살’이다. 자기가 자기꺼를 지었는데 정말 찰떡이다. 머리카락 한 올, 먼지 한 톨도 허락하지 않는 깔끔주의에 내가 조금 피곤한데 그래도 받아들이니 점점 장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엄마는 너무 피곤해서 주무시고 아빠는 장거리 운전을 했는데도 거실에 TV 보고 계시기에 좀 주무셨나 물으니 잠이 안 온다고 껄껄 웃으시기에, “아빠는 힘이 남는가 보다.” 했더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지친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삶을 보면 지칠 법도 한데,, 늘 행복해 보이니 의문이다. 아빠의 힘찬 모습을 보니 나도 기운이 났다. 오늘 아빠가 귀가했을 때 “별이 얼굴이 뽀얗게 이쁘네. 좋은 일이 있었나벼”라고 해서 푹 쉬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