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검증을 마친 메뉴를 저녁으로 준비했다. 아빠가 양념장을 먹고 ‘요리사’라고 했던. 아빠는 중간이 없어서 조금의 기미에 완성형 명사를 붙이는 습관을 지녔다. 내가 수업이 있다고 하면 ‘스타강사’, 안경을 쓰고 있으면 ‘교수’, 요리가 좀 맛있으면 ‘요리사’ ‘쉐프’, 오늘따라 얼굴이 예쁘면 ‘탤런트’… 무튼 요리사 스티커가 붙은 양념장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선보였다. 튀김스타일 달걀프라이는 기름을 많이 두른 다음 뜨거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위에 달걀을 깨면 부글부글 하면서 튀김처럼 된다. 비빔밥, 볶음밥 먹을 때 자주 그렇게 한다. 미친 양념장에 미친 프라이까지 미친 식사였다. 화가 나다가도 풀릴 수밖에 없는 맛이라 하겠다.